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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 60돌(2005년 8월 15일)에 서울시청을 뒤덮은 대형 태극기와 3천6백 장의 소형 태극기
ⓒ 서울문화재단
2005년 8월 15일 서울시청은 대형 태극기와 3600장의 소형 태극기로 온통 뒤덮였다. 광복 60돌을 맞아 기쁨을 표현한 일이었다. 그 태극기가 일제강점기 때는 독립운동을 하던 애국지사들의 희망이었다.

그런데 최근 어떤 이는 태극기가 중국 것이고 뜻이 어려우니 도안을 바꾸자고 나라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정말 그럴까? 이에 태극기는 우리 것이고, 우리가 자랑스러워해야 할 국기라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허정윤·반재원씨가 도서출판 한배달을 통해 내놓은 <태극기>가 그것이다.

ⓒ 도서출판 한배달
그는 말한다. "단군 조선 이전부터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13자의 진리인 신선도에 그 맥이 닿아있는 우리의 태극기와 우주 천문의 운행원리를 근원으로 하고 있는 한글이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서로 둘이 아니라 한 뿌리에서 나온 우리 민족의 시원사상이라는 하나의 나뭇가지에 열린 한 열매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기는 태극도형이 중국 주렴계(周濂溪)의 '태극도설'에서 비롯된 것으로 안다. 주렴계는 송나라 신종 때 즉 우리나라 고려 문종 24년, 1070년경의 사람이다. 하지만 신라 때 세운 감은사(感恩寺) 석탑 장대석에 새겨진 태극도형은 682년으로 보아 주렴계의 태극도설보다 388년이 앞섰다는 것이다.

또 중국 주렴계의 음은 검정, 양은 흰색이며, 음양의 군역이 좌우 대칭으로 되어있고, 음양의 머리 부분에는 점이 있으며, 둘레에는 8괘가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의 태극무늬는 음은 청색, 양은 홍색으로 되어 있으며, 음양의 권역은 좌우 또는 위아래 대칭으로 되어 있고, 네 귀퉁이에 4괘를 배치한 것이 다르다.

그렇다면 태극기의 원리는 무엇일까? 글쓴이는 아주 간단한 원리라고 강조한다. 태극기는 음양의 생성원리와 이에 따르는 계절의 순환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 감은사 석탑 장대석에 있는 태극무늬(왼쪽), 1328년 고려 충숙왕 15년에 창건한 회암사 석계 고형석의 ‘회돌이 태극’(오른쪽)
ⓒ 반재원
태극기의 음이 가장 극성하여 양이 처음 생겨나는 때가 동지이고, 양의 기운이 점점 자라나 음과 양이 같아지는 때가 춘분이며, 역시 양이 가장 극성하여 음이 생겨나는 때가 하지이고, 음의 기운이 자라나 음양이 대등하게 되면 추분이라는 것이다. 태극기는 음과 양에 더하여 이에 맞게 괘를 그려 넣었다.

태극은 허공의 충만한 두 기운인 음기와 양기의 조건에 의하여 만물을 창조하고, 또 조건에 따라 다시 태극으로 돌아가는 자연현상의 순환원리를 표현한 도식이라고 것이다. 따라서 이런 태극무늬를 오랫동안 써온 우리 겨레는 천손민족임이 분명하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또 이 태극도의 원리와 한글의 원리는 같은 맥락임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 원리에 맞게 그려진 태극기(바탕은 옥색이며, 음의 색은 검정, 괘도 양은 붉은 색 음은 검정색으로 했다.)
ⓒ 도서출판 한배달
▲ 태극 괘와 한글 가운뎃소리와의 관계
ⓒ 도서출판 한배달
이런 태극기를 '25시'의 작가이며, 루마니아 그리스 정교회의 신부인 게오르규는 태극기송(頌)으로 찬양한다.

"한국의 국기는 유일하다.
어느 나라의 국기와도 닮지 않았다.
세계 모든 철학의 요약 같은 것이 새겨져 있다.
거기에는 우주의 대질서, 인간의 조건과 살과 죽음의 모든 운명이
선, 점, 원, 붉은 색, 흰색, 그리고 파란색으로 그려져 있다."


그런데 현재의 태극기에는 원래의 것과 다른 점이 있다고 한다. 특히 태극의 빛깔이 붉은색과 파란색으로 되어 있는데 파란색은 원래 음색인 검정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박영효가 태극기를 처음 도안한 사람이라고 알려져 왔지만 실제론 고종황제라고 말한다. 특히 1882년 10월 2일자 도쿄 일간신문 '시사신보(時事新報)' 제179호에 실린 다음의 기사는 태극기 제작 배경을 확실히 하는 것으로 본다.

