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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과 5월 1일 이틀 간격으로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니콜라 사르코지와 사회당(PS) 세골렌 루아얄 프랑스 대통령 후보의 마지막 파리 유세전이 펼쳐졌다. 베르시 경기장과 샤를레티 경기장에서 각각 벌어진 이번 유세전은 올해 대선을 통해 최대 규모였다. 지난 1일 노동절 루아얄의 샤를레티 유세 현장을 찾았다. 샤를레티는 독일 월드컵이 개최된 지난해 여름 파리의 한인 동포들이 응원전을 벌인 바로 그 장소. <편집자주>
▲ 숫자 경쟁, "집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샤를레티에 더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수 없습니다." 저녁 6시경 유세 현장에서 나온 안내 방송이다. 이틀 전 사르코지의 베르시에는 2만 인파가 몰려들었다. 미처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었던 나머지 2만 인파는 경기장 밖에서 사르코지의 연설을 지켜봤다. 이틀후 루아얄의 샤를레티를 채운 인파는 4만에 달했다. 경기장 밖을 지킨 인파도 2만을 넘었다.
ⓒ 박영신

▲ 루아얄의 연설을 장식하는 말 '라 프랑스 프레지당트'는 일종의 언어유희. '프랑스'는 불어에서 여성형 명사다. 대통령을 말하는 불어의 '프레지당'에 명사화 모음 'e'가 붙어 '프레지당트'가 되면 '여성 대통령'이라는 뜻. 그러나 '라 프랑스 프레지당트'에서 수식어는 '프레지당트'다. 여성형 명사 '라 프랑스'를 수식하는 여성형 형용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여성 대통령의 프랑스'라는 말. 곧 루아얄은 프랑스인 것이다.
ⓒ 박영신

▲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프랑스인'과 그렇지 않은 프랑스인을 구별하지 않습니다. 야간 업무를 위해 해가 진 뒤에야 출근을 하는 간호사들, 아니 '일찍 일어나는 척 하는 프랑스'의 편입니다. 실직을 했으나 일찍 일어나는 척 해야 하는 사람들도 프랑스인이기 때문입니다." 사르코지에게 프랑스는 일터로 나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의 것인 반면 루아얄은 '일찍 일어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의 편이다.
ⓒ 박영신

▲ 4만의 인파가 이미 샤를레티를 점령한 가운데 취재권을 가진 기자들조차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 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기자석이 만원이었던 것. '스톱 사르코'라 적힌 스티커를 가슴에 부착한 경비원이 항의하는 기자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있다. 1시간 반 이상을 기다린 후에야 '철창' 밖의 기자들은 한 명씩 차례대로 입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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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늦었어요(Il est trop tard)'라는 노래로 우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음유시인 조르주 무스타키(오른쪽). 축구 선수 비카슈 도라소, 배우 장-피에르 다루생, 디디에 베자크, 가수이자 배우인 제인 버킨, 르노 등 프랑스의 아티스트들은 이날 무료 공연으로 루아얄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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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르코지가 집권하면 프랑스를 뜰테다!" 왕년의 테니스 스타, 지금은 가수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야닉 노아는 사르코지를 맹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사회당 유세 현장에는 어김없이 야닉 노아의 노래가 분위기를 돋운다. 저녁 7시부터 한 시간에 걸친 루아얄의 연설이 끝난 뒤 저녁 9시 경 무대에 오른 야닉 노아의 공연으로 이날 유세는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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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역으로부터 샤를레티까지 이어진 벽면은 루아얄의 선거벽보로 빼곡히 장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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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절이었던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는 20만 인파가 거리를 행진했다. 공화국 광장으로부터 나시옹까지 행진한 파리의 시위대는 주최측 통계 6만(경찰 집계 25000)에 육박했다. 대선 결선 투표를 나흘 앞둔 올해 노동절의 암호는 '스톱 사르코지'. '비공식' 사르코지 저지 시위였던 것. 해골이 그려진 벽보에는 '사르코지 집권 5년'을 전체주의 국가로 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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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주의자라 자랑스럽습니다." 붉은 글씨가 선명한 기구 밑으로 '세골렌 루아얄 대통령'이라 적힌 플래카드가 휘날리고 있다. 샤를레티를 가득 채운 4만 인파는 연설 도중 루아얄이 말을 끊을 때마다 삼색기를 흔들며 '세골렌, 대통령'을 연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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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역에서 샤를레티를 연결하는 전차가 멈춰섰다. 밀물처럼 밀려드는 인파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 한여름을 연상시키는 햇볕을 만끽하며 시민들은 샤를레티까지 산보하듯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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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아얄은 대선 기간동안 희거나 붉은 정장을 즐겨왔다. 이날 붉은 티셔츠에 하얀 정장을 차려입은 루아얄은 신세대 좌파의 상징이었다. "승리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전진합시다. 모입시다. 손을 잡읍시다. 서로를 사랑합시다. 함께 건설합시다. 공화국 만세, 프랑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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