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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아이건강국민연대와 함께 '한국의 아이들이 위험하다' 기획기사를 내보냅니다. 영양불균형, 가공식품 섭취, 체력 약화, 실내 위주 생활 등으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병들고 있습니다. 아이들 건강 문제는 이제 손 잘 씻고 이 잘 닦는 옛날식 사고방식으로는 해결할 수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오마이뉴스>와 아이건강국민연대는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아이들 건강 문제가 폭넓게 논의돼 국정지표로 선정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이번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말]
백주 대낮에 아버지를 경찰에 신고하는 딸, 어찌 이런 일이?

노자는 “천륜을 저버린 일을 한 사람은 흙에 묻히기도 아깝다"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불행스럽게도 천륜은커녕 이제 인륜도 무너져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여름방학 전의 일이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의 열기와 무더위로 불쾌지수는 높고 교실은 학생들 체온의 열기가 더해 찜통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강의를 마치고 교무실로 향하다 보니 학교 정문에 경찰차가 서 있고 고1 여학생과 중년의 남자, 경찰이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하여 다가가서 내용을 들어보니 가정 문제라고 하기에 다시 교무실로 향했다. 10여 분 후 교무실에서 나와 수돗가에서 손을 씻고 있는데 그 중년의 남자가 “선생님! 교장실이 어딥니까?”하고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물어오는 것이었다. 그를 나무 그늘이 있는 의자로 안내하여 시원한 물을 권하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잠시 후 그가 말한 사연인 즉, 학생의 어머니와 두 딸이 며칠 전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아서 학교에 딸을 만나러 왔는데, 교무실에서 만난 딸은 아버지에게 큰소리를 치면서 대들고 욕설을 하더니 휴대전화로 '아버지가 학교에 쫓아 와서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경찰에 보호요청 신고를 해서 경찰이 출동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문 앞에서 실랑이를 벌였단다.

가정 내부의 소통이 원만하지 않아 구성원 간의 갈등이 만든 일이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가족구성원 간의 갈등엔 의사소통의 왜곡, 빈번한 폭력,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고 마음을 후벼내는 대화 등이 있다. 이외에 참을성을 약화시키고 충동적 행동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우리가 무심코 먹는 음식이 있다. 최근에는 음식의 영향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관련성이 많은 상황이다.

그 학부모는 오랫동안 중국 음식점을 운영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중국음식과 라면, 햄버거와 과자, 아이스크림 등을 자유롭게 먹고 생활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부모에게 반항하는 횟수가 많아졌고 사치와 낭비가 심해졌다고 한다.

그 학부모는 아이들 가정교육과 생활태도에 대한 걱정으로 아내와 다투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가족 구성원의 갈등이 심해지고 악화되어 자신도 힘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이 일이 있은 후 그 여학생을 관심을 두고 살펴봤는데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산만하며 눈의 초점이 흐려져 있다. 교직에 종사하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가정에서 상처를 입어 방황하는 아이들을 마주할 때다. 이렇듯 아이들과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을 심화하는 요인들 중 식생활을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가정의 갈등엔 이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 중에서도 식생활 습관은 뇌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중국음식과 라면, 햄버거와 가공식품 속에 들어 있는 보존료·살균제·산화방지제·착색제·발색제·표백제·화학조미료·감미료·향료·팽창제·강화제·유화제·증점제·피막제 등의 식품첨가물은 뇌의 전두엽에서 신경전달 물질의 파괴와 불균형을 일으켜 감정 조절을 어렵게 하여 정신병 질환으로까지 발전하게 한다. 이런 식생활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점점 난폭해지고 폭력적인 성격장애를 앓게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식품 첨가물로 숨통을 막는다

태아는 탯줄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는다. 어머니가 먹는 음식은 소화·분해·흡수되어 5시간 정도면 태아에게 공급되어 모든 신체 구조를 만들고 성장하게 한다. 여성은 결혼과 출산 계획을 세우고 잉태를 생각할 때부터 미리 몸 관리를 해야 한다. 여성 몸의 DNA는 그대로 태아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 과자류와 면류, 각종 청량음료, 수입제품과 수입 농산물 등을 과잉 섭취하면 수많은 양의 식품첨가물이 축적돼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해롭다.

이로 인해 기형아를 낳거나 아이가 발달장애, 과잉행동장애,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앓는 성격으로 클 수 있게 된다. 또 아이가 아토피와 비염, 천식 등의 질병 소인을 안고 태어나기도 한다. 부모의 바람직하지 않은 식생활습관을 받아 안고 태어난 아이는 평생 동안 고통 속에 살게 되고, 부모 또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세상에 태어난 아이의 첫 음식은 식품첨가물 덩어리로 시작된다. 인간의 혀는 신맛·쓴맛·단맛·매운맛·짠맛의 오미를 느낄 수 있다. 가장 앞부분에는 단맛을 느낄 수 있는 미각신경을 가지고 있다.

