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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삼성'에 고마워해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삼성' 덕분에 <시사in>이 창간된 것이나 다름없는 일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리 걷어차이고 저리 걷어차이는 세상에서, '이학수 부회장'에 관한 기사를 썼다는 점이 <중앙일보> 출신 <시사저널> 사장의 '분노'를 자아내 <시사in>이 창간된 것입니다. 이 땅의 언론 발전에, 본의아니게 혁혁한 공을 세운 격입니다.

'시사저널 사태'에 이어 다시 한번 '삼성'이 화제의 대상이 됐습니다. '은행 소유 의혹'에 이은 '비자금 의혹'입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아주 치밀합니다. 남의 명의를 함부로 사용한 '차명 계좌'에 이어, 명의의 당사자조차도 만질 수 없게 됐다는 '보안 계좌', 친절하게도 이자에 따른 소득세도 내줬다고 합니다.

'삼성'과 <중앙일보>는 주기적으로 명장면을 연출했던 것 같습니다. '삼성 비자금 사태'에 대해서도 보수언론과 경제언론들은 관련기사를 비중이 적게 처리하거나, 오히려 김용철 변호사의 정체를 의심하며 '삼성'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예정된 일입니다. '언론'이 더이상 '언론'이 아닌 세상입니다. 1999년 9월 30일이었던가요?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 '보광그룹 탈세사건'에 의해 소환될 때, <중앙일보> 기자들이 일렬로 도열해서 "회장님! 힘내세요"를 외쳤던 장면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뿐이 아니죠. 2005년 11월 16일이었을 것입니다. 홍석현씨가 그 당시에 다시 검찰에 소환됐던 적이 있었죠. 나중에 <중앙일보> 소속 사진기자로 알려진 어느 기자가, 민주노동당 기습시위에 맞서 온몸을 던져 '회장님'을 보호하려고 했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물론 <중앙일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보수언론이 '삼성'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만일, '노무현'이 남의 계좌에 비자금을 '꼬불쳐뒀다가' 적발됐다면 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대한민국이 떠나갈 정도로 때려댔을 것입니다.

이게 이들의 실체입니다. 언론이 정치적 당파성을 표방하는 것, 그건 허용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 '당파성'을 위해 언론으로서의 본분마저 망각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언론이 '삼성'에 약한 진정한 이유

보수언론은 그네들의 정치적 성향이 '친재벌 보수성향'이기에 정치·경제 보도에 있어서도 철저히 입맛에 맞춘 보도와 사설을 남발합니다. 경제언론은 말해야 입만 아픈 일이죠. '노동시장 유연화'에 '규제 완화'를 매일같이 융단폭격처럼 퍼붓는 것이 이들의 사명이었습니다. 보수언론·경제언론과 재벌은 1차적으로 '정치적 입맛'에 잘 맞습니다.

하지만, 재벌, 특히나 '삼성'에 약한 이유는 또 하나 있습니다.

'한국광고데이터(KADD)의 삼성그룹 신문·방송 광고비 2004년 정리 자료'

-방송사-
①MBC-593억원, ②SBS-550억원, ③KBS-511억원, ④EBS-10억원

-신문사-
①중앙일보-124억5800만원, ②조선일보-119억4400만원(전체 4.60%), ③동아일보-117억 8100만원, ④한국일보-95억3800만원,

*비율별 분류
①서울신문(17.1%, 59억8500만원), ②경향신문(16.7%, 63억2900만원), ③문화일보(15.1%, 40억8300만원), ④한겨레(14.6%, 61억3400만원)

14개 주요매체들의 전체 광고 중 '삼성 광고'의 비율은 당시 평균 8%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미디어오늘>의 2005년 8월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 신문사 광고국 간부가 "모든 신문사에 골고루 배정하는 광고 외에 특정 신문사에 광고를 내게 되면 다른 신문사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삼성에서도 차라리 '현찰'이나 '협찬'을 요청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2005년 8월에 KBS <추적 60분>이 2005년 7월 15일부터 8일동안 언론인 2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0.4%의 언론인이 '삼성그룹과 관련된 비판 기사를 기획·보도할 때 부담을 느꼈다'고 응답했으며, 74.5%가 '기사 축소·삭제를 경험하고 목격했다'고 답했습니다.

