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4일 대전에서 출발한 '금강운하저지를 위한 금강도보순례단' 7일간의 대장정이 20일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를 잇는 '금강하구둑'에서 막을 내렸다.

 

대전과 충남 연기, 공주, 부여, 논산, 서천 등을 거쳐 오는 동안 순례단은 금강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한 폭의 수채화에 감탄하고, 멸종위기의 '검독수리'를 만나며 기뻐했다. 반면, 골재를 채취하기 위해 금강을 파헤치고 훼손하는 인간들의 욕심에 분노했다.

 

'더 이상의 금강생태계 및 환경훼손이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갖게 해 준 이번 금강도보순례 마지막 날의 출발은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 위치한 신성리 갈대밭이었다.

 

이곳은 영화 JSA의 촬영지로 알려진 곳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약 33만m²(100만평) 규모의 이 곳 갈대밭은 약 12-14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금강 하구둑이 막혀 갈대밭을 보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설명에 나선 여길욱 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갈대밭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하구둑 수문을 열어 바닷물이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나가도록 해야 한다"며 "현재 차들이 왔다 갔다 하는 도로로 전락해 버린 금강하구둑 철거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강 하구둑이 없었을 때는 밀물과 썰물의 차를 이용하며 강경까지 배가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나갔다고 하는데, 일부에서 이러한 역사를 이야기하며 '금강 뱃길'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금강운하'를 미화시키려고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으로 뱃길복원을 원한다면 금강을 인공수로로 만들어 운하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금강에 있는 인공구조물들을 철거하면서 자연스럽게 뱃길을 찾아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참을 걸어 화양면 완포리에 도착한 순례단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에 넋을 잃었다. 6만여 마리의 가창오리들의 군무가 하늘을 수놓았기 때문. 가창오리를 비롯한 수많은 철새들은 금강 위에 둥실 떠서 하나의 '섬'을 만들고 있었다.

 

이윽고 눈비가 섞여 내리는 궂은 날씨를 뚫고 순례단은 최종 목적지인 '금강 하구둑'에 도착했다. 이들은 피켓과 천글씨를 들고 하구둑을 지나는 차량, 그리고 '금강운하'를 추진하려는 이명박 당선자를 비롯한 '인수위원회 등을 향해 "금강운하 절대반대", "생명의 강, 금강을 파괴하는 금강운하 계획 즉각 철회하라"는 등을 구호를 외쳤다.

 

김종남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순례를 마감하면서 "이번 도보순례를 통해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금강이 얼마나 아름답고 생태적으로 우수한가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이제 순례를 마감하는 이 순간이 마지막이 아니라 금강운하저지를 위한 싸움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금강운하건설을 막아내기 위해 더욱 노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7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친 금강도보순례단은 순례 기간 동안 수집한 자료 등을 토대로 오는 29일 보고회를 열 계획이다.

 

 


 


태그:#금강운하, #신성리 갈대밭, #금강하구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