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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대전시 유성구 장대동에 자리한 '무지개학교'(장대청소년문화의집 방과 후 아카데미)를 찾았습니다.

올 초여름 '강아지똥어린이도서관'이 문을 여는 날, 무지개아이들이 축하공연을 왔었답니다. 그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려고 별러왔는데, 여름이 가고 가을마저 저물어 겨울의 문턱에 이르러서야 다시 무지개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지요.

점점 더 추워지는 날씨만큼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스산한 계절이 되어서야 다시 만난 무지개아이들. 그러나 아이들의 기상은 초여름의 싱그러움 그대로였지요. 아니, 그날 그 때보다 더한층 푸르렀답니다.

장대청소년문화의집 방과 후 아카데미 '무지개학교' 아이들
▲ '무지개아이들' 장대청소년문화의집 방과 후 아카데미 '무지개학교' 아이들
ⓒ 무지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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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화의집'은 '국가청소년위원회' 산하 청소년종합복지시설입니다. 전국에 150개 시설이 운영되고 있답니다.

'장대청소년문화의집'은 지역청소년들의 다양한 문화․정보활동과 여가활동을 위하여 2002년부터 운영되어 왔지요. 학습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의 시설들에 비해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에 친구들간 약속장소로 인기 만점이랍니다.

이곳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인터넷정보검색을 하기도 하고 자유로이 책이나 만화를 보기도 하지요. 이것저것 다양한 동아리활동을 하거나 탁구나 포켓볼을 즐기기도 합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생일파티를 열고 노래방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답니다.

특별히 장대지역에는 맞벌이가구, 한 부모 가구가 많이 모여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방과 후에 나홀로 지내는 청소년들이 많을 수밖에 없지요. 장대청소년문화의집은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학습과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또한 지역의 상황에 맞는 여러 가지 놀이와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장대청소년문화의집의 모든 프로그램이 청소년전문지도사들에 의해 세심하게 계획되고 운영된다는 점이 새로웠습니다. 그러므로 장대청소년문화의집은 방과 후 나홀로 지내는 청소년들에게 또 하나의 가정으로써 쉼과 놀이마당일 뿐만 아니라 삶의 배움터이기도 합니다.

이팝꽃 축제에 초대 받은 무지개학교 아이들의 풍물공연
▲ 무지개아이들의 풍물놀이 이팝꽃 축제에 초대 받은 무지개학교 아이들의 풍물공연
ⓒ 무지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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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청소년문화의집의 큰 자랑은 2006년부터 시작된 '무지개학교아이들'입니다. 초등학교 5-6년 30여명으로 구성된 무지개학교아이들은 사물놀이, 음악줄넘기, 헬스로빅 등을 배우고 익혀왔습니다.

'무지개아이들'은 이렇게 배우고 익힌 솜씨들을 가지고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거나, 어린이도서관 행사, 시민벼룩시장, 지역축제 등에 참가하여 공연을 해왔습니다. 무지개아이들이 공연을 통해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지요.

무지개학교의 최진희 선생님(청소년문화지도사)은 "아이들이 공연을 통해 당당하고 자존감 있는 청소년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희망했습니다. 아이들이 도움만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도 다른 사람들을 돕는 존재라고 자각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이 자라나게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지요.

강아지똥어린이도서관 개관식에 초대 된 무지개학교 아이들의 길놀이
▲ 무지개아이들의 길놀이 강아지똥어린이도서관 개관식에 초대 된 무지개학교 아이들의 길놀이
ⓒ 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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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어린이도서관 개관식 공연에 참여했던 몇몇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음악줄넘기를 신나게 공연했던 한 아이가 아는 체를 합니다.

"강아지똥할배시죠?"
"그래, 오래만이야! 엊그제 궁동시민학생대축제에서는 어떤 공연을 했니?"
"음악줄넘기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세상을 뛰어넘는 기분이었죠! 정말 신나고 기뻤어요!"

사물놀이패 상쇠잡이로 활동하는 건우(유성초 6년)가 거들었지요.

"기독교봉사회관에서 열린 동아리발표에서 은상을 탔어요! 정말 하늘을 나는 기쁨이었다니까요!"

광열이(유성초 5년)도 한마디 했습니다.

"공연을 하고나면 뿌듯해요! 내년에는 내가 사물놀이 상쇠인데 더 잘해야겠어요!"

대전평생학습축제에 초대 된 무지개학교 아이들의 음악줄넘기 공연
▲ 무지개아이들의 음악줄넘기 대전평생학습축제에 초대 된 무지개학교 아이들의 음악줄넘기 공연
ⓒ 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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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눈에는 보잘것없는 것이겠지만, 무지개학교 아이들은 저마다 작은 성취들을 경험하고 있지요. 아이들의 끼와 열정을 오롯이 살려내는 다양한 문화 활동 및 체험활동. 그것과 연계된 공연과 봉사활동. 이러한 작은 활동과 성취들은 아이들의 삶 속에서 당당함과 자존감이 된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주눅 들지 않고 스스로 미래의 꿈과 희망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지요.

무지개학교아이들의 환경체험 활동
▲ 우리는 환경지킴이 무지개학교아이들의 환경체험 활동
ⓒ 김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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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학교 아이들의 이런저런 활동을 보면서 절로 희망이 솟았습니다. 무지개아이들의 활동들과 작은 성취들을 통해서 힘들고 고통스럽고 암울한 우리사회의 미래의 꿈과 희망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무지개학교 아이들이 자신들의 활동과 성취를 통하여 스스로를 사랑하고, 이웃을 배려할 줄 아는 우리사회의 건강한공동체일원으로 자라나기를 기대합니다.

무지개학교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미래의 꿈과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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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우리사회의 화두는 양극화와 불평등이다. 양극화와 불평등 내용도 다양하고 복잡하며 중층적이다. 필자는 희년빚탕감 상담활동가로서 '생명,공동체,섬김,나눔의 이야기들'을 찾아서 소개하는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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