게다가, '삼성 보도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도 '삼성 측의 로비(39.8%)'와 '광고에 대한 압력(28.8%)'을 느꼈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X파일 사건' 당시 이 사건을 취재했던 모 신문사 관계자는 '삼성의 (감당이 어려울 정도의) 소송 협박'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고 합니다.

대형 보수언론은 '삼성 광고'의 '비율'은 비교적 작지만, '액수'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크게 작용된 것으로 보이며, 그외의 비교적 영세한 언론은 '비율'과 '로비·협박'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종이일간지에서는 <한겨레>가 가장 열성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경향신문>과 <서울신문>이 '2단 전진 배치'한 것이 그나마 돋보였다고 합니다. 의미심장하죠? 통계결과에 따르면, 이 언론들은 '삼성 광고'의 비율이 1,2,4위에 해당하던 언론들이었습니다.

'비율'이 높다는 것은, '삼성 광고'가 중단될 경우 타격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타격'을 감수했다는 것인데, 물론 이들의 그간 보도 논조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지만 '물량 공세'에 굴하지 않았다는 것에 의미를 둘만한 것입니다.

결국, 언론이 '삼성'에 약한 이유에는 '광고 수주'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와 권력의 메커니즘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입니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광고'와 '정치적 이해관계'의 총체적인 결합입니다.

'금산분리'가 폐지되면 '삼성'은?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삼성금융계열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로드맵(2005.5)'이라는 삼성그룹의 내부문건을 공개하면서 삼성그룹이 '삼성은행'을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 상황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금산분리 폐지·완화'를 주장했습니다.

재벌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면, 특유의 '족벌 체제'를 형성하면서 '지주회사' 운운하며 계열회사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일이 일상화된 한국의 재벌로서는 '비자금 형성'에 있어서도 어깨에 날개를 다는 격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은행'은 국민 대다수의 재산을 담보로 하고 있기에 '공공재'로 분류해야 할 기관으로서, '사적 이익 창출'에 중시하고 삼성·두산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자금 의혹'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는 것입니다. 대중에게서 자금을 직접적으로 자체 조달받을 수 있기에 '재벌 견제 장치' 자체가 해체될 수도 있는거죠.

이런 상황이라면, 재벌이 '한국형 스위스 비밀은행'을 만들려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비자금 의혹'이 만연한 재벌이 '금산분리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소유은행 자체를 '사금고화'하면서 '스위스 은행'처럼 활용하려는 의도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네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주는 대선후보와 정당을 강력히 지지한다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아예 '국책은행의 민영화'까지 주장했던 후보입니다. 집권과 더불어 원내과반수까지 확정짓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금산분리 폐지' 선동한 언론과 '떡값 의혹' 공직자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이 정치인과 판검사, 정부고위관리, 언론인까지 전방위적으로 '떡값'을 줬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구체적 명단'까지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떡값 의혹'까지 사실이라면, '돈'을 활용한 '삼성'의 부정의혹 메커니즘은 대한민국 전체에 전방위적으로 퍼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사저널> 사태가 '일부분'일 수도 있다는거죠.

'삼성'에 대한 비판적 보도에 부담을 느끼는 기자들, 끊임없이 '금산분리 폐지'를 주장해온 보수언론과 경제언론, 전방위적인 부정의혹 매커니즘, 이런 의혹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은행'에 대한 '삼성의 야망' 역시 현실이 됐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삼성은행'이 생긴다면, '비자금'을 조성해도 굳이 남의 은행에서 어렵게 '차명 계좌'에 '보안 계좌'까지 동원할 일 자체가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규제의 대폭 완화로 혹시 '비밀은행 제도'까지 합법화된다면, 그야말로 '비자금 은행'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 조직적인 의혹들을 명쾌하게 해명할 수 있다면, 보수언론과 경제언론의 '금산분리 폐지' 선동의 명확한 사유가 밝혀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떡값 네트워크'에 판검사와 언론인까지 포함됐다는 점에서, "이번에도?"라는 의문은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명단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서둘러 그 명단을 공개해 이 기회에 '떡값 네트워크' 자체를 해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삼성'이건 뭐건, 재벌은 이 사회에서 너무 많은 특혜를 누려왔고, 10여 년 전 IMF 사태를 불러온 주범이라는 '과'도 분명합니다.

'특혜'를 넘은 '불법', 그리고 '떡값 로비'를 통한 '관리'를 통해 대한민국 자체를 '관리'하려 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공정한 사회'와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라도 '재벌'의 '과'는 명백하게 밝혀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번만은, 검찰의 용단이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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