▲ 고종황제가 태극기의 직접적인 도안자임을 드러내주는 도쿄의 시사신문 기사. 내용 중엔 고종의 태극기가 나온다.
ⓒ 도서출판 한배달
"지금까지 조선에 국기가 없었는데 이번에 청국에서 온 마건충이 조선의 국기를 청국의 국기를 모방하여 삼각형의 청색 바탕에 용을 그려서 쓰도록 한 데 대하여 고종황제가 크게 분개하여 결단코 거절하면서, 사각형의 옥색 바탕에 태극도를 적색, 청색으로 그리고 기의 네 귀퉁이에 동서남북의 괘를 붙여서 조선의 국기로 정한다는 명령을 하교하였다."

이 책에는 태극기의 원리를 확인하고, 변천과 수정론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한글의 원리에도 대입하고 있으며, 태극기와 제작 방법과 국기 게양법을 상세하게 다룬다. 그리고 뒷부분에서 국화인 무궁화와 애국가에 대한 얘기도 들려준다.

이 책은 글쓴이의 많은 노력 속에서 출간된 것이 분명하다. 특히 태극기의 원리에 대해 많은 참고 자료를 탐독하고, 깊은 숙고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책에도 약간의 옥에 티는 있다. 좀 더 쉽게 풀어주고, 컬러사진 자료들을 많이 덧붙였더라면 아주 훌륭한 책이 되었을 것이다.

▲ 1942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제정한 국기(음이 위에 있고, 검정색이다), 고종황제가 데니에게 하사한 태극기(태극무늬가 회오리 모양), 광복군이 서명한 태극기, '대한독립'이라고 쓴 안중근 태극기 (왼쪽부터 시계방향)
ⓒ 김영조
우리는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의 국기인 태극기의 원리를 잘 모르고 있다. 원리를 모르니 중국의 것이라는 오해로 국기를 바꾸자는 주장도 나오는 것이다. 또 태극기의 도안자도 모르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이 책을 탐독함으로써 한국인인임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일이다.

"태극기는 고종황제의 자주정신이 빚었다"
[대담] <태극기>의 저자 반재원

▲ <태극기> 책을 보며 설명하는 반재원
ⓒ김영조
- 어떻게 태극기를 연구하고 책을 쓰게 되었나?
"나는 오랫동안 훈민정음 창제 기원에 대해 연구해왔다. 그런데 훈민정음의 원리에는 음양오행이 있었고, 훈민정음 원본에는 태극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따라서 훈민정음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태극의 원리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공부 과정에서 태극기에 대한 오해가 많음을 알았고, 이를 책으로 써서 풀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 원래의 태극무늬는 회오리 모양인데 그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닌지? 또 태극무늬만 있고 괘가 없었는데 언제부터 붙었고, 없애면 어떤가?
"물론 원래의 태극무늬가 회오리인 것은 사실이고, 그 모양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 또 4괘도 고종황제 때부터 붙은 것이다. 괘는 부연설명일 뿐이므로 없어도 상관없다. 또 원래 고종의 태극기는 옥색 바탕이었기 때문에 바탕 색깔도 바꾸는 것이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오랫동안 우리의 국기로 써온 태극기의 도안을 쉽게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 원초적 철학이 담긴 태극무늬를 중국이 국기에 쓰지 않은 까닭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중국에서 맨 처음 태극에 대한 논리를 얘기한 주렴계의 태극도설 이전에도 우리는 오랫동안 태극무늬를 써왔다. 조선에서 너무 오랫동안 써왔기에 태극도는 조선의 것이라고 생각한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든 천손의 표시인 태극무늬를 중국에 뺏기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태극기를 고종이 디자인했다면 고종의 자주적인 생각 때문이라고 보는가?
"물론이다. <시사신보>의 기사를 보면 청국의 깃발을 모방하여 만들라는 청국 사신의 권유에 화를 냈다는 내용이 나온다. 황룡포를 입고, 독자적인 연호를 썼던 고종황제가 자주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기에 태극무늬를 국기에 썼다는 생각이다."

- 국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흔히 태극무늬가 중국 것이라고 오해를 한다. 또 원리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어렵다고만 생각한다. 그래서 국기를 바꾸자고 주장하지만 내용을 알고 나면 더 이상 바꾸자는 주장을 할 리가 없다. 태극기를 바꾸자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이 책을 통해 잘못된 오해를 풀고 태극기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으면 한다."

- 태극기를 옷에 디자인하여 입기도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바람직한 일이다. 태극기가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천손민족임을 표시하며, 국가를 상징하는 것이어서 그동안 지나치게 엄격한 대접을 받아왔다. 그래서 태극기가 더 어렵게 느낀 것이 사실이다. 옷에 디자인하여 입는 것은 태극기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질 것이기에 좋은 일이다." / 김영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대자보, 다음, 문화저널21, 뉴스프리즘, 수조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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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