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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27일치 신문 39면 오피니언면에 실린 <다산칼럼>.
 <한국경제> 27일치 신문 39면 오피니언면에 실린 <다산칼럼>.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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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비자금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친 기업적 성향의 경제신문 논설위원이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 사제단 신부를 향해 "똥파리" "사기꾼" "역겹다"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난하고 나섰다.

정규재 <한국경제> 논설위원은 이날치 신문 <다산칼럼>에서 '규제천국, 비자금은 정당방위다'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정 논설위원은 글 머릿부분에 과거 중국과 유대인 등의 예를 들어가면서, 정치 권력자들이 농민과 장사치 등을 상대로 약탈을 반복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세금에 대해서도, "국가폭력"으로 규정하고 "대가없이 징발하고, 이에 반발하면 강력한 체벌이 따른다는 점에서 조폭의 논리와 다를 것이 없다"는 논리를 폈다.

정 위원의 글은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삼성비자금 특검법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그는 "대중의 광기를 등에 업기만 하면 이미지는 조작되고 어떤 마녀라도 쉬이 만들어 낼수 있다"면서 "경제를 살리고 국부를 살찌우는 것은 언제나 상인들이지만, 그들의 등을 치는 것 또한 언제나 권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그룹 비자금 논란이나 그것을 밝히겠다는 특검법도 그런 결과다"라며 "기업에는 억지로 갖다 바치고, 빼앗기는 것도 죄가 된다. 위에서 빼앗아 가지 않는다면, 아래에서 은밀히 준비해야할 까닭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 전현직 임직원의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조성이나, 회계장부 조작, 탈세, 금융실명제와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에 대해선 단 한줄의 언급도 찾아볼수 없다.

이같은 탈법적·불법적 논란에 대해 사법당국의 고유권한마저, 정 위원은 "경제 살리는 기업인의 등을 치는 행위"로 치부해버린다.

특히 최근 삼성비자금 논란의 기폭제가 됐던 김용철 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법무팀장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 대한 독설도 서슴치 않았다.

정 위원의 글이다.

"똥파리들이 끊는 것도 필연이다. 미국에서는 종종 사기꾼이라는 말과도 혼용된다는 '변호사'가 양심고백이라는 말로 장난을 치고, 때는 이때다며 시민단체가 나서고, 하느님께 자신을 바쳤다는 천주교사제들까지 앞다퉈 마이크를 잡는 지경이다. 저잣거리의 질서를 바로잡을 작정이라면 사제복은 벗는 것이 낫다."

정 위원의 눈엔 김 변호사와 시민단체, 심지어 신부들까지도 '똥파리'로 취급된다. '사제복을 벗으라'는 충고로 부족했는지, 그의 비판은 위험수위로 치닫는다.

"핵폐기장 문제건 한미FTA 였건 걸핏하면 반대 깃발을 들었던 그들이다. 일정표를 만들어가며 홍보효과를 극대화하며 정치프로같이 움직이는 사제들을 보는 것도 역겹다. 다른 사람의 영혼은 커녕 진정 자신들의 영혼이나마 돌아보기라도 하는 것인지…."

정 위원은 이제 삼성 비자금에 대한 정당성 확보에 나선다. 진보진영으로부터 '친 시장적', '친 기업적', 심지어 '친 삼성적'이라는 비판까지 받은 현 정부에 대해 "좌파 정부들어 어깨들의 숫자는 꾸역꾸역 늘어났다"고 적었다.

이어 "아랫 동네의 장사치들은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면서 "애써 키운 재산을 앉은 자리에서 강탈당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강변했다.

그의 마지막 말이다.

"무슨 거악이니, 무슨 공화국이라는 따위는 실로 관념의 허수아비를 만들어 놓고 공격해 대는 가당치 않은 소리다. 삼성 아니라 그 어떤 기업의 비자금도 이런 약탈적 규제 천국에선 정당방위다."


태그:#삼성비자금, #정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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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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