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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12월 경기대는 특별위원 9명,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진실·개혁·통합을 위한 경기대학교 진상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이태일 총장)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기부금 부정입학사건을 비롯, 1993년 4월경 손종국 당시 이사장에 대한 학생들의 고발과 폭력사태, 일부 교원 학위 부정 등 다양한 문제를 조사했다.

이후 그 뒤 9개월동안 활동한 뒤 지난해 8월 <조사백서>를 발행했다. 위원회 활동은 일단락됐지만, 학내 문제 해결은 지금부터다.

위원회 이기영 전 사무국장을 만나 그간의 활동과 현 이태일 총장에게 전하는 말을 들었다.

위원회 자료 제출, 학교당국 의지 재는 잣대

▲ 이기영 <진실·개혁·통합을 위한 경기대학교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전 사무국장
ⓒ 김삼석
- <진실·개혁·통합을 위한 경기대학교 진상조사특별위원회>사무국장으로 활동했는데 진조위는 어떤 일들을 했나?
"'진실ㆍ개혁ㆍ통합을 위한 경기대학교 진상조사특별위원회 규정'에 의한 위원회 출범의 목적은 '1984년 학원민주화 조치 이후 경기대학교에서 행해진 부정비리, 폭력과 인권유린, 학생회 탄압, 그리고 왜곡의 역사를 조사하여 진실을 규명하고 개혁을 통한 구성원의 미래지향적 대통합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규정에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보듯 과거 시기 학내의 불행했던 과거사에 대해 조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되 조사결과를 통해 명백하게 밝혀진 사실에 대해서는 인적ㆍ제도적 실천행위를 함으로써 개혁조치를 수행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를 발판으로 하여 경기대학교의 미래발전을 위한 통합을 이루어 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진실ㆍ개혁ㆍ통합을 위한 경기대학교 진상조사특별위원회'라는 위원회의 공식명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일반 직원 임용실태에 관한 조사와 그 문제점은 무엇인가?
"경기대학교는 손종국 전 총장이 이사장과 총장으로 재임할 때 일반직원의 임용이 경기대학교 내 '일반직원 인사규정'에 의거한 공개경쟁시험(이하 공채)에 따른 공정하고 합리적인 임용이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대부분 특별전형(이하 특채) 형태로 손종국 전 총장과 당시 보직교수 등의 개인적 친분관계와 이해관계 등으로 임용하여 파벌이 형성되는 등 일반직원 사회는 물론 전체 학교구성원들의 불신이 팽배해 있었다.

또한, 손종국 전 총장이 이사장과 총장재임시절에 재단과 학교당국의 부정과 비리에 항거하던 학생들과 다른 견해를 가지고 활동했던 동문출신들을 특정한 이유로 특채를 통해 임용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전반적인 일반직원의 임용실태와 일반직원 임용과정의 여러 의혹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일반직원 임용실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 N 교수의 부친 논문 표절의혹과 관련해 지난 달 23일 열린 1차 징계위원회에서 학교 당국은 진조위가 보고한 공식보고서조차 제출하지 않았다는데?
"앞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진조위는 조사를 마치고 학내·외에 조사결과를 알리는 '조사백서' 발행과는 별도로 규정에 의해 조사결과와 조치사항을 제언한 공식보고서를 학교당국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후속조치로 얼마 전 교원 징계위원회가 열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사결과에 따른 징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학교당국의 증빙자료가 교원징계위원회에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절차상 준비의 미비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진조위 공식보고서를 토대로 증빙자료가 징계위원회에 제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심의자료의 미비로 징계위원회가 심의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징계절차를 지속할 수 없다면 이는 조사결과 드러난 문제에 대해 학교당국의 징계의지가 정말 있는지 그 진정성에 대해 학교 구성원들이 의혹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조사 결과 바탕으로 학교는 과감한 개혁 시작해야

@BRI@- 이달 14일 2차 징계위원회는 어떤 결정을 내릴 것 같나?
"진상조사위원회는 백서를 발행하고 진상조사보고대회를 개최했으며 학교당국에 공식보고서를 제출함으로써 그 출범의 역할을 다 하고 해산했다. 현재, 후속조치에 따라 진행되는 징계위원회 등 학교당국의 조치는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의 의미를 제대로 살려내야 하고 지난 20여년간 진행된 경기대학교 학원민주화투쟁의 성과와 학내 구성원의 열망을 반영하여 정관 및 규정과 절차에 따른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많은 구성원들은 믿고 있다."

- 경기대 사태는 왜 지금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보는가?
"경기대학교 학원민주화 운동의 역사는 제가 학교에 입학했던 1983년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사학법 개정운동 시기에 언론과 방송매체 등을 통하여 한국 사학의 많은 문제점과 문제 사례들이 드러났지만, 경기대 역시 지난 시기 족벌 사학법인의 전횡과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과정에서 수많은 비리와 문제들이 드러났다.

이는 수십 년간 학원민주화투쟁을 주도해 왔던 당시의 학생들에 의해서도 이미 많은 부분이 드러났었고, 2004년 구재단의 이사장과 총장을 역임했던 분의 구속사건을 계기로 임시이사가 파견되어 있는 시점에서 구성원의 합의에 의한 진상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으로 그 내용들이 다시 공식 확인된 것이다.

