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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언론에서 민주노동당 기사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명박-이회창 보수 양강 구도가 대선판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가운데 범여권은 정동영-문국현 후보 단일화로 그나마 관심을 끌고 있지만 민주노동당은 삼성 비자금 사건 관련 소식 외에 좀체 다뤄지지 않는다.

 

그런 중에 최근 <오마이뉴스> <경향신문> <한겨레> 등의 매체는 "친구들에게 표 달라 못하겠다", "전략도 비전도 감동도 없다" "민노당 노선투쟁 다시 불붙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대선 한복판 민주노동당의 내분 사태를 다뤘다.

 

이같은 당내 사정에 대해 권 후보가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22일 <오마이TV>와의 포장마차 인터뷰에서 이 같은 보도를 접하고 "순간적으로 굉장히 분노했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다시 노선투쟁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분노했다"며 "어떻게 해야 하나,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고민했지만 몇 분 안되어 정리했다"고 말했다.

 

-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섭섭하지 않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는 심정으로 말하는데 섭섭하지 않다. 섭섭했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 밖에서 여러 말이 나오는데 사실과 다르다. 민주노동당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민주노동당 얘기를 들으면 나는 눈물이 난다. 민주노동당은 나의 영혼이다.… 모든 것은 때가 있고 경로와 방법이 있다. 그 점을 당원 동지들이 잘 알 것이라 믿는다. 정리가 되어갈 것이다."

 

"민주노동당 얘기를 들으면 나는 눈물이 난다"

 

권영길 후보는 이날 저녁에 영등포에 있는 민주노총 사무실을 찾았다. 권 후보는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다. 권영길 캠프 한 관계자는 "이 시점에서 민주노총을 왜 찾았겠나. 친정에 와서 위로 받고 힘을 얻어가려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이날 이석행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노총 지도부의 환대를 받았다. 인사말에서 권 후보는 "선거운동 안한다는데 질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 들린다. 하지만 나는 그냥 웃었다"라며 운을 뗐다. 권 후보는 이날 "표가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며 "설사 (당선이) 안되더라도 받은 표만큼 힘이 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권 후보는 모처럼 소주도 한잔 했다. 빡빡한 일정으로 술은 입에도 대지 않았지만 이날은 수행팀에서 후보의 심사를 감안해 '금주령'을 해제했다는 후문이다. 50여 명의 민주노총 간부들과 인근에서 삼겹살 뒤풀이를 했다.

 

권 후보는 이날 민주노총에서 귀한 선물을 하나 받았다. '행복 8010'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겨울장갑이었다. 80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인당 10명을 설득해 민주노동당 권영길 표로 만들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권 후보는 뒤풀이 장소를 나서면서 기분이 밝아진 듯했다. 이석행 위원장에게 "힘내고 가겠다. 얼굴에 웃음꽃이 필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오늘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모든 일상 투쟁을 접고 대선에 '올인'(다걸기)하자는 결의를 했다"고 말했다.

 

권영길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약 96만 표(3.9%)를 얻었다. 당초 이번 대선의 목표치로 300만 표를 공언했지만 대선 27일을 남긴 시점에서 권 후보는 전통적 지지층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인 것으로 보였다. 권 후보는 "민주노총도, 민주노동당도 발동이 늦게 걸린다"며 "민주노동당 아직 발동 안 걸렸지만 곧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권영길,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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