생애 첫 음식인 분유는 30가지 이상의 식품첨가물로 만들어지는데 우유와 분리대두단백은 항생제와 살균제·방부제를 첨가한 사료를 먹고 자란 젖소에서 생산되고, 액상과당과 아스파탐 또는 올리고당은 뇌의 기능과 행동양식에 영향을 주게 되며, 카제인나트륨은 증점력·결합력·열에 안정되고 유화작용과 품질 개량의 효과가 있지만 소화불량·설사·구토 등의 장애를 일으킨다. 이외에도 귀리섬유·식물성유지·동물성 라드·당류 등 다양한 첨가제가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달콤한 단맛에 길들여지면 미각이 마비된다. 이런 단맛에 길들여지면 식품첨가물을 과다하게 복용하게 되고 이로 인해 DNA의 혼돈과 변질로 면역성이 떨어지게 되어 황달과 유아기에 아토피, 소아 당뇨, 심장질환 등의 질병에 시달리게 되고 심지어 치유 불가능한 암과 난치병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프로이드(S. Freud)와 에릭슨(E. Erikson) 외에도 많은 심리학자가 어린 시절의 성격 형성이 평생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고 하였다. 생후 5세 이전에 형성된 성격과 세포와 뇌의 발달이 평생 이어진다고 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이 태어나면서 접한 각종 식품첨가물들은 면역성이 낮은 어린아이의 경우 성격 발달과 질병에 더욱 치명적이 되고, 세포에 나쁜 영향을 미쳐 발달장애를 불러온다. 또 뇌의 전두엽을 파괴하여 행동 조절을 불가능하게 해 과잉행동을 낳고, 지능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회백질을 파괴해 지능을 떨어뜨려 학습장애를 일으킨다. 이렇듯 어려서의 식생활습관은 평생을 두고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성인의 경우에도 편리만을 쫓아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 위주의 식생활을 하면 많은 식품첨가물이 몸에 축적되어 질병 발생률을 증가시키고 당뇨와 심장질환, 관절염과 통풍, 혈액순환 장애, 각종 암, 자가면역질환인 베체트와 루프스, 루마티스 등 노후에까지 수십 가지 질병의 고통에 시달릴 수 있다.

엄마를 편하게 하는 식단이 아이의 눈빛을 무섭게 만든다

현재 한국에서 식품첨가물로 허가되어 있는 품목은 화학적 합성품 370여 종, 천연첨가물 50여 종인데, 보존료 ·살균제 ·산화방지제 ·착색제 ·발색제 ·표백제 ·조미료 ·감미료 ·향료 ·팽창제 ·강화제 ·유화제 ·증점제(호료) ·피막제 ·검기초제 ·거품억제제 ·용제 ·개량제 등으로 쓰이는 것들이다.

식품첨가물은 이제는 보편화 돼 보통사람이 하루에 섭취하는 식품첨가물만 90∼100가지로 , 양으로 따지면 하루에 10g 이상 연간 4㎏ 정도를 섭취하는 것이 된다. 수명을 80살로 한다면 약 320kg 정도의 식품첨가물을 섭취하는 것이다. 몸무게 50~60kg의 경우 평생 자신의 몸무게 5~6배에 해당하는 식품첨가물을 먹게 되는 것이다.

중국 음식, 샌드위치, 스파게티, 달걀 프라이, 우유와 두유제품, 햄버거와 빵 등과 시장이나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빛깔 좋고 맛이 좋은 각종 반찬들, 벌레 먹은 채소가 아닌 싱싱해 보이는 새파란 채소, 기름기가 잘잘 흐르는 생선, 빨갛게 물이 오른 고기 등이 주부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잘 차린 식탁은 맛있어 보이고 색깔도 좋고 맛도 좋지만 이 식품들은 대부분 각종 식품첨가물 덩어리들이다.

학교급식과 매점은 식품첨가물의 천국

학교 급식은 식품첨가물의 천국이다.
▲ 학교급식 학교 급식은 식품첨가물의 천국이다.
ⓒ 유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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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을 꼼꼼히 따져보면 정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학교의 편의주의와 학부모의 비협조로 학교는 식품첨가제의 천국으로 변하고 있다. 학교급식이 학생들의 영양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없지는 않지만, 식자재의 구입과정과 유통, 보관에서 투명성과 안정성은 물론 품질에 대한 관리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 학교 급식에서 간장·절임식품·소금 등에 대량으로 사용하는 화학조미료의 경우 두통· 구토·불면증·이명·피부병·기억력 손상·자살 충동·간질·암 등을 유발한다. 고추장·자장면·마가린·빵·단무지·오이지·생선묵·햄·간장 등 거의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사용하는 방부제는 발암물질의 하나로 중추신경을 마비시키고 출혈성 위염을 유발한다.

