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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27일부터 2박3일동안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시민기자포럼은 타이틀에 걸맞게 26개 국가, 100여명의 시민기자들이 참가하였다. 이 포럼에서 가장 중요하게 초점을 맞춰야 할 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세계에서 다양한 형태와 모습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민기자들과의 교류로, 더 넓은 세계를 알고 경험하는 것은 기자들에게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포럼에서 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와 토론으로 풍부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었고,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

나의 룸메이트인 노리코 마츠야마(紀子松山)씨는 <오마이뉴스 재팬>에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등과 같은 문화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는 시민기자다. 욘사마나 장동건 등 한국 남자배우들에게 단순히 열광하는 일본 아줌마가 아니라, 자신의 관심을 토대로 한국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는 훌륭한 시민기자의 한 예였다.

그녀는 우연히 TV에서 보게 된 <거침없이 하이킥>에 대해 다음 날 아침, 나에게 드라마 내용과 배우 이름 등에 관하여 물어보고 꼼꼼히 메모를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기사를 써야한다고 하면, 딱딱하고 무겁게 느껴왔던 나에게 그렇게 자신의 관심사를 적극적인 자세로 조사하고 메모하여 기사로 써 내려가는 모습은 굉장히 신선했다.

▲ 왼쪽부터 서은영, Serhiy Danylenko, Rostislav Vylegzhanin, 최아나
ⓒ 서은영

우크라이나에서 온 <하이웨이(Highway)>의 편집장인 세르히 다닐렌코(serhiy danylenko)는 "한국의 인터넷과 모바일폰 보급률에 크게 놀랐다"고 전했다. 그의 말은 한국에서는 누구나 쉽게 시민기자 활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데도, 그것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하게 했다.

세르히와 그의 동업자이자 6년간 우정을 다져온 드미트리 더블릿(Dmitriy dubilet)씨는 한국 나이로 23세라는 어린나이에 우크라이나 최초의 시민기자 사이트인 <하이웨이(Highway)>를 만들었다. 나와 동갑임에도 연사로 나선 세르히의 모습에선 왠지 모를 아우라가 느껴졌고, 나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그들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독특한 생각을 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또 그렇게 되기 위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게 되어,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 시즈오카 대학(静岡大学)에 다니고 있는 니시와키 야스히로(西脇靖紘)씨는 '일본의 시민기자가 활발히 활동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 "보통 2~3건의 기사만 쓴 시민기자가 많다"고도 전해주었다.

<오마이뉴스>와 같이 시민저널리즘의 확산에 앞장서고 있는 많은 나라의 시민기자들과 편집자들을 만나며, 이제 저널리즘이 어떤 흐름으로 발전하게 될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시간도 되었다. 또한 각 나라의 사이트가 갖고 있는 독특한 특징도 알게 되었다.

사실 시민저널리즘의 정확성과 공공성에 대해서 의심을 품고 있던 나였는데, 이번 포럼의 프레젠테이션 및 토론을 통해 시민저널리즘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되었다. 단순히 한국뿐만이 아니라, 이미 많은 나라에서도 이런 시민기자나 블로거들에 대한 개념 정립 및 관련 사이트들의 탄생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기고 있음을 깨달았다.

세계시민기자포럼을 통해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민저널리즘이라는 공통된 관심사 아래 이렇게 얼굴색이 다르고, 언어도 다른 사람들이 함께 만나 토론을 벌이고 함께 얘기를 나누고, 또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는 그리 자주 오는 것이 아닐 것이다.

2007세계시민기자포럼은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커다란 터닝 포인트가 되었고, 소중한 친구들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

태그:#세계시민기자포럼, #시민저널리즘, #니시와키야스히로, #노리코마츠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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