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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만난 3당 유력 대선후보들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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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 3당의 유력 대선후보들이 한자리에 만났다.

 

이명박(한나라당)·권영길(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와 아직 경선 중인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예비후보가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린 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찾은 것.

 

세 후보는 개막식 시작 전 귀빈실에서 얼굴을 마주하게 됐다. 특히 치열한 경선을 치르고 각각 당 후보로 확정된 이명박·권영길 후보가 묘한 신경전을 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이 후보와 정 후보는 인사만 했을 뿐 일체 대화를 나누지 않아 서로를 향한 불편한 심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라운드 ①] 이 "출신은 내가 진보" - 권 "진짜 진보·보수가 대결해보자"

 

"출신은 권 후보가 보수고, 내가 진보다."
"진짜 진보와 보수 대결해보자."

 

이날 PIFF 개막식장에서 만난 이명박·권영길 후보가 나눈 대화다. 이날 가장 먼저 개막식장에 도착한 이는 이 후보였다. 은색 타이에 검은 턱시도 차림이었다. 곧이어 역시 말쑥한 정장에 분홍색 타이를 맨 권 후보가 귀빈실에 들어섰다.

 

권 후보가 이 후보를 만난 소감을 먼저 촌평했다.

 

"진보와 보수가 딱 만났네요."

 

곁에 있던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권 후보가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한다는 점을 들어 "(권 후보는) 후보만 평생 하신다"고 농담을 던졌다. 권 후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권 후보는 "이번에 (대선 삼수를) 끝내야지요"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이번엔 이 후보가 입을 열었다. "본인이 끝내고 싶다고 그게 끝내지나." 웃으며 한 말이었지만 뼈가 있는 농담이었다.

 

권 후보는 이날 홀로 개막식장을 찾은 반면, 이 후보 측은 임태희 후보비서실장, 나경원 대변인을 비롯해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무성·김희정·김정훈·안경률·최구식·권철현 의원 등 부산·경남 출신 전·현직 의원들까지 동석한 점도 묘한 대조를 이뤘다.

 

[라운드 ②] 권 "우리 모두 41년생" - 이 "내가 3일 빨라"

 

나이를 놓고도 기싸움이 벌어졌다. 권 후보가 이 후보에게 "41년 생이시더라. 나도 41년생이다"고 말을 건네자 이 후보는 "몇 월생이냐"고 되물었다.

 

"12월 22일"이라는 권 후보의 대답에 이 후보는 대뜸 "권 후보는 22일이고 나는 (12월) 19일이다, 3년 빠른 거보다 3일 빠른 게 더 무섭다"고 농반진반의 말을 던졌다. 이어 권 후보가 자신도 이 후보처럼 출생지가 일본이라고 하자, 이 후보는 웃으면서 "오늘 중대한 발견을 했다, '진보 동생'을 하나 얻었다"며 거듭 권 후보가 '아래'임을 강조했다.

 

이번엔 궂은 날씨가 화제로 올랐다. 창밖으로 추적추적 내리는 가랑비를 보며 이 후보가 "비가 갈수록 더 많이 온다, 우리야 괜찮지만 영화배우들이 (비 맞을까봐) 걱정이다"라고 화제를 돌렸다.

 

그러자 권 후보는 "우리 민주노동당은 눈 맞고 비 맞고 (밖에서 투쟁을) 많이 해서 괜찮다"고 대꾸했다. 이에 이 후보도 곧장 "그러니까 우리는 괜찮지만 배우들이 걱정이다. 봐요. 추워지지 않아요"라고 되받아쳤다.

 

[라운드 ③] 이 "비가 많이 와 걱정이다" - 권 "민노당은 눈·비 많이 맞아 괜찮다"

 

머쓱해졌는지 권 후보는 갑자기 이 후보와 동행 취재를 온 한나라당 출입기자들을 둘러보며 "안그래도 (이 후보가) 독주하고 있는데 이렇게 기자들도 대거 오시니 위세에 꼼짝 못하겠네"라고 말하면서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이를 듣던 박관용 전 의장은 권 후보를 향해 "기를 팍팍 세워야지 벌써 기죽는 소리를 하면 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대선을 앞둔 선전포고는 권 후보가 먼저 했다. "(예전에 권 후보가) 국회출입 기자를 할 때부터 알았다"는 박 전 의장의 설명에 이 후보가 "출신은 권 후보가 보수고 내가 진보다"라고 말하자, 권 후보는 "진짜 진보와 진짜 보수가 한번 대결해보자"고 되받았다.

 

한편, 이에 앞서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예비후보도 귀빈실에서 만났지만 찬 기운만 돌았다. 두 사람은 악수만 나눈 채 등을 돌리고 앉아 대화 한마디 나누지 않았다.


태그:#이명박, #권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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