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아직 점심 전이다. 여수 화장동의 성산공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지인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시장기가 돈다. '식사를 하러 갈까? 아니야! 그냥 집에 가서 먹지 뭐.' 망설이는데 지인이 어디 가까운 곳으로 밥 먹으러 가잔다.
도로를 따라 식당이 즐비하다. 장어구이, 해산물, 게장백반, 한식…. 그 중에서 깔끔한 분위기의 '한우정' 한식집에 시선이 머물렀다.
경험상 느낌만으로 찾아가도 전라도 지방의 식당들은 대부분 제몫을 한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꽃등심, 와인통삼겹, 전복삼계탕, 점심 특선메뉴로 육회비빔밥과 냉면 등이 있다. 실은 전복삼계탕을 먹을까 생각했었는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육회비빔밥(6천원)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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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회비빔밥 육회와 무생채 고사리나물 콩나물 시금치나물 김가루 샛노란 달걀프라이 등이 담겨있다. |
| ⓒ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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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회비빔밥 육회의 부드러움이 혀끝에 감지되는 순간 그 아름다운 맛에 탄성이 절로 |
| ⓒ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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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이 나는 넓적한 스테인레스 그릇에 육회와 무생채 고사리나물 콩나물 시금치나물 김가루 등이 담겨있다. 그 한가운데 살짝만 건드려도 톡 터질듯한 샛노란 달걀 프라이가 놓여 있다.
공기밥을 잘 흔들어 기본 반찬이 담긴 대접에 넣고 쓱싹 비벼 한입 꿀꺽, 역시 비빔밥은 육회비빔밥이다. 육회의 부드러움이 혀끝에 감지되는 순간 그 아름다운 맛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주인장 김미옥씨는 전남 나주 고향집에서 엄마가 담근 고추장과 직접 개발한 소스를 넣고 싱싱한 쇠고기 엉덩이살 생고기와 버무려냈다고 한다.
마늘 등의 양념류는 고유의 향을 보존하기 위하여 직접 빻는다. 육회에 사용하는 소스는 배와 양파 대파 물엿 생강 등을 넣어 특별히 만들었다.
밑반찬도 신선하고 깔끔하다. 멸치를 넣고 볶아낸 꽈리고추, 바다내음이 물씬 풍기는 김자반, 아삭아삭 새큼한 오이무침의 맛이 두드러진다. 주인장은 신세대 깔끔이다. 모든 재료는 그때그때 사들여 신선도가 좋다. 그날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그날 장사는 그만이다.
집에서 해 먹는 것처럼 모든 음식에 정성을 기울인다는 주인장. 사실은 냉면과 육회비빔밥은 점심특선메뉴로 선보인 것이다. 하지만 언제든지 찾아가도 손님이 원하면 육회비빔밥을 내놓는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