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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자 '조선만평'
 2일자 '조선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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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또한, 인간 행위 저변에는 항상 긍정과 부정의 두 가지 측면이 공존한다.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007 남북정상회담' 역시 그렇다. 회담의 진행과정과 회담 당사자들에겐 분명 공(功)이 있을 것이며, 과(過) 또한 없지 않을 것이다. 성과가 있고, 아쉬운 점이 있을 것이다.

다분히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언론의 역할은 바로 이 '공'과 '성과'는 정확하게 짚어 그 의미를 분석해내고, '과'와 '아쉬운 점'은 따갑게 질타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의도적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공과 성과는 못 본 체 하고, 과와 아쉬운 점에만 지나치게 집착한다면? 정상회담 기간 내내 보여준 '조선만평'의 태도가 그렇다.

정상회담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으로 향하던 날인 지난 2일. '조선만평'은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은 노 대통령의 행위를 '이벤트'로 평가절하 했다. 양손으로 V자를 그린 대통령의 희화화된 모습은 보기 딱할 정도다.

3일자 '조선만평'
 3일자 '조선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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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자 만평 역시 냉소적이기 짝이 없다. 양국 정상의 회담을 '앙꼬 없는 찐빵'에 비유한 '조선만평'은 남북정상회담이 노무현 대통령의 체제와 말년을 보장해주는 수단이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핵'을 뒤에 숨긴 채 이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

4일자 '조선만평'
 4일자 '조선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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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속 좁은 인간으로 그린 4일자 만평도 보기에 따라서는 거북해할 사람이 상당수일 듯하다. "회담을 하루 연장하자"고 제의한 배경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을 텐데, 그에 관한 분석을 쏙 빼놓고, 자신의 제의가 거부당하자 토라지는 모습으로 '2007 남북정상회담'의 한 축을 비난한 건 상대방에 대한 예의에서도 벗어난 행위로 보인다.

정상회담의 가시적 성과가 언론보도 등을 통해 드러난 5일자 '조선만평'은 좀 달랐을까? 즉답하자면, 그렇지 않다.

5일자 '조선만평'
 5일자 '조선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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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 추진을 합의하고,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 고속도로 연결 추진,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 등의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던 회담이지만, 만평은 이것들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라는 '약점'만을 부각시키고 있다. 말 그대로 '공'은 백안시하고, '과'만을 확대재생산하는 형국이다.

기존 권위질서와 권력에 대한 비판은 만평이 지녀야할 덕목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비판을 위한 비판, 공과를 따지지 않는 무조건적인 공격까지 이해하라고 하는 건 일종의 '폭력'이다.


태그:#조선만평, #정상회담, #공공운수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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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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