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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니콜 '애니밴드'.  타블로, 보아, 시아준수, 진보라 등 국내 인기스타들로 구성돼 있다.
 삼성애니콜 '애니밴드'. 타블로, 보아, 시아준수, 진보라 등 국내 인기스타들로 구성돼 있다.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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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성 애니콜에서 내놓은 ‘애니밴드’가 화제다. 삼성 애니콜은 광고 전략의 일환으로 애니모션에 이어 거액의 비용을 투자해 인기연예인들로 ‘애니밴드’라는 그룹을 구성해 광고 뮤비를 내놓았다.

애니밴드는 타블로, 보아, 시아준수, 진보라라는 국내 최고의 인기스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놀지도, 말하지도, 사랑하지도 못하는 전체주의 사회에서 '프로미스 유(Promise u)'라는 노래로 자유와 사랑의 해방구를 만들어낸다는 SF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는 애니콜의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인 ‘Talk, Play, Love’를 효과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해 준비한 대작이라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의 직원감시 문제가 보도되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는 점이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직원들끼리 서로를 감시하도록 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무브온21>에 나오는 삼성 전직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삼성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것처럼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삼성 측의 항변도 들어봐야 하고, 엄청난 액수의 가치가 있는 보안정보를 다뤄야 하는 삼성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지나친 직원 감시는 잘못된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삼성 애니밴드 광고가 23년 전에 나왔던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 광고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자칭 ‘광고 불평가’라는 김이박씨는 <뉴스메이커> 기고문을 통해 삼성 애니밴드 광고가 애플 광고 ‘1984년’ 편의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애플 광고 ‘1984년’ 편은 정보 민주주의를 구현한다는 애플사의 철학을 전달하기 위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의 빅 브라더가 통제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영상으로 풍자했다.

기고문에서 김이박씨는 "아이폰 개발로 경쟁 상대가 된 애플을 오마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애니밴드 정도의 제작비를 투여할 능력이 되는 브랜드라면 듣도 보도 못한 아이디어를 통해 광고의 트렌드를 선도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비판하고 "한국에서 실험적인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릴 제품이 몇이나 되겠는가. 솔직히 대부분의 광고는 제품 몇 개 더 팔기에 급급하지 않는가"라며 한국 광고 현실에 일침을 가했다.

‘오마주’는 불어로 '존경'을 뜻하는 단어로 영화에서 후배 영화인이 선배 영화인을 존경하여 선배가 만든 영화의 주요 대사나 장면을 흉내내는 것을 말한다.

이어 그는 "적어도 애니콜이 전 세계에 통용되는 명품 브랜드라면 광고 역시 선구자 정신을 가져야 할 것"이며 "더 이상 스케일에 놀라고 싶지 않고 콘셉트와 아이디어의 새로움에 놀라고 싶다"고 자신의 희망을 강조했다.

요즘 ‘삼성 떡값 논란’으로 삼성 내부가 뒤숭숭하다고 한다. 다만 삼성 떡값 문제는 수사가 더 진행되어야 진상을 알 수 있겠지만 최근의 삼성 직원 감시 논란, 삼성 애니밴드 광고의 애플 광고 아이디어 차용 논란 등을 종합해 보면 2008년 삼성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 삼성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나친 통제와 압박은 구성원의 창의성을 파괴한다. 창의성이 부족한 기업은 남의 것을 흉내내기 급급하고, 급기야는 정당하지 못한 방법까지 동원해서 돈을 벌려고 시도하게 된다. 정당하지 못한 기업 활동의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외환위기 10년이 지난 지금 재계현황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삼성은 10년 후 먹고 살 것과 함께 10년 후 망하지 않는 방법도 같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태그:#삼성, #보아, #타블로, #애니콜, #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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