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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구속, 세 번 무죄' 박주선 전 의원이 광주 동구에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세 번 구속, 세 번 무죄' 박주선 전 의원이 광주 동구에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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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3자(字)와 인연이 너무 깊다"고 했다. 죽을 고비를 세 번 넘겼다. 사법 사상 유례가 없는 '세 번 구속, 세 번 무죄'라는 아픈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 현대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돼 무죄가 확정된 후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세 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그의 세 번째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박주선 전 민주당 의원. 그는 옷 로비 사건-나라종금 사건-현대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특히 현대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고 있을 때는 자신의 지역구(전남 화순·보성)가 공중 분해되는 비운을 겪었다.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2004년 총선에선 선거구가 바뀐 전남 고흥·보성에 옥중 출마했지만 분패했다. 2007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역시 패배했다. 그런 그가 오는 4월에 치러지는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선택한 선거구는 광주 동구다. 이 곳은 정치권에서 '호남정치 1번지'로 통한다. 그만큼 정치적 상징성이 큰 곳이다.

박 전 의원은 4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광주 동구로 출마하게 된 배경과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3자와 인연 깊은 박주선, '호남정치 1번지' 출사표 던져

박 전 의원은 지방 정치권 일각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던 인물이니 서울에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서울시장 출마는 당의 결정에 따른 것일 뿐"이며 "서울이 지역구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당세 확장을 위해 당이 구원투수로 불러 기꺼이 응했다"는 것이다.

광주 동구 출마와 관련 그는 "지난 2007년 1월에 박광태 광주시장, 유태명 동구청장 등이 '당신 같은 사람이 광주에 와서 낙후지역으로 전락한 동구의 옛 명성을 되찾아야 하지 않냐'며 설득했다"고 소개했다. 또 "동구지역 당원 5000여 명이 연서를 해 광주 동구로 와달라고 탄원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요청에 따랐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본인의 의지는 없었던 것일까.

그는 "그런 요청을 받고 처음엔 주저하고 사양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광주 동구의 낙후된 모습을 보고 생각을 고쳐먹었다고. 박 전 의원은 "광주에서 가장 화려했던 곳이 지금은 공동화현상으로 암흑지구 비슷하게 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박 전 의원은 "국민의정부 시절 지금의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을 합쳐놓은 법무수석을 지냈고, 16대 국회에서 풍부한 중앙인맥을 다졌다"며 "옛 지역구였던 화순보성을 발전시켰듯이 사그라진 동구의 빛을 반드시 되살려 놓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지난 2006년 5월, 박주선 전 의원이 광화문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지난 2006년 5월, 박주선 전 의원이 광화문 일대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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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광주의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10년 동안 호남인은 정치적 볼모로 이용당했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 전 의원은 이에 대해 "그래서 호남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한 공천혁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굴 공천해도 한나라당은 안 찍을 것이다는 오만함이 호남을 볼모로 잡았다"며 "역설적으로 이것이 바로 한국 정당정치의 폐해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역시 기득권을 포기하고, 공천혁명을 전제로 하는 세력통합이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신당은 국정파탄세력으로 규정돼 있는 상태고, 민주당은 국정 견제세력으로서 지위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신망을 되찾으려면 공천혁명을 호남에서부터 선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대 로스쿨 탈락은 지역 의원들의 직무유기"

박 전 의원은 새로 출범할 이명박 정권에 대한 현 여권의 대응자세로 '전략적 견제'를 주문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으로 호남관련 정책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거나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새로 집권할 세력은 호남이 절대적 지지로 창출시켜냈던 지난 정부 10년을 '잃어버린 십년'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견제를 위한 견제를 해선 잃을 것이 더 많다"며 "치밀하고 내실 있는 전략을 세워 온당치 못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견제하고 바로세우는 것이 야당으로 전락한 민주개혁평화세력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광주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조선대 로스쿨 탈락'과 관련 "광주지역 국회의원 7명 모두가 여당"이라고 꼬집고 "한 마디로 직무유기 행위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조선대가 어려운 사학재정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투자와 만반의 준비를 해왔고, 시도민 모두가 간절히 염원한 일이었다"며 "광주지역 정치인들의 정치역량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매우 씁쓸하다"고 강한 유감을 거듭 나타냈다.

박 전 의원은 "동구발전을 위해서는 인구 유입이 가장 시급하다"며 "동구를 생태주거지역으로 만들어 인구가 몰려드는 동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전 의원은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을 거쳐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역임한 뒤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태그:#박주선,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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