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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문국현-이인제. 민주개혁진영으로 묶이는 대선 후보들의 후보 단일화 논의는 이제 시간과의 싸움이다. 28일 남았다.

각계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140명 의원들을 확보하고 있는 정동영 후보,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을 상징하는 이인제 후보, 새로운 가치를 담보하고 있는 문국현 후보, 세력과 지역과 가치를 모두 보태 한 명의 대통령 후보로 이번 대선을 치르라는 요구다. 사회원로들은 우선 패배주의에서 벗어나라며 분위기를 띄웠고, 학자들은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의 의제 7가지를 제시했다. 대선 이후 '연합정부'에 대한 구상도 논의되고 있다.

정동영 후보를 축으로 진행되고 있는 단일화 논의는 타결과 결렬의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한채 진전과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 세 후보의 단일화는 세 가지 국면에서 중대 기로에 설 전망이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12일 가칭 '통합민주당'으로 합당을 선언했다. 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오충일 대표,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박상천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4인회동을 통해 당대당 통합에 합의한 뒤 손을 잡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12일 가칭 '통합민주당'으로 합당을 선언했다. 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오충일 대표,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박상천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4인회동을 통해 당대당 통합에 합의한 뒤 손을 잡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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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1월 26일-세력연합] 정동영-이인제 통합 및 단일화

오는 25, 26일은 대통령 후보 등록 기간이다. 이때까지 정동영 후보는 이인제 후보와 통합 및 단일화를 매듭지어야 한다. 세력연합의 단계다.

지난 19일로 예정된 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시한이 지나면서 1차 협상은 깨졌다. 그런 뒤 이인제 후보는 독자 출마의 뜻을 밝혔지만, "언제나 문호를 활짝 열어놓을 것"이라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하지만 전제는 못박았다. "통합 없는 후보 단일화는 있을 수 없다"는 것.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시간이 없으니 '선단일화 후통합'이라도 하라고 주문했지만 민주당의 통합-단일화 동시 타결 의지는 확고하다. 이 같은 생각은 신당측도 마찬가지다. 정동영 캠프의 한 관계자는 "깨지면 깨졌지 25일(후보 등록 시한)을 넘어갈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각자 후보 등록을 한 뒤 이뤄지는 통합은 통합의 의미도, 시너지도 낼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럴려면 오늘(21일) 중으로 협상이 마무리 되어야 한다. 23일까지 선관위에 합당 신고를 해야 한다. 그래야 통합된 정당의 이름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다. 또 후보 단일화를 위한 방송토론과 여론조사 일정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21일 합당 협상을 끝내야 22일 TV토론→23일 여론조사→25일 후보 등록으로 마무리 될 수 있다.

정 후보는 문희상-정세균 협상단에 전권을 위임했다며 협상 의지를 보였다. 정 후보측은 "희망을 버릴 상황이 아니"라며 오늘 밤에라도 성과가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2. [12월 12일-가치연합] 정동영-문국현 지지율 경쟁

정동영 캠프의 민병두 전략기획본부장은 "지금은 어떤 후보도 단독으로 승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97년 DJP 연합처럼 지역연합으로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민 본부장은 "지금은 지역연합을 기초로 해서 전통적인 지지세력을 복원하고 그 위에 가치 연합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라는 얘기다.

진전은 있다. 지난 18일 정동영 후보가 문 후보에게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지만 문 후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민주개혁세력 내부의 가치논쟁에 몰두할 때가 아니"라며 공통의 가치로 단결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진영의 압력이 높아지자 문 후보는 정체성을 지키면서 단일화에 응답하는 강온 전략을 사용했다.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동영 후보에겐 참여정부 실정에 대한 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면서 동시에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정 후보측은 불쾌감을 가지면서도 문 후보의 처지를 이해한다며 토론회 제안을 받아들였다. 정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한 화답이라고 여긴 것. 21일 양 캠프는 토론회 준비를 위한 실무 협상에 들어갔다. 정 후보측은 민병두 본부장이, 문 후보측은 김헌태 정무특보가 핵심 실무를 맡고 있다. 

후보 등록 전까지 정동영-문국현 후보의 단일화가 매듭지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양측 모두 상당 기간의 진통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 상태로는 단일화를 한들 승리할 수 없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두 후보 모두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2차 모멘텀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정 후보는 경선 이후 잠깐 20%를 쳤지만 다시 15% 안팎의 답보상태고, 문 후보 역시 10%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 '세력'을 지닌 정동영, '메시지'를 지닌 문국현 모두 그 자체만으론 넘어설 수 없는 한계치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이명박-이회창 '보수 양강' 구도에 균열이 생기지 않으면 어렵다는 점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12일은 두 후보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있는 마지막 시한이다. 

이번 대선은 여론조사가 좌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론조사 변수가 커졌다. 이회창 등장의 효과다. 'BBK 김경준'을 비롯해 각종 위장취업 사건 등 바람 잘 날 없이 흔들리는 이명박의 지지율이 과연 어디로 이동할 것인가가 관심사다. 한나라당 출신 후보인 이회창이 고스란히 받아낼 것인가, 아니면 범여권으로 넘어올 것인가. 아직까지 정동영, 문국현 후보에게 이동하고 있다는 뚜렷한 징후는 없지만, 이명박 지지층에서 수도권 30, 40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두 후보는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12일까지 지지율 경쟁을 벌인 결과치에 따라 '누구를 중심으로 한 단일화일 것인가' 그 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1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삼성 비자금 특검을 위한 대선후보 3자 연석회의'에 참석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를 기다리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국현·정동영 후보(자료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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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2월 18일] 대통령 선거 하루 전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세 후보 모두 완주한다는 가정도 배제할 수 없다. 통합도 안되고 단일화 협상도 깨졌을 경우다. 그런 경우 단일화는 후보들이 자진사퇴하는 경우만 남아 있다. 투표 하루 전인 18일까지 가능하다.

2002년 대선에서 정몽준 후보가 투표 하루 전날 단일화 약속을 파기한 것이 노무현 당선의 기폭제가 되었다면, 2007년 대선에선 하루 전날 자진사퇴를 통해 단일화를 성사하는 극적인 경우의 수가 남아 있는 셈이다.

단일화는 내가 후보가 안될 수도 있다는 전제 속에 가능하다. 아직까지는 정동영 후보만이 그 기득권을 버릴 각오를 밝혔다. 정 후보는 문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저를 버릴 각오까지 돼 있다"고 말했다.

"잃어버린 50년 되찾은 10년"... 뭉치자

한편, 민주개혁진영의 패색이 짙은 가운데 흥미로운 행사가 열린다. 22일 오후 여의도 한 행사장에서 '고마워요 디제이(Thanks DJ)' 행사가 열린다. "잃어버린 50년 되찾은 10년"이라는 수식이 함께 걸려 있다. 문화예술인들이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 문화예술분야의 진전과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참석한다. 백낙청 황석영 유인택 등 면면이 화려한 인사들이 모인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여권을 향해 후보단일화를 강하게 촉구했고, 백낙청, 황석영은 최근 사회원로 성명서를 통해 "패배주의를 극복하자"고 나섰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민주개혁진영이 서서히 달궈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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