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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프랑스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사르코지 후보가 당원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14일, 프랑스 내무부 장관이자 대중운동연합(UMP) 당수인 니콜라 사르코지가 오는 4월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에 여당의 공식후보로 선출되었다.

선거는 대중운동연합이 설치한 전국 750개의 투표소에서 9일 아침부터 14일 10시까지 5일 동안 계속되었는데, UMP 33만8천명의 당원은 당의 유일후보인 사르코지를 선택하든가 아니면 백지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선거결과는 14일 오후 2시께 나왔는데, 69.06%의 참가율을 보인 선거에서 사르코지는 98.1%라는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사실상 UMP의 유일한 후보였던 사르코지의 공식후보 선출은 기정사실 확인 절차에 불과했다.

앞서 지난 12월 29일 현 국방부 장관이며 시라크 대통령의 측근인 미셸 알리오-마리는 UMP 후보 출마를 포기했다. 알리오-마리는 12일 "개인 자격의 대선 출마마저 포기했다"고 밝혔으며 이후 "사르코지 후보 지지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마르세이유'는 함께 불렀지만

@BRI@14일 당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선 사르코지는 1시간 15분에 걸친 긴 당선연설을 했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프랑스인들에게 일의 가치를 부여하고 장려하겠다. 공무원 숫자를 줄이겠다. 결점없는 민주주의를 만들겠다. 유럽헌법을 부활시키지 않겠다.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을 반대하겠다. 프랑스의 독립과 가치를 고수하겠다."

사르코지는 이번 연설에서 그동안 자신이 겪은 개인경험과 감정을 군데군데 삽입해 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개인적인 연설취향을 보여주었다.

미국에 상당한 우호감정을 갖고 있다는 비평을 듣고 있는 사르코지는 반미감정을 갖고 있는 상당수의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듯 "이라크 전쟁에 반대함으로써 프랑스의 명예를 살렸던 시라크 대통령에게 존경을 표시한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연설이 끝나자 10여명의 소년이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선창했다. 당내 중요 정치인들도 무대에 나와 사르코지와 함께 국가를 불렀다.

시라크, '심사숙고'의 결과는?

▲ 프랑스 야당인 사회당의 대선후보 세골렌 루아얄. 14일 여당후보로 선출된 사르코지와 오는 4월 대통령 선거에서 맞붙게 됐다.
ⓒ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사르코지가 UMP의 당원에 의해 확실한 승리를 거두었다고 해도 정부나 당내에서 만장일치의 의견을 수렴한 것은 아니다. 이날 대회는 시라크 대통령과 베르나데뜨 영부인이 불참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특히 시라크 대통령 측근들은 계속 사르코지를 견제하고 있다.

UMP의 대선후보로 지정되었다가 지난해 봄 학생운동으로 세력을 잃게 된 도미니크 드 빌팽 국무총리는 며칠 전 당원대회에 참석치 않겠다고 했다가 결국 이날 오전 11시에 잠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라크 대통령 측근인 장-루이 드브레 국회의장도 사르코지를 위해 표를 던지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앞으로도 '뜻밖의 상황'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시라크 대통령이 아직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물론 UMP 내에서는 아무도 시라크의 출마를 원하지 않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시라크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 11일 시라크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웃으며 장난기있는 어조로 "조만간 심사숙고해보겠다"며 "국가이익에 좋으냐 아니냐에 따라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르코지, 루아얄, '기타 등등'?

월요일자 <리베라시옹>에 발표될 LH2 여론조사에 의하면, 34%의 프랑스인만이 "사르코지와 세골렌 루아얄(사회당 대선 후보)이 이 2차 투표에서 맞붙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프랑스인의 20%는 "2차 투표에서 사르코지도 루아얄도 아닌 다른 후보들이 맞붙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17%는 "루아얄이 아닌 다른 후보와 사르코지", 16%는 "사르코지가 아닌 다른 후보와 루아얄"이 맞붙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며칠 전 다른 대선후보인 프랑스 민주연합의 당수 프랑소와 바이루가 비판했듯 프랑스의 모든 미디어는 현재 사르코지와 루아얄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후보자들이 대선 경쟁에 설 자리가 없다고 불평하고 있는 것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태그:#루아얄, #사르코지, #프랑스 대선,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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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 자유기고가, 시네아스트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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