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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인상의 대표선수로 떠오르고 있는 '자장면'
 물가 인상의 대표선수로 떠오르고 있는 '자장면'
ⓒ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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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이 미움을 받고 있습니다. 가격이 많이 오른 대표적인 품목으로 지목됐기 때문인데
요. 실제로도 많은 중국집이 자장면 가격을 500원 정도 올렸습니다. 이를 보는 시각은 역시 곱지 않습니다.

일부 기사에서는 작년에 밀가루 가격이 인상된 것을 자장면 한 그릇에 적용해보면 인상분이 70~80원선이라며 가격을 500원이나 올린 것은 과했다고 지적합니다. 원가 상승율보다 가격 인상율이 훨씬 가파르다는 것이지요. 기사에 중국집 주인의 의견은 없더군요.

그렇다면 실제 중국집 주인분들은 어떤 생각일까요? 가격을 올린 이유는 우선 당사자에게 묻는 것이 순서입니다.

자장면 만드는데 밀가루만 들어가나요?

지난 주말(8일) 한 중국집을 찾았습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운영한다는 이 집도 자장면 가격을 500원 올렸습니다. 주력 메뉴는 수타면으로 만든 자장면으로 5000원입니다. 5000원짜리 자장면이라 속이 쓰리긴 하더군요. 중국집에서 일한지 13년째라는 아들분(35)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가격인상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밀가루뿐만 아니라 식용유, 춘장, 야채, 달걀 등 모든 식재료가 올랐습니다. 또 기름값, 전기세, 가스, 인건비도 너무 올랐구요. 카드 결제가 늘어 수수료도 문제구요. 또 우리집은 배달을 안하지만, 배달을 하는 중국집은 광고비와 군만두 서비스 비용도 들 수밖에 없어요. 특히 공짜 서비스를 당연히 생각하는 손님 때문에 더 어렵습니다. 너무 공짜 바라지 마세요. 중국집 죽이는 거에요." (뜨끔!! 저도 탕수육이라도 시킬때면, 꼭 군만두 공짜를 외쳐왔거든요. 당연하게 생각해왔습니다)

- 일부에서는 작년 밀가루 가격 인상분에 비해 자장면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요.
"자장면 만드는데 밀가루만 들어가나요? 우린 가격 올린 게 2년반만이에요. 그 동안의 가격 인상요인이 있는데, 작년 한해에 한해 그것도 밀가루가 오른 것만을 인상요인으로 잡는 건 말이 안되죠.

- 최근 월수입은 어떻습니까?
"일반 근로자에 비해 못해요. 월200보다 조금 더 가져간다고 보면 되는데요. 우린 오전9시에 출근해서 밤10시까지 일하거든요. 쉬는 것도 월요일 하루고, 1년을 그렇게 일하니까 결코 많진 않아요. 가보세요 다른 곳은 망하는 곳도 많아요. 당장 언론 보도가 나가고 오늘 손님이 반으로 줄어 큰일이에요. "

조금 상기된 표정으로 따지듯 대답하는 그는 할말이 많아 보였습니다. 당장 손님이 줄었으니 답답하기도 하겠지요. 가게 형편을 아는 단골손님들은  가격을 올린 걸 오히려 잘했다고 한다며, 절대 많이 올린게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또 이웃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이 폭리를 취하겠냐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구요.

자장면 가격이 터무니 없게 높다면 집에서 만들면 어떨까요? 집은 원재료만 있으면 되니 저렴하게 만들 수 있을테지요.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자장면을 집에서 만들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이내 돌아온 대답은 완전 적자에 맛도 없으니, 그냥 밖에서 사먹으라는 내용입니다. 그러고보니 중국집의 '기술력'은 원가로 생각하지도 않았네요. 음식은 원재료도 중요하지만 '손맛'이 더욱 중요한데도 말입니다.

하루 가본걸로는 올린 가격이 적정선인지 판단하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가격을 올린 사람도 이유는 있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십니까?

덧붙이는 글 | 물가를 잡아줘 기사쓰기 제안을 보고 작성했습니다.



태그:#자장면,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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