인공으로 색을 내게 해주는 물질로 치즈·버터·아이스크림·과자류·캔디·소시지·통조림, 고기에 쓰이는 첨가물로 간·혈액·콩팥장애를 일으키고 발암성이 강한 황색 4호·5호와 적색 2호· 3호 등의 타르색소가 있다.

특히 학교에서 많이 쓰이는 재료로 고기·햄·소시지·어류 제품이 있는데 헤모글로빈 빈혈증· 호흡기능악화·급성구토·발한·의식불명·간암 등을 유발하는 아질산나트륨의 발색제를 사용하고 있다. 냉동식품을 튀기는 과정에서 과다 트랜스 지방, 가공된 것과 미리 만들어 놓은 식자재의 경우 착색제, 신경자극 전달에 치명적인 산화방지제, 신경염과 순환기 장애를 가져오는 탈색제와 방부제를 사용하게 된다. 학교 급식은 식품첨가물 덩어리로 구성되었다고 해도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식품첨가제는 혀의 미각신경 기능에 혼란을 일으키고 마비시켜서 식품첨가제를 넣지 않게 되면 전혀 맛이 없다고 불평을 하게 된다. 이 경우 아이들은 음식물을 남기고 매점에서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 청량음료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맛의 판단력을 잃어버린 혀는 신맛과 쓴맛, 단맛과 매운 맛, 짠 맛과 싱거운 맛에 대한 판단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점점 식품첨가물의 농도가 높아야 맛을 즐길 수 있게 되니 몸속의 골밀도는 점점 낮아져서 뼈가 약해져가고 비만을 가속화 시켜 결국 지방에 유해물질이 축적되어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미각이 마비된 학생들은 질 좋은 식자재로 만든 음식도 만족할 수 없다. 학생들이 원하는 식단을 만들려면 식자재를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 튀긴 음식을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급식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결국 학생들을 식품첨가물 독에 빠지게 만든다.

학교에 빵, 과자, 탄산음료 등의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을 판매하는 매점이 없다면 학생들이 군것질을 하지 않게 되어 식품첨가물로 인한 각종 질병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학생 후생 복지를 우선 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매점 입찰을 통해 기부금을 수천만 원씩 받고 업자를 선정한다. 입찰가격 수천만 원을 학교에 기부하고 선정 받은 업자는 입찰비용의 환수와 더 큰 수익을 얻기 위해 수익이 많이 남는 재품을 판매하게 되고, 이런 제품일수록 첨가물의 확인이 불명확하여 오히려 아이들에게 식품 첨가물을 과다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학생들의 후생복지를 염두에 두고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학생들의 성격과 건강을 해치고 질병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ADHD)의 경우 2005∼6년 서울시내 초·중·고교생 2,67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역학조사에서 13.25%가 ADHD 증세를 보여 증가세임을 알 수 있다. ADHD가 동반하는 질환으로는 학습장애·반항장애·우울증·수면장애 등이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아동의 30∼40%는 성인까지 증상이 계속돼 직장생활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 외국 연구자료를 보면 환자를 25세까지 추적했을 때 3명 중 1명은 이때까지도 과잉행동·주의력 결핍·충동성 등을 보였다. 이런 질병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특히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 탄산음료, 외식으로 식품첨가물이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오랫동안 비난을 받고 있다.

학교 매점은 다양한 식품첨가물을 제공하는 장소이다.
▲ 학교 매점 학교 매점은 다양한 식품첨가물을 제공하는 장소이다.
ⓒ 유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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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보건실에는 갑자기 통증을 느끼고 편두통과 복통·설사·무기력한 증상이 일어나 약을 먹기 위해 드나들고 있는 학생이 줄을 잇고 있다. 교실이 소란스럽고 생활지도와 인성지도, 학습지도에 불응하는 학생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고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을 보이는 근저에는 식품첨가물이 도사리고 있다. 편리함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는 법이다.

덧붙이는 글 | 저는 97년 난치병(베체트) 판정을 받고 '현대의학이 포기한 난치병'을 단식과 자연건강법을 통해 완치하고 학교급식과 학생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아이건강국민연대 운영위원이기도 합니다.



태그:#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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