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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 장관에 내정된 변도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부회장.(자료사진)
 여성부 장관에 내정된 변도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부회장.(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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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이춘호 여성부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다음 내정된 변도윤 후보자에 대한 여성계의 반응이 의외로 조용하다.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 박미석 사회정책수석 등 새 정부의 각료 인선을 두고 연일 언론에서 논란이 되는데다 폐지 위기에서 '생존'한 여성부의 수장을 두고 여성계가 잠잠하다는 것이 되레 주목받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가 철저한 인사청문회를 강조하며 공을 국회로 넘겼지만, 사실상 변 후보자에 대한 '호불호'를 내놓지 않는 이유는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

여성단체 인사들은 4일 변 후보자에 대해 대체로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진보적 성향의 여성계쪽은 변 후보자가 서울 YWCA와 사회복지사협회, 서울시 산하 여성플라자 운영 등의 경력은 인정하지만, 양성평등 정책 등을 제대로 집행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변 후보자의 성인지적 관점이나 철학에 대해 그의 과거 경력을 통해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여성계에서는 변 후보자에 대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김은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부장은 변 후보자에 대해 "잘 모르는 인물"이라고 일축했다.
김 부장은 "사실 여성부장관으로서 검증이 되지 않은 인물"이라며 "성인지적 관점이나 철학이 분명하고 구체적인 여성정책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정책부장은 "이명박 정부가 여성가족부를 여성부로 축소시키면서 여성 관련 업무를 소외시키려는 것 아니냐"며 "여성정책에 대한 비전이나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내정한 것 자체가 여성부 기능을 축소하려는 의도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여성연합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변 후보자에 대한 자질과 여성정책에 대한 전문성 등을 철저히 검증해 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여성부의 규모가 축소되면서 부처의 영향력이 줄어든 만큼 여성정책 추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만한 인물이 장관이 돼야 하는데, 변 후보자의 경력으로는 장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장관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꼼꼼한 검증을 국회가 해달라는 뜻이다.  

여성가족부를 축소한 이명박 정부의 인선에 대한 불만 또한 적지 않았다. 여성단체의 한 관계자는 변 후보자에 대해 "여성부를 폐지시키려다 축소해버린 새 정부가 전문성보다는 '자기 사람 심기'에만 주력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변 후보자가 서울시 산하 여성플라자 운영 경력과 재단법인 서울여성(현 서울특별시 여성가족부재단) 상임이사 등을 거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여성부장관직을 맡게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엄을순 '문화미래 이프' 대표는 "변 후보자에 대해 궁금하다"며 "성평등 인식을 얼만큼 갖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불안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이전의 내정자가 재산 문제로 사퇴한 탓에 변 후보자에 대해서 재산 문제만 언급되고 자질에 관한 논의가 되지 않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미정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또한 "새 정부의 단 한 명뿐인 여성 장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며 "변 후보자는 여성 노동자적 테두리 안에 있던 사람이 아니라 다소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의 여성 인력이나 지도자 풀이 얼마나 되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여성 비정규직 문제 등 여성 노동자 정책을 다루고 있는 김 연구원은 "여성부장관은, 진보든 보수든,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권익 보호를 위해 싸워야 할 사람"이라며 "여성의 처지와 여건을 변화시키기 위해 정부 정책에 순응하기보다 성인지적 정책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자질 논란이 되고 있는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육아, 의료 등 복지 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여성이 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한 자질 심사도 철저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중이다.


태그:#변도윤 , #여성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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