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 은폐 및 축소 조작! 1987년 5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김승훈 신부가 발표한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결국 전두환 정권의 폭압과 독재에 항거하던 민주세력 뿐만 아니라 온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면서 민주화운동에 불을 당겼다. 그 당시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폭로와 더불어 6·10민중항쟁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제단이 이번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비리폭로를 계기로 삼성과 검찰을 상대로 “삼성과 검찰은새로 태어나야 합니다”라고 개혁과 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번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과 검찰의 비리 폭로 사건을 계기로 사제단은 ‘경제민주화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태세다. 군사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정치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사제단이 경제정의 실천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삼성의 비자금이나 에버랜드 전환사채(CD)를 통한 변칙상속 등의 문제가 불거져 나왔지만 조·중·동 보수언론의 삼성 감싸기와 검찰의 눈치보기 수사로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홍석현(중앙일보 사장)과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본부장의 대화록인 X파일이 공개되었지만 검찰의 미온적인 태도로 흐지부지 되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정의구현사제단이 나섰다는 점이 다른 어느 폭로와 다르다. 사제단이 전면에 나섬으로서 더 이상 삼성과 검찰은 물러설 자리가 없게 되었다. 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높은 현실을 감안하면 국민들의 관심과 제대로 된 수사에 대한 요구는 점점 거세질 전망이다. 이런 요구에 찬물을 끼얹는 보수언론의 행태가 문제이긴 하지만 삼성개혁을 요구는 국민적 관심을 무시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보수언론들의 보도태도를 보면 언론계 내부의 이른바 ‘삼성 장학생’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더해 주고 있다. 이번 김용철 변호사 폭로에 대한 보도행태를 보면 조·중·동 신문들의 삼성에 대한 태도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한겨레> 신문이 1면 톱기사는 물론 5개면에 걸쳐 상세한 심층보도를 한 반면에, 이들 조·중·동 신문들은 사회면 하단에 3단으로 간단하게 처리한 것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비자금과 비리 폭로는 다른 어느 때와는 다르다. 무엇보다 삼성 내부자 고발이라는 것이다. 그 동안 제기된 삼성비리는 대부분이 제3자의 폭로가 대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그룹 내부의 핵심참모였다는 것이 비리의혹 실체에 대한 신뢰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직접 검사들에게 ‘떡값’을 제공한 검사들의 명단을 폭로하겠다는 김 변호사의 2차 폭로가 더욱 궁금증을 일으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결국 검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지 않으면 검찰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측면도 삼성그룹비리의 전모가 밝혀질 가능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물론 보수언론의 삼성 눈치보기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국민들의 알권리와 언론의 사명을 계속 무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선정국과 맞물려 각 후보간의 삼성비리폭로에 대한 태도표명이 분명해지면서, 대선현안이 되고 있는 점도 삼성에게는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목을 받는 것은 이번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비리 폭로에 깊이 간여하고 있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은 1974년 9월 지학순(池學淳) 주교의 구속을 계기로 젊은 천주교 사제들이 결성한 단체로 전체 신부 1500여명 중 3분의 1 이상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제단은 결성 후 민청학련사건, 민주회복국민운동, 김지하 구명운동, 인혁당(人革黨) 사건의 진상조사, 자유언론실천운동에 관여했으며, 89년에는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대협대표로 참가한 임수경(林秀卿)양과 동행 귀국토록 문규현(文奎鉉)신부를 북한에 파견한 바 있다.


태그:#김용철 변호사,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삼성비자금폭로, #이건희, #삼성그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들 그리고 감정의 다양한 느낌들 생각과 사고를 공유하는 공간! https://blog.naver.com/nty1218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