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금요일(7일) 오랜만에 학생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저녁에 서울 양재역(불교귀농학교)에 가야해서 하루 한 끼의 식사를 미리 해둬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요일 점심식단이 무엇인지 일터로 배달된 학교신문을 뒤적거려 보았다. 학교신문에는 매주 학교식당의 주간식단표가 게재되기 때문이다. 7일 금요일 2000원 일품은 치킨카레볶음밥/데리야끼소스/팽이장국/수박, 1800원 백반은 어묵무국/연두부, 양념장/연근조림/김치떡볶음이었다.

 


그런데 학교신문 전면에 학교식당의 가격인상 문제에 대한 기획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학생식당에 입점한 업체가 2학기 개강과 동시에 식단가격을 인상하려 했지만, 학교와 학생회, 업체 간의 논의가 원활치 못해 동결되었고 음식과 서비스의 향상이 없는 식단가격 인상에 학생회와 학생들은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 인근 다른 학교식당은 가격인상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갔는지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학교와 업체 관계자, 학생들을 인터뷰한 기사도 있었는데 학생식당 식단가격 문제는 이후에도 뜨거운 논쟁거리가 될 듯 보였다.

 

특히 학생식당에 불만이 많은 학생들은 '현재 업체가 사용하는 식당의 시설이용비를 학교측에서 부담하고 있는데 이는 곧 학생들의 등록금이라서 학생들이 현재 2000원의 식사가 아닌 2000+a의 식사를 하고 있어 지금의 식단 가격도 절대 싸지 않고, 식단의 질도 가격대비로 보면 절대 만족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학생식당 가격인상뿐만 아니라 학내에서 이뤄지는 전반적인 사업 선정 시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학교측과 업체간 협의나 결정으로 이뤄지는 것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또한 학생식당의 소비자, 고객인 학생들의 불만을 학교측에서 제대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방관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었다.(성공회대학보, 2007년 9월 5일자. 208호 참고)

 

주간식단표와 다른 점심식단, 팔리지도 않고...

 

아무튼 업체와 학교, 학생들의 입장차이가 극명해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학생식당 식단가격 인상문제'와 관련된 기사를 보고나니, '대체 학생식당과 음식이 어떻길래 이럴까'하는 생각이 들어 간만에 점심도 먹을겸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식당을 찾았다.

 

식단표 중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면서 식당에 들어섰는데, 식권을 사려고 보니 메뉴가 식단표와 달랐다. 일품류는 미트볼 스파게티, 백반류는 해장탕이었다. 식단표는 업체 사정상 변경가능하다고 식단표에 표기되어 있던 것이 기억났다.

 

2000원을 내고 일품을 주문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가서 식당 안은 한산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학생들이 늦은 점심을 먹는 모습도 보였다. 금세 나온 스파게티를 식판에 받아 자리에 앉아서는 맛을 보았다. 음... 그럭저럭 맛은 괜찮았다. 대형마트 푸드코트의 푸석푸석한 돈가스와 쉰내 나는 오므라이스 보다는 훨씬 나았다. 학교 밖에서는 2000원을 내고 도저히 사먹을 수 없는 스파게티였다. 하지만 곤궁한 학생들에게는 2000원이란 가격은 만만찮을 것이다. 10년 전 나에게도 그랬듯이.

배불리 점심을 먹고 나와, 다시금 학생식당 식단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대자보를 훑어보았다. '학생식당 식단가격 인상은 학생복지의 문제'란 문구가 선명하게 보였다. 일터로 돌아와서는 나보다 더 늦은 점심을 한 인턴장학생에게, 점심시간(오후 2시까지) 이후 학생식당에서 스파게티를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스파게티가 팔리지 않아 1400원을 내고 먹었다고 했다.

 

내가 대학을 다녔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학교식당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과 요구는 끊이질 않고 있었다. 의사소통을 통한 해결을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솔직히 그것만으로 해결이 가능할런지 모르겠다. 조금 다른 해법일지 모르지만,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다니면 어떨까란 생각을 해본다. 굳이 학생식당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면, 학생식당 식단가격 인상에 볼모가 되지 않아도 될테니까. 자취생들에게 어려운 이야기지만.

 

여하튼 대학생 여러분께 여쭙습니다. 당신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식당 가격과 음식에 만족하시는지요?

 

▲ 대학생 여러분! 당신의 학교식당 가격과 음식에 만족하십니까?
ⓒ 이장연

관련영상보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블로거뉴스,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학생식당, #가격인상, #대학교, #대학생, #음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