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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나무
90년대 한 제약회사 광고에 판소리 명창 한 분이 나오신 적이 있다. 그 명창이 어떤 분이었는지 약 이름이 무엇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제비 몰러 나간다"란 대목과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란 대목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신토불이'란 말이 유행한 적도 있었고, 대중가요 노래로 만들어져 불린 적도 있었다. 그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우리 땅에서 난 것이 우리 몸에 이롭다는 말에 토를 달고 반대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별로 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속 시원하게 이러저러해서 우리 땅에서 난 게 우리 몸에 이롭다고 알아듣게 설명해준 사람도 별로 없었다.

우리 것은 정말로 좋은 것일까? <밥상에 오른 과학>의 저자 이성규는 '그렇다!'고 자신 있게 답하고 있다. 추운 지방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들 높은 열량이 필요한 육식 위주의 식생활을 했고, 온대지방에서 살아온 우리는 열량이 적은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해왔다. 식생활의 차이는 사람의 몸에도 변화를 초래했다. 쌀과 채식 중심의 우리 전통 음식이 우리 몸에 좋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는 것이다.

<밥상에 오른 과학>이 내건 구호 중의 하나가 '패스트푸드와 전통 음식의 한판 대결'이다. 피자나 치킨, 햄버거나 청량음료에 익숙한 아이들을 위해 '외식 엄마'와 '배불뚝이 아빠', 그리고 '우량아'를 주인공으로 패스트푸드의 문제점부터 파고든다.

미국 영화 <슈퍼 사이즈 미>에서 보여주는 패스트푸드의 폐해는 충격적이다. 하루 세 끼 패스트푸드만 먹고 산 사람은 한 달 만에 11㎏의 체중이 불고,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높아졌다. 심한 두통과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패스트푸드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총 열량에서 차지하는 지방의 비율이 다른 음식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 몸에 축적되는 열량이 많다는 점, 소금의 함량이 매우 높다는 점, 안정제, 유화제, 보존제, 살균제, 착색제, 감미료, 산화방지제 등의 첨가물이 많다는 점, 이들 첨가물 중에는 배설되지 않고 몸속에 남아 축적되어 건강에 치명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더구나 패스트푸드에 많이 들어있는 지방을 오래 먹을 경우 모르핀 같은 마약에 중독되었을 때처럼 뇌가 반응한다고 했다.

이 책은 영화 이야기를 통해 패스트푸드에 결정타를 날린 뒤 차근차근 우리 음식의 좋은 점들을 과학적으로 조목조목 도란도란 이야기한다. 먼저 비교할 대상을 정해두고 대결을 유도한다. 쌀과 밀가루의 대결, 김치와 기무치의 대결, 콩과 쇠고기의 대결, 식혜와 콜라의 대결, 나물과 샐러드의 대결, 옹기와 플라스틱 용기의 대결을 통해 우리 음식이 우리 몸에 좋은 점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난 뒤 나 자신에게 되물어보았다. 우리 것은 정말로 좋은 것일까? 적어도 우리 음식이 어떻게 우리 몸에 이로운지를 가까운 사람에게 얘기해줄 정도의 자신감이 생겼다.


밥상에 오른 과학 - 패스트푸드와 전통 음식의 대결, 과학 한 판!

이성규 지음, 임은정 그림, 봄나무(2007)


태그:#밥상에 오른 과학, #이성규, #봄나무, #임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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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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