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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6일자 <중앙일보> 29면에 실린 우정은 교수 기사
 4월 26일자 <중앙일보> 29면에 실린 우정은 교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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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6일 밤 10시 50분]

"하하하…."

최근 외국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명문대인 버지니아대의 문리대 학장으로 임명된 우정은 교수는 26일 기자가 "우장춘 박사의 딸로 보도됐다"고 전하자 웃음을 터뜨렸다.

우 교수는 이날 저녁 9시 30분께 <오마이뉴스>와의 국제통화에서 "우장춘 박사가 돌아가신 지 40년이 넘지 않았나?"라고 물으며 "저는 우장춘 박사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우용해 전 경제기획원 차관보의 3남 4녀 중 막내딸"이라며 "아마 제가 희성(稀姓)이라서 우장춘 박사의 딸이라는 얘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우 교수는 버지니아대 문리대 학장 임명과 관련 "토머스 제퍼슨이 세운 버지니아대은 미국의 정치와 문화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학교"라며 "이런 대학에서 한국인을 학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은 학교 측이 국제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저는 여자로서, 외국인으로서 처음으로 학장에 임명됐다"며 "제가 미시간대에서 부학장을 하면서 얻고 쌓은 경험·학업 성과·비전 등을 학교 측이 (높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우 교수 관련 기사를 작성한 이상일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은 이날 국제통화에서 "우 교수가 브루스 커밍스의 부인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우장춘 박사의 딸인 줄은 몰랐다"며 "내가 서울로 보낸 기사에는 '우장춘 박사의 딸'이란 내용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서울에서 기사가 나간 뒤에서야 알게 됐는데 '우 교수가 우장춘 박사의 딸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우 박사의 딸이 아니라고 확인된 상황에서) 정정보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일보> 인터넷판인 조인스에서는 뒤늦게 해당 기사를 수정 보도하며 "브루스 커밍스 부인 우정은 교수, 버지니아대학 학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우장춘 박사의 딸로 잘못 소개된 내용에 대한 해명이나 정정 보도는 없었다.

[1신 수정 : 26일 오후 6시 42분]

 버지니아 문리대와 대학원 학장으로 임명된 우정은 교수
 버지니아 문리대와 대학원 학장으로 임명된 우정은 교수
ⓒ 버지니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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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26일 "씨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의 딸인 우정은(49) 미시간주립대(앤아버) 교수가 버지니아대 문리대·대학원 학장을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의 확인 결과, 미국 버지니아대 문리대학장을 맡게 된 우정은 교수는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의 딸이 아니라 박정희 정권에서 경제기획원 기획차관보를 지낸 우용해(83) 전 쌍용 회장의 딸로 확인됐다.

우정은 교수의 '버지니아대 문리대학장 임명'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중앙일보>가 '대형오보'를 낸 셈이다.

우용해 전 회장측 한 인사는 26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정은 교수는 우용해 전 회장의 딸이 맞다"며 "그분은 지금 몸이 편찮아 통화할 수가 없다"고 확인해주었다.

또한 우 교수와 함께 미시간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한 한국인 교수도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국제전화에서 "버지니아대 문리대 학장으로 임명된 우정은 교수는 경계기획원 차관보를 지낸 우용해씨의 따님"이라며 "<중앙일보>가 한국인들 사이에서 떠도는 소문을 사실로 단정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우장춘 박사의 2남 4녀는 전부 일본 이름 가지고 있어

<중앙일보>는 이날 29면 '사람사람' 섹션에 '우장춘 박사 딸, 미 버지니아대 문리대학장 됐다'는 제목을 달고 우정은 교수의 버지니아대 문리대학장 임명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우 교수는 '씨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의 딸이자 <한국전쟁의 기원>의 저자인 미국 역사학자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 교수의 부인"이라고 소개하면서 "한인 여성이 미국 우수대학의 학장에 임명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우정은 교수는 육종학자 우장춘 박사가 아니라 우용해 전 경제기획원 기획차관보의 딸로 확인됐다. 우장춘 박사는 우 교수가 태어날 즈음인 1959년 8월 사망했다. 우 교수가 태어난 시기도 그렇고, 특히 우장춘 박사와 일본인 부인(고하루)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2남 4녀)은 모두 일본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우 교수와는 거리가 멀다.

