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바늘로 코끼리를 죽이는 세가지 방법이라는 유머가 있었습니다. 바늘로 코끼리를 찌른 후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 바늘로 코끼리가 죽을 때까지 찌르는 방법, 마지막으로 코끼리가 막 죽으려고 할 때까지 기다리다 바늘로 찌르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요즘 경제를 살린다는 말이 유행입니다. 살린다는 것은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는 것이 생기를 회복하도록 만든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한국경제를 살린다고 하면 그 말은 한국경제가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을 때나 사용할 수 있는 말입니다. 지금의 한국경제가 많은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는 상태는 아닙니다. 각부문에 걸친 양극화가 문제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일이 쉽지않다는 부분을 제외하면 사실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경제를 살린다는 말은 그 말 자체로 이미 사실관계를 크게 왜곡하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살아있는 것을 살린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한국경제가 완전히 죽지는 않았지만 죽어가는 현상은 과거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의 집권기에 외환위기에나 어울리는 말입니다. 사실은 지난 10년의 정권이 죽어가던 한국경제를 회생시켰던 것이 사실입니다. 외환위기의 극복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으나 그러한 위기를 초래한 세력보다 더 잘못한 일은 눈을 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습니다.

이제 경제를 입으로 살리는 방법을 알아 볼까요? 경제가 죽었다고 소문을 낸 후 조금 있다고 살았다고 소문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무조건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쇄뇌될 때까지 떠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경제가 살아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가 살렸다고 우기는 방법도 있겠죠. 코끼리를 죽이는 방법과 비슷하군요.

경제가 죽었다고 열심히 소문낸 후 살리는 방법은 이미 차기정권을 차지한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같군요. 지난 10년동안 입만열면 경제가 죽었다고 떠들었고 이미 널리 인식시켰습니다. 물론 주요일간지나 사회지도층의 입소문도 단단히 한 몫을 했습니다. 이제 취임후 다시 살아났다고 떠들기만하면 저절로 경제는 살아날 겁니다. 대성공을 거둘 날이 멀지 않았군요. 정권을 찾아오려는 눈물겨운 노력이 성공한 셈입니다.

정권을 탈환하기 위한 목적이 없다면 경제를 죽었다고 우길 필요도 없었습니다. 집권한 후에 열심히 경제가 살아난다고 떠들면 그만이죠. 국민이 정권을 맡겨줄 때까지 기다렸다가 살아난다고 주문만 외우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정권탈환이 확실히 보장만 된다면 입으로 죽였다가 다시 살릴 필요도 없을텐데 그런 보장이 없어서 죽이는 노력까지 할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가장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경제가 살아날 때까지 그냥 기다리다가 살아날 때 맞춰서 내가 살렸다, 우리가 살렸다고 주장만하면 간단히 살릴 수도 있습니다. 코끼리가 죽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바늘로 찌르는 방법과 같습니다. 가장 저렴한 노력만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 방법입니다.

대통령이 누구냐? 집권세력이 어느 집단이냐? 이러한 것에 따라서 기업의 투자가 달라지고 일자리가 좌우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투자는 성장의 밑거름이며 고용증가를 유발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미 한나라당과 이명박 당선인이 호언장담하였던 것처럼 이제 한국경제는 저절로 살아날 것입니다. 정권이 교체되었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살아날 일만 남은 것이지요.

그동안 정권이 맘에 안들어서 투자를 안하고 자본태업을 하던 기업들이 이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주 맘에 드는 정권이 등장하였기 때문입니다. 성장률이 7%로 올라가고, 세금은 줄어들며, 복지는 증가할 것입니다. 일자리가 많이 늘어서 저절로 비정규직도 사라지고 청년실업도 노인실업도 해결될 것입니다.

바늘로 코끼리도 죽이는 데 사람의 입으로 그까짓 경제쯤 못살리겠습니까? 이제 국민여러분은 행복한 꿈만 꾸시면 되겠습니다. 다들 행복하시지요? 저도 가만있어도 곧 행복해질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새정부는 전지전능하시기 때문입니다. 생각만해도 마음이 들뜨고 부풀어 오르는군요. 모두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제 5년내내 행복하실 일만 남았군요.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