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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원희룡(오른쪽) 의원이 2일 오후 연희동 전두환 전대통령을 예방해 세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보희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 세배를 올린 것이 일파만파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원 의원은 2일 연희동 자택을 찾아 세배로 큰절을 했다. 이같은 원 의원의 행동에 대해 인터넷과 정치권이 들썩거리고 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오늘 원 의원에게 "전두환이 당신에게 미래입니까"라고 물으며 "뻔뻔하게도 29만원밖에 없다고 하는 그였으니 세뱃돈 받을 생각으로 간 것은 아니었을 터이고, 혹여 대선경선 과정에서 언론의 주목이라도 받아 한번 떠 보자는 요량으로 간 것이었다면 큰 실수를 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당신이 전두환에게 머리를 조아린 날은 '희망과 도전'이라는 당신의 대선출사표가 쓰레기 조각이 되고 정치인 원희룡이 정치꾼 원희룡이 된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면서 "이번 행위에 대해 분명한 반성과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어이가 없다며 "논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원희룡이..." 반발 방문자 폭주로 홈피 마비

이날 오후 5시 현재 원 의원의 홈페이지는 방문자 폭주로 서버가 마비됐으며, 그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도 질타하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아이디 '민심'은 "정치하시는 분들 다 똑같은가요? 한나라당에 존경하는 몇 분 중에 한분이었는데 이제 그만 접겠습니다"고 글을 올렸고, 아이디 '신종철'은 "저는 의원님을 존경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 이번 일은 정말 아닌 것 같다"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의원님이 그런 일을 하다니"라고 글을 올렸다.

한나라당 홈피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눈에 띄었다. 아이디 '2ckdduf'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 큰절을 하는 걸 보니 얼굴에 침이라도 뱉고 싶다"며 "이런 족속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니 기가 막힐 뿐이다"고 글을 올렸다.

하지만, 원 의원의 행위에 대해 옹호하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아이디 'stone6200'은 "새해 새날이 밝으면 새배하는 건 미풍양속이다, 돌팔매를 맞더라도 원로를 찾아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면서 "전두환씨를 찾아갔어도 원 의원의 소신에는 변함없다"고 원 의원을 옹호했다.

"전두환이 당신에게 미래입니까?"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 논평 전문

신문에서 당신이 전두환씨에게 절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뻔뻔하게도 29만원 밖에 없다고 하는 그였으니 세뱃돈 받을 생각으로 간 것은 아니었을 터이고, 혹여 대선경선 과정에서 언론의 주목이라도 받아 한번 떠 보자는 요량으로 간 것이었다면 큰 실수를 한 것입니다.

저는 비록 당은 다르지만 원 의원의 행동과 말을 주목하고 비판을 삼가고 가만 지켜보는 입장이었습니다.

젊은 의원답게 도전에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적극적이기를 기대했었습니다.

자신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컴퓨터 게임에 관심을 보이고 스타크래프트 광을 자처하고 젊은이들과 청소년들이 가득한 스타크래프트 경연장에 참여하는 모습도 약간의 부러움과 함께 긍적적 시각으로 지켜보았습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에게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발랄함과 적극적인 에너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연장선에서 원 의원의 대선도전을 의미있게 보았습니다. 마음의 박수도 보냈습니다.

한나라당의 부족한 2%를 찾겠다고 한 당신의 도전이 성공하기를 바랐고 98%가 부족한 당이라는 비판도 일부러 참아 왔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제 조아리지 말아야 할 대상 앞에서 머리를 숙였습니다.

당신의 홈페이지에 한 시민은 당신의 행위를 비판하면서 "세상에는 그 앞에서 머리를 숙여서는 안 되는 자가 있습니다"라며 개탄했습니다.

정말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전두환씨가 그 스스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그런 자를 단죄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가, 그의 손에 무참하게 죽어간 광주의 착한 시민들과 당신의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에게 머리 조아릴 자격조차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그 행위가 무슨 의미인지 설명도 없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에게 머리를 조아린 것은 그야말로 충격 자체였습니다.

젊은 정치인의 대선도전이라는 아름다운 모습이 추잡한 정치모리배의 굴신으로 변해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스스로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무언가 화합의 모습을 만들고 독재자도 용서한다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면 학생운동권 출신 후배로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당신이 정치하는 이유도, 내가 언제까지 가시밭길일지 모르는 민주노동당에서 기꺼이 활동하고 있는 이유도 광주항쟁이 우리에게 남긴 거대한 역사의 부채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아무도 당신에게 광주가 남긴 역사적 부채를 청산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현실 정치인이기 때문에 대선에 나서 변신과 이벤트를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는 것조차 용납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원희룡 의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전 시장이나 박근혜 전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전취하려고 하는 모습에 대해 "민초의 모든 풀잎이 미래를 향해 서 있는데 그것을 과거로 돌리려고 하면 민심, 풀이 누워 있는 방향을 거스르는 것일 수 있다, 나중에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고 말했더군요.

그렇다면 당신에게 묻겠습니다. 당신에게 전두환은 미래입니까? 당신에게 그가 저지른 학살행위와 반성하지 않는 태도는 머리를 조아릴 존경의 대상입니까?

당신이 전두환에게 머리를 조아린 날은 '희망과 도전'이라는 당신의 대선출사표가 쓰레기 조각이 되고 정치인 원희룡이 정치꾼 원희룡이 된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당신이 말하는 미래가 굴신과 세상에 대한 아부로 가득찰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세배정치'라는 비판적인 말이 생겨났습니다. 대선주자들의 중구난방 행보가 용납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희룡 의원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대선출마를 선언한 사람의 이런 행동 때문에 합천에서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전두환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을 추진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정치인의 책임있는 자세란 무서운 것입니다.

원희룡 의원이 이번 행위에 대해 분명한 반성과 해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운 겨울 건강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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