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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Who are you?
ⓒ 권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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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은 노랑과 빨강으로 물들어있다. 마음도 따뜻하게 물들었으면 좋으련만 차가운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10월부터 시작된 모교 방문 리쿠르팅은 이제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면접 복장으로 등교하는 학생, 일찍이 취업에 성공해 학교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학생, 생각보다 낮은 학점과 토익 점수에 애꿎은 담배만 피우는 학생. 취업시즌이면 이런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취업이 아닌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있다. 각종 자격증과 고시, 대학원 준비 등을 하고 있다. 모양새가 마치 대학 입학 시험 준비에 한창인 고등학교 같다.

그들은 지금 자신이 대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그렇다면 대학생은 무엇이라 생각할까? 대학생이 말하는 대학생. 지금부터 살펴보자.

88만원 세대, 먹고 살기 위해 부지런 떤다?

40~50대에게 '사오정'이라는 별칭이 있다면, 대학생들에게는 '88만원 세대'라는 별칭이 있다. "지금 20대 중 상위 5%정도만이 공기업과 대기업 같은 '단단한 직장'을 가질 수 있고, 나머지는 이미 인구의 800만을 넘어선 비정규직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라고 <88만원 세대> 저자는 기술했다. 청년 실업 50만에 속하지 않기 위해, 단단한 직장을 가지기 위해 오늘도 대학생들은 공부한다. 80년대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위해 악착같이 살았다면, 2007년 대학생들은 먹고 살기 위해 부지런을 떤다.

꽃다운 스무살이라는 말이 점점 무색해져간다. 대학 입학하기 전부터 학생들은 고시학원으로 직행한다. 이에 대해 대학생들은 "씁쓸하고 문제가 있지만 어찌보면 가장 현실적인 행동이 아니겠냐"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하나둘 성취해나가는 시기에는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다. 도전이 있기에 더욱 빛나고 아름답다 말할 수도 있지만 실제 대학생들은 선뜻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

상실의 시대, 낀 세대, 생존, 취업 준비생, 애물단지.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대학생의 모습이다. 현재 대학생의 상황을 말해준다. 김정수 학생(26)과 이호철 학생(26)은 대학생을 '상실의 시대', '낀 세대'라고 각각 말했다. 인생 설계를 하는 시기이기에 더 많이 고민하고, 때로는 실천하는 과정에 버려야할 것도 많기 때문이다.

한 단어가 강하게 다가온다. '생존'. 이경진 학생(25)은 살아 남아야하기에 대학생을 '생존'이라 칭했다. 연장선상의 대답으로 김진희 학생(24)의 '취업준비생'을 들 수 있다. "취업 이력서를 위해 교환학생 등을 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환희 학생(26) 또한 "대학 등록금은 높아져만가고, 취업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과거 대학생과 현재 대학생은 같지 않다? 당연하다!

몇몇 기성세대들은 "대학생들은 예전과 다르게 자기만 생각하며, 취업에만 너무 매달려있다"고 일갈한다. 과거와 미래가 다르듯 현재의 대학생이 과거의 대학생과 같을 수 없다. 그렇다고 과거 대학생의 대표적 이미지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세 명의 여학생들(최유미, 양지원, 황재윤)은 대학생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대학생은 열정이다!" 시대가 흘렀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열정'이 있다.

지난 6월 김형태 한겨레 시민편집인은 '요즘 젊은이들을 위한 변명'이라는 칼럼에서 눈 앞에서 친구가 형사에게 끌려가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다가도 거리로 나설거라고 했다. 김 변호사 말처럼 친구가 이유없이 맞고 있다면 쫓아 나갈 것이라고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열정이 없는 건 아니다.

한국 대학생을 매일 접하는 외국인은 한국 대학생을 어떻게 생각할까? 뉴욕 출신 Ralph Michael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영어강사)는 "한국 대학생은 오랜 시간 공부하지만 가끔 능률적이지 못하다며 효율적으로 공부하며 매순간 더 많이 얻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성세대와 대학생들은 이 말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다른 현재 대학생을 질타하는데만 얽매여 있지 않았는지, 질이 아닌 자격증 종이 한장, 숫자에만 집중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태그:#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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