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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민주노동당(http://www.kdlp.org/) 권영길 대선후보와 블로거들이 만나는 자리가, 서울 홍대 민들레영토 세미나실에서 있었다. 20여명의 블로거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내 최종 경선을 통해 15일 대선후보로 확정된 권영길 후보와 2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눴다.

권영길 후보의 소개영상에 이어 권영길 후보의 인사가 있은 뒤 블로거들과의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참석한 블로거들은 민주노동당과 권영길 후보가 현재 지지도나 관심이 적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사교육과 대학입시 등 교육현실의 해결책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후보, '나는 히든카드가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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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그 때만 해도 기성 정당정치, 제도권 정치판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나오면 꿈꾸던 세상이 올 거라는 환상을 가졌다. 그래서 남들이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찍을 때 민주노동당 당원은 아니었지만 권영길 후보에게 투표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가입하고 당비를 내고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 민중정당으로 자리매김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받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 꿈은 금새 깨지고 말았다. 당내 정파 간 대립과 주도권 다툼 그리고 노동자, 농민을 대표한다면서도 민중, 노동, 시민사회 진영을 아우르지 못하는 이런저런 모습을 보면서 역시 정치의 맛을 본 이들은 정치색으로 변한다는 깊은 회의감에 빠져 당원에서 탈퇴했다.

 

기성정당이건 진보정당이건 제도정치판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접어 지하창고 깊숙이 묻어버렸다. 20~30대 청장년층의 기성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아니라 탈기성정치화 된 삶, 운동 속의 정치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굳이 당원이 아니어도 괜찮은.

 

그리고 다시 대통령에 도전하는 권영길 후보와 만났다. 간담회 장으로 들어서는 그가 건넨 악수를 받고 말이다. 5년 전 '살림살이 많이 나아지셨느냐?'고 국민들에게 묻고 다니던 예전과 다름없는 그였다. 아무튼 그에게 물어볼 것이 딱 하나 있었다. 그것 때문에 간담회에 온 것이다. 질문은 간단했다.

▲ 절망적인 기성언론, 블로거에 희망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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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정부만이 아니라 지자체 등이 온갖 개발 이데올로기와 성장중심의 패러다임을 쏟아내고 있는데 당신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느냐?

 

- 경인운하, 골프장 개발 등 온갖 개발 사업을 당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멈추게 하거나 재고시킬 수 있겠느냐?

 

- 참여정부 노무현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 경인운하 백지화를 약속했다가 그 약속을 저버린 것처럼 먹고 살기 위한 문제 때문에 개발을 지속할 것인가?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지구온난화를 가중시키는 휴대폰과 자동차 생산을 줄일 수 있는가?

 

사람이 살기 위해 자연과 생명을 파괴하는 개발과 행위들을 멈출 수 있는 용기가 그에게 있는지 주제넘을지 모르지만 가늠해 보려고 한 것이다.


왜냐하면 올 초 일터에서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정책보고서를 받은 적이 있다. 총 8권으로 1. 정치외교/지방자치/인권/국방, 2. 통일/평화체제, 3. 한미FTA, 4. 대안경제, 5. 노동/복지, 6. 교육/여성/문화/미디어, 7. 미래의제, 8. 2006정책논평집으로 나뉘어 있었다.

 

그런데 권 후보에게 질문하려고 한 환경 의제는 잘 보이지 않았다. 권 후보는 이미 당이 환경정책을 마련했다면서 에너지를 잠시 언급하고 신자유주의 개발노선을 거침없이 내달린 노무현 대통령처럼 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그렇게 될지 안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권 후보가 억울해 해도 어쩔 수 없다. 특히 이명박 후보처럼 '인간중심적인 경부운하'를 내세우며 환경관리란 이름으로 또다른 개발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보존하는 녹색정책들이나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책을 내기를 기대했는데 그런 정책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 서민들의 밥그릇과 지갑 지키겠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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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권 후보가 경제정책 이야기하면서 말하는 구호 '서민들의 지갑과 밥그릇을 지켜주겠다'는 말도 안타깝기만 하다. 결국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정한 환경에 대한 원칙을 보류하거나 후퇴시키거나 타협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무엇보다 급하다는 것을 보면 결국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막무가내식 삽질과 개발, 성장논리와 다를 바 없다. 성장이 아닌 분배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말하겠지만 이미 사람들은 분배보다는 더 많은 개발과 파괴를 통한 성장을 바라고 있는 게 현실이다.


 

90여 일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이런 문제를 권 후보가 어떻게 극복할지 반드시 보여주기 바란다. 그가 말한 숨겨놓은 카드가 여러 장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 신자유주의 개발 정권과 후보와 다르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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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블로거뉴스,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민주노동당, #권영길, #대선후보,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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