조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문제들의 한 가운데 일부 교수와 직원들이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학내 구성원의 이해관계가 서로 얽혀 있어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교육부의 결정으로 임시이사가 파견되어 있고 또 경기대의 개혁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는 학내 구성원들의 열망을 반영하여 외부인사로 총장을 선임하였다.

임시이사체제는 학교의 문제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학교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적과 의무를 안고 있다. 모든 문제들을 다 조사하지는 못했지만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을 통하여 경기대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들의 주요 핵심쟁점들에 대한 내용들이 드러났으므로 학교당국에서는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과감한 개혁조치를 취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현재의 이태일 총장은 경기대의 진실·개혁·통합을 위한 적임자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개혁의지가 없다고 보는가?
"현 총장은 학내구성원의 대표로 구성되었던 공식 선출기구에서 추천이 되어 임시이사체제하의 학교법인의 선임에 의해 취임을 했다. 따라서 경기대학교에 임시이사가 파견된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학교정상화와 개혁ㆍ통합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내 구성원들의 토론과 합의를 바탕으로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고 또 본위원회의 위원장으로써 조사를 수행했다.

따라서 조사결과에 대한 최종 이행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활동은 문제를 조사만하고 의혹을 제기하자는 데에 있었던 것이 아니다. 조사결과 명백하게 드러난 문제들에 대해서는 학교 개혁에 책임과 권한이 있는 임시이사체제와 총장 등 학교당국의 조치와 제도개선, 재학생과 그동안 학원민주화운동의 주체였던 동문들의 관심과 지원으로 중단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사결과에 따른 학교당국의 후속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지지부진한 채로 시간만 흘러간다면 임시이사 파견과 외부총장 선임의 본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임시이사 체제의 개혁의지에 대해 학내구성원들은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부당이득 환수조치 등 시급한 문제

- 경기대 진실·개혁·통합을 위해서는 어떤 현안이 제일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나?
"진상조사위원회는 조사과제별로 제언을 통하여 규정과 제도개선, 징계 및 인사조치, 환수 및 부당이득 청구소송 등의 가능한 조치사항을 제시했다. 7대 조사과제는 그동안 제기되었던 많은 조사과제 중에서 핵심적인 과제들만 선정하여 조사를 한 것이다. 따라서 이미 보고서에 위원회에서 제언으로 제시한 조치사항들을 기준으로 해서 학교당국의 조속한 이행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교원과 관련한 조사에만 국한되어 진행되고 있는 조치사항들은 조사결과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한계가 있다. 특히 건축물과 관련해서는 수많은 문제들이 드러났으므로 시공사에 하자보수 재시공, 부당이득 환수조치 등은 학생들의 등록금만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 학교 실정에서 볼 때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 경기대 사태 정상화를 위해 경기대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경기대학교의 문제는 20여년이 넘는 학원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과정이 있다. 이는 과거에서 비롯되어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과거사 문제만은 아니며 또 경기대학교만의 문제도 아니다.

과거 족벌체제의 비민주적인 재단 하에서 비롯된 문제는 신속한 개혁조치를 통해 학원을 정상화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만 진정한 통합과 미래발전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과거에서 비롯된 문제들이 아직 그대로 있는데 과거 일이니 대충대충 덮고 미래로 가자는 얘기들은 경기대에서 진행되어 왔던 학원민주화와 자주화 투쟁의 과정과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역사적 진실은 언젠가는 명백하게 드러나고 진실이 승리한다는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데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학생과 동문들의 지난한 투쟁의 과정에서 많은 희생과 소중한 노력들이 있었다. 학원이 학생들의 등록금으로만 운영이 되는 현실에서 재학생들 또한 과거에 어떤 문제들이 있었으며 왜 임시이사체제로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 이 문제들을 해결하고 학교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재 무엇이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지에 대해서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진지한 토론과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립대 추진, 진행 과정 몰라

- 경기대 사태가 정상화된다는 것은 지역에서 어떤 의미를 갖나?
"학교 정상화는 경기대학교 발전의 선결과제일 것이다. 정상화의 내용은 임시이사체제에서 이미 드러난 학교문제의 핵심쟁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다. 현 이사장은 취임 후 바로 도립대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후 어떤 내용의 추진일정이나 타당성 검토, 학내구성원의 의견수렴 등의 과정들이 이루어지는지 알 수 없다. 경기도 도청소재지에 위치한 경기대와 관련하여 한때, 시민대학, 도립대학, 도립대 특수법인화 등의 얘기들이 있었던 것 같다.

학교발전 방향은 구성원과 지역 시민, 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청취하고 장기적인 발전계획 속에서 수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평의원회에 학교발전과 관련된 분과를 두어 연구하는 방법, '학교발전(추진)위원회' 등의 공식기구를 만들어서 추진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경기대학교에서 지난 20여년 동안 지속되어 왔던 학원민주화운동과 이를 통해 드러난 문제들은 지역에 소재한 한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의 지난 민주화운동 과정과 일부 사학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들이 드러나 있는 축소판의 모습을 띄고 있는 것 같다.

지역과 함께 발전해 가는 좋은 대학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의 시민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주시고 경기대학교가 정상화되어 시민들과 함께 지역발전의 소중한 역할을 담당하는 좋은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성원을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수원시민신문(www.urisuwo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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