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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유전자와 문화적 유전자> 요약하기

2장의 제목이 <생물학적 유전자와 문화적 유전자>이다. 하지만 내용에는 생물학적 유전자와 문화적 유전자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두 학자가 나누는 대담에는 인간에게 비생물학적 차원이 존재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대한 논쟁이 이 장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아이들은 이를 어떻게 처리하여야 할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하였다.

구보람 학생은 인간에게는 다른 종에서는 볼 수 없는 비생물학적 차원이 존재한다는 인문학자의 주장을 문화적 유전자로 그리고 모든 생물들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생물학적 차원으로 받아들여 요약을 하였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연결 고리는 진화론이다. 그런데 인문학적 관점에서는 인간의 많은 부분이 환원론으로는 설명되지 않기에 이를 멀리하고 있는 반면에, 진화론은 과학의 발전으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유전자의 비밀이 밝혀짐에 따라 환원론의 입장으로 점점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두 학문 사이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되었다.

인문학에서는 인간에게 비생물학적 차원이 존재한다고 본다. 비생물학적 차원은 생존과 번식에 초점을 두는 생물학적 차원과는 달리 인간이 인간일 수 있게 하는 인간다움에 초점을 둔다. 또한 생물학적 진화가 자연 선택의 결과라 하면, 사회적 진화는 정치적·사회적 선택, 한마디로 문화적 선택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부일처제, 인간 사회의 다양한 협동 같은 사회적 질서들이 바로 문화적 선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선택 결과는 종적으로뿐 아니라 횡적으로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자연 선택과는 분명히 구분된다.

하지만 생물학자들은 이러한 구분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생물학의 범위에서는 유전자에 의해서 발현되는 형질들이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가에 관련된 모든 학문이 포함되기 때문에 비생물학적 차원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러므로 인간의 정치성뿐만 아니라 도덕성과 종교 등을 비롯한 인간의 본성 모두가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인문학과 생물학의 이러한 맞섬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사람의 삶에는 다른 종에서는 볼 수 없는 비생물학 차원이 존재한다는 인문학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를 문화적 유전자라 부르기로 한다. 하지만 유전자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이 역시 큰 범위에서는 생물학적 차원에 속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생태학적인 차원에는 모든 생물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적인 차원을 생물학적 유전자로, 인간만이 지니고 있는 문화적 차원을 문화적 유전자로 나눔으로 두 학문 사이의 벌어진 틈을 메우고자 한다.(부산국제외고 3학년 구보람)


인간에게 비생물학적 차원은 존재하나

<생물학적 유전자와 문화적 유전자>를 읽고 아이들이 찾아낸 논술 거리는 세 가지이다.

① 이 글을 읽고 신화(종교)가 추구하는 것과 과학이 추구하는 것의 차이점에 대해 서술하시오.

② 이 글을 바탕으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기 위해 사회적으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서술하시오.

③ 인간의 삶을 생물학적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생물학적 차원과 비생물학적 차원으로 나뉘어 설명해야 하는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시오.

토론을 한 결과, 첫 번째 것은 아이들이 신화나 과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므로 논거로 사용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두 번째 것은 상투적인 답변으로 흐르기 쉽다는 이유로 세 번째 것을 논제로 삼았다.

그 가운데 인간의 삶을 생물학적 차원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글과 인간의 삶에는 비생물학적 차원이 존재한다는 두 글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토론할 때는 글쓴이는 익명으로 한다.) 그 결과 인간의 삶에는 비생물학적 차원이 존재한다는 이은선 학생의 글이 논리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이 말은 인간은 사회적 환경 속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는 사회적 존재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선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법은 물론이고 윤리적, 도덕적 규범이 필요하다. "이웃을 사랑하라", "약한 자의 편에 서라"와 같은 윤리적 실천 명령이 있음으로써 인간 사회는 강자만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의 세계, 즉 동물의 세계와는 구분된다.

만약 인간의 삶을 생물학적 차원에서만 설명하려 한다면 인간의 사회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동물의 세계로 표현되었을 것이다. 생물학적 차원을 반드시 유전적인 측면만으로 단정 짓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생물학은 진화론을 그 바탕에 두고 있다. 진화론을 통해 유전자의 존재가 밝혀지게 되었고, 유전자가 인간 탄생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지만 인간 존재에 있어서 생물학이 중요한 사실을 밝혀내었다고 해서 인간의 삶을 생물학적 차원에서만 설명할 수는 없다. 위에서 말한 생물학에 환경적인 측면도 고려한다는 생태학이 있다 하더라도 이것만으론 생물학이 인간의 문화적인 측면까지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적 요소의 하나인 일부일처제는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대표적인 예이다.

자연 세계에서는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와 같이 그 환경에 맞는 혼인 형태가 존재한다. 하지만 인간 사회가 힘의 논리가 아닌 평등과 같은 사회적 질서에 따라 발전함으로써 일부일처제가 보편화되었다. 이것은 인간이 사회 속에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본능적 욕구를 중요시하는 생물학적 측면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화적인 요소인 것이다.

그리고 생물학이 인간이 삶을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서도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인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것과 같은 생물학적 차원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에는 생물학적 차원과 비생물학적 차원으로 나누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탄생에 대해선 생물학적 차원에서 설명하되, 인간이 삶을 살아가면서 만든 문화적 차원이나 인간 삶에 대한 물음에 대해선 비생물학적 차원에서 설명해야 한다. (부산국제외고 3학년 이은선)


인간의 삶에는 비생물학적 차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서론에서 자기의 관점을 뚜렷하게 제시하였다는 점이 돋보인다. 그리고 글의 흐름이 '서론-생물학적 차원의 존재 인정-하지만 생물학적 차원의 한계-비생물학적 차원의 필요성-결말'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논거로 든 예시가 바탕글에서 가져왔으므로 참신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다.

덧붙이는 글 | <대담>을 가지고 논술 수업 한 과정을 13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 수업 과정입니다.


태그:#대담, #도정일, #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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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행복에서 물러나 시골 살이하면서 자연에서 느끼고 배우며 그리고 깨닫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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