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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일 오전 11시 환경운동연합은 한미FTA 협상 저지와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를 요청하는 긴급퍼포먼스를 벌였다.
ⓒ 조한혜진

4인용 식탁이 놓여 있다. 하얀 식탁보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 덩어리.

이 식탁의 빈 의자에는 아무도 앉지 않는다. 광우병 쇠고기를 먹는 미친 소만 앉아 있을 뿐.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우려의 눈빛으로 빈 식탁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이 들고있는 포크와 젓가락에는 한미FTA 협상 체결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반대의 메시지를 붙어있다.

"쇄국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미FTA 협상 체결 시한을 앞둔 1일 오전 11시, 환경운동연합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임지애 환경운동연합 생명안전본부 국장은 "한미FTA 협상이 체결될 경우 국민의 생명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식품안전체계도 제대로 완비되지 않는 상황에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 쇠고기가 뼈째 수입된다면 국민의 식탁과 생명안전은 근본부터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환경운동연합이 한미FTA 협상을 서두르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드리는 호소의 글이다.

▲ 국민의 식탁과 생명안전을 위협하는 한미 FTA,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합니다.
ⓒ 조한혜진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한미FTA 협상이 막바지를 향해 내달리고 있습니다. 실무선에서의 협상은 거의 마무리된 채 쌀·쇠고기·자동차 등 핵심쟁점에 대한 고위급 빅딜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협상이 완료되기도 전에 이미 31일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협상 타결선언을 하고 4월 2일 한미FTA로 인한 피해대책에 대한 대국민 담화문이 나올 것이라는 일정도 잡혀 있습니다.

정말, 한미FTA협상이 타결되는 겁니까?

거리에서 목놓아 외치던 시민들의 한미FTA반대 목소리는 허공에 대고 외친 대답 없는 메아리였습니까? 지금도 차가운 바닥에서 3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힘없는 국민들의 외침을 대통령께서는 진정 모르십니까?

아스팔트 위로 피를 토하듯 쌀을 쏟아버리고 눈물짓던 농부들의 외침을, 키우던 소를 끌고 아무 대책 없이 서울로 올라왔던 촌로의 그 답답한 마음을 진정 외면하시는 겁니까?

2007년, 세계가 하나의 경제체제로 움직이고 있는 지금, 시장경제체제의 무한경쟁 시대를 사는 우리는 우리나라의 문을 단단히 닫아 버리는 쇄국정책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국의 경제가 부흥하고 또 국민들 모두가 부자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이건 아닙니다.

아무리 상품으로 팔 것이 없어도 국민의 안전을, 우리 후손들을 위한 깨끗한 환경까지도 팔아 버릴 수는 없습니다.

광우병으로 안전이 의심되는 미국산 쇠고기를 뼈째 수입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먹는 급식을 안전하지 못한 음식으로 줄 수는 없습니다. 시민들의 노력의 성과로 만든 우리의 GMO표시제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미국의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먹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시장을 개방하신다고 우리의 안전한 식탁을 위한 선택권 마저도 뺏어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시민들은 바로 우리의 손으로 금수강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정부의 무자비한 개발정책에도 우리의 국토를 지키고 후손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정부가 합의해 준 투자자 정부제소권은 우리의 환경정책도 불공정 경쟁요인으로 간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광우병 쇠고기 먹는 소, "안 먹어! 오지마!"
ⓒ 조한혜진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국민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꼭 모두 개방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의 안전도 외면해 버리는 경제협상은 정말 안 됩니다. 우리 국민들이 건강할 때 경제도 있는 것입니다.

바로 당장 경제협상을 할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으면 조목조목 짚어가며 실익을 따져야 합니다. 3월 말까지의 시한은 미국의 일정이지 우리의 일정은 아닙니다. 조금 천천히 가도 됩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짓은 정말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국민들의 진실어린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환경운동연합

덧붙이는 글 | 더 자세한 내용(한미FTA협상 환경쟁점 등)은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http://kfe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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