우 교수의 친부인 우용해 전 차관보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재무부에 들어가 경제기획원 종합계획국장·기획관리실장·기획차관보 등을 거쳐 쌍용 사장·회장, 종합상사협의회 회장, 경우회 초대회장 등을 지냈다.  

앞서 언급한 미시간대의 한국인 교수는 "우 교수가 브루스 커밍스의 부인인 것은 맞지만 우장춘 박사의 딸은 아니다"라며 "한국인들 사이에서 우 교수가 우장춘 박사의 딸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이걸 사실로 착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소문을 사실로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며 "잘못된 사실이 계속 확대되는 것은 빨리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문웅 우장춘기념관 명예관장은 ""우장춘 박사는 1950년 3월 부인과 자녀들을 모두 일본에 두고 혼자 환국했다"며 "현재 일본에 살고 있는 2남 4녀의 자녀들은 1950년 이전에 태어났기 때문에 우정은 교수 나이대의 자녀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중앙일보>는 우 교수가 재직중인 대학 이름도 잘못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우 교수가 미시간주립대 교수라고 보도했지만, 우 교수는 미시간주립대(Michigan State University, 이스트 랜싱 소재)가 아니라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 앤아버 소재) 사회과학대 부학장 겸 정치학과 교수다.

버지니아대측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우 교수의 임명사실을 알리면서 그의 현재 소속을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라고 분명히 명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는 '미시간주립대'로 표기해 또다른 오보를 내고 말았다.

<중앙일보>의 첫 보도 이후 <연합뉴스><매일경제><아시아경제> YTN 등도 역시 우 교수를 우장춘 박사의 딸로 보도하며 '오보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일부 매체는 '우장춘 박사의 딸'이라고 보도한 대목을 빼고 기사를 다시 수정해 내보냈다.

이날 보도와 관련, <중앙일보>측은 "현재 사실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버지니아대 "우리 역사에 걸맞는 훌륭한 학장이 될 것"
 버지니아대는 24일(미국 현지시각)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우정은 교수의 문리대학장 임명 소식을 알렸다.
 버지니아대는 24일(미국 현지시각)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우정은 교수의 문리대학장 임명 소식을 알렸다.
ⓒ 버지니아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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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설립한 버지니아대학은 24일(미국시각)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정치경제학과 동아시아 정치의 전문가인 우정은 교수를 6월 1일부로 문리대와 대학원의 학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존 캐스틴 총장은 "학문적 업적이 뛰어난 교수이자 학자인 우 교수가 버지니아대학의 교육프로그램을 더욱 풍부하게 향상시킬 것"이라며 "나는 영어와 한국어, 일본에 능통한 우 교수가 세계화의 과제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버지니아대학의 역사에 걸맞는 훌륭한 학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서울과 동경에서 다닌 우 교수는 1976년 미국으로 유학을 와 보도인대학(메인주 소재)에서 영문학·역사학을 전공한 뒤 콜럼비아대학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1982년)와 라틴아메리카학 석사학위(1984년), 정치학 박사학위(1988년)를 받았다. 이후 콜게이트대와 콜롬비아대, 노스웨스턴대 등에서 강의했다.

또한 빌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1996년 우 교수를 백악관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고, 우 교수는 이곳에서 미국·태평양지역의 무역과 투자정책을 조언했다. 세계은행, 미 무역대표부(USTR), 아시아개발은행, 아사이재단, 맥아더재단 등에서도 자문활동을 펼쳤다.

우 교수는 버지니아대학 홈페이지에 "30년 전 미국에 왔을 때 나는 유일한 아시아계 여학생이었지만 지금은 미국의 대학 어디에나 외국인 학생들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토마스 제퍼슨의 '자유의 제국'(empire of liberty: '정치체제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란 사상은 지금 우리의 대학들을 통해 인류의 다양성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교육시스템을 통해 자유와 평등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여전히 미국의 위대한 힘이다. 버지니아대학은 논쟁적이고 생산적인 다원론이라는 제퍼슨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다. 나는 이 대학에 온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그는 < Race to the Swift: State and Finance in Korean Industrialization >(1991년), < Past as Prelude: History in the Making of the New World Order>(1991년), < Neoliberalism and Reform in East Asia >(2007년) 등 7권의 저서를 냈다.

특히 우 교수는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를 고발한 <고려사람,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란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지난해 토론토아시아국제영화제에서 캐나다 국립영화위원회가 주는 '최고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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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선대부속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