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주진 기자] 2007년 12월, ‘최초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릴 것인가. 당내 대선 경선에서 감동의 역전 드라마로 여풍 돌풍을 일으키는 여성 대선 예비 후보들에게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초 여성 대통령’ 관문에 한 발자국 다가선 한명숙, 심상정 후보가 바로 그들이다.

2007년 대선 판도를 뒤흔드는 강력한 태풍으로 떠오른 이들은 저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와 맞장 뜰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본선 경쟁력’은 바로 자신에게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두 번째 최초에 도전하는 한명숙

 

대통합신당 대선 예비 경선(컷 오프)을 통과한 한명숙 후보는 “첫 여성 대통령이 나오면 정치 패러다임도 달라지고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 대통합신당에서 여성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면 대역전승을 가져올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며 본선 경쟁력으로 ‘여성 대통령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국민 통합’이고, 소통과 통합의 여성 리더십만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려면 이해찬-유시민 친노 주자 3인방의 후보 단일화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 언론사별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는 이해찬, 유시민 후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대통합신당 경선 구도가 손학규-정동영 2강 구도로 굳어지는 속에서 친노 주자들의 후보 단일화로 3강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 후보는 “조직 동원 선거, 암암리 1인 2표제 짝짓기로 진행된 컷 오프는 진정한 의미의 민심 반영이라고 할 수 없다. 객관적인 기준을 통해 세 사람의 단일화가 이뤄져야 하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해야 단일화가 국민의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대 세력이 뚜렷한 이해찬, 유시민 후보에 비해 세대별 지역별로 골고루 득표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자신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후보의 추진력과 유 후보의 패기가 양 날개가 돼준다면 대선에서 대역전의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후보는 본 경선 전인 9월 14일까지 여론조사를 통한 친노 주자 간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후보 측은 공감을 표시했지만, 유시민 후보 측은 9월 15일 제주·울산 경선 이후 판단해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하는 상태다.


일각에선 유 후보가 국민 경선 완주 의사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어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월 15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이어질 대통합신당 경선에서 각 캠프는 추석 연휴 전 제주·울산·강원·충북 초반 4연전을 잡지 않으면 끝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기선 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후보 측은 조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도록 후보의 잠재력을 최대한 뽑아내서 지지자들에게 호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선서 대선까지…불어라~심바람

 

민주노동당 경선에 강한 태풍이 강타하고 있다. 바로 ‘심바람’이다. 지난해 말, 당원 지지도 7%에 불과했던 심상정 후보가 당 대선 경선에서 26.08%를 득표하며 노회찬 후보를 제치고 결선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그는 경선 전 우먼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제주에서부터 심바람을 몰고 서울까지 오겠다.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었다. 그의 자신만만한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첫 경선 지역인 제주에서 노회찬 후보와 불과 1표 차이로 3위를 했고, 대구경북 등에서 2위를 차지하며 예상 목표치보다 더 높은 득표율로 북상했다. 급기야 충북에선 43%의 득표율을 올리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절반에 가까운 표가 몰려 있는 서울 수도권 격전지에서 종합 2위로 결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심 후보는 “1차 경선에서 ‘당심’이 선택한 것은 심상정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당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는 당원의 바람이 모인 것”이라며 “과반 획득에 실패한 권영길의 대세론은 이미 꺾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보수 정당의 남성 후보와 진보 정당의 여성 후보가 맞붙는 구도야말로 전략적 승부수이자, 진짜 보수와 진짜 진보의 진검 승부가 될 것”이라며 “서민 경제를 살릴 여성 대통령은 바로 심상정뿐”이라고 강조했다.


‘심태풍’의 핵은 바로 정책과 비전이다. 정파 투표에 의존하지 않고 이틀 사흘이 멀다 하고 꾸준히 정책 공약을 쏟아낸 저력을 보여준 심 후보는 “진보 정치가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집권 능력을 국민에게 보여줄 때 희망이 될 수 있다”고 강변했다. ‘경제통’인 그가 내세운 ‘세 박자 경제론’은 정책 전문가들과 택시 기사들이 뽑은 ‘정책 공약 1위’에 꼽히기도 했다.


결선 승리의 관건은 바로 노회찬 후보의 지지연대와 권영길 후보 측의 표심을 얼마나 공략하느냐에 달렸다. 심 후보 측은 “노회찬 후보 선대 본부가 지역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다. 미래를 짊어질 ‘젊은 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민주노동당 경선 흥행사, 심 후보는 “다시 한 번 경천동지할 역전 드라마를 기대하라”고 주먹을 꽉 쥐었다.

 

 

박근혜·추미애 '몸값 고공비행'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팽팽한 접전 끝에 1.5% 득표율 차로 고배를 마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한명숙 후보와 불과 100여 표 차이로 대통합신당 컷오프 통과에 실패한 추미애 전 의원.

 

“지고도 이겼다”는 말을 들을 만큼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이들의 파워가 심상치 않다.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박 전 대표의 선언은 국민에겐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갔다. 승자인 이 후보보다 박 전 대표의 화려한 컴백에 눈길이 더 쏠리는 것은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그의 태도 때문이다. ‘당심’을 한 몸에 받는 박 전 대표와의 화해가 절실한 이 후보 측은 계속해서 박 전 대표 측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타결 기미는 안개 속이다.


당 관계자는 “박 전 대표에게 10월 초쯤 발족할 선대위원회의 명예선대위원장이나 이명박 후보 고문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박 간 화해를 중재하는 당의 노력에도, 박 전 대표 측의 의원들이 세 결집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한편 추미애 전 의원 역시 컷 오프를 통과한 주자들한테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민주당 출신으로 대통합 기치를 내걸었던 추 전 의원은 ‘호남 며느리’, ‘DJ의 정치적 양딸’이라는 프리미엄으로 호남 표 결집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추 전 의원은 9월 10일 캠프 해단식에서 “당내 경선과 관련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지만, 최근 정가에선 추 전 의원 측과 정동영 캠프 간 제휴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추 전 의원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염동연 의원이 정 의원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는 소문이 번지고 있다.


두 여성 정치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까닭을 “여성이라는 연약한 이미지를 뛰어넘어 남성보다 더 의연하고 강한 생명력으로 ‘믿을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신뢰를 국민에게 심어주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이 두 사람이 ‘킹 메이커’로 한국 정치 구도를 어떻게 바꾸어나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태그:#여성, #우먼, #대권, #한명숙, #심상정
댓글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