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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수, 자비에 파시옹 공연, 스트라스부르 꽁세르바투아에서 작곡과 타악기를 공부한 뒤 현재 강의를 하는 자비에 파시옹은 콘서트 직후 말했다. "15년 이상 연주활동을 해왔지만 이번 박창수와의 조인트 콘서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중 하나였다."
ⓒ 염준호

"한국영화는 자국의 박스 오피스에서 할리우드의 엄청난 압력을 이겨내고 매년 꾸준히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제2회 스트라스부르 한국영화·음악페스티벌(2006.11.7~12)은 이미 아시아 대륙에서 가장 창의적인 영화 중 하나라는 사실을 넘어 전략적, 상업적 성공사례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영화를 발견하는 기회."

스트라스부르를 아우르는 알자스의 지역 신문 <레 데르니에 누벨 달자스>(DNA)는 지난 4일자 기사를 통해 페스티벌을 이렇게 소개했다.

ⓒ 오마이뉴스 고정미
1886년의 우호통상조약 체결 이후 한불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에 특별한 해다. 프랑스에서 파리 다음으로 많은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이며, 유럽의회가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정치적으로 유럽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스트라스부르. 이 도시는 이제 문화적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 국립도서관(BNUS)은 파리의 프랑스 국립도서관(BNF)에 이어 장서 규모 프랑스 2위를 자랑한다. 또한 프랑스 현대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명예의장을 지낸 바 있는 '철학자 의회',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같은 걸출한 정치인을 배출한 '국립행정학교(ENA)'가 있는 엘리트의 산실이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 연극의 태반에 비유되는 스트라스부르 국립연극원(TNS),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니 및 국립 오페라 관현악단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뮤지카(Musica), 재즈도르(Jazz d'or)라는 대규모의 음악 축제가 매년 펼쳐져 풍부한 문화의 역동성을 호흡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프랑스과 한국의 만남, 고전과 신인의 만남, 영화와 음악의 만남

바로 이 곳에서 제2회 스트라스부르 한국영화·음악페스티벌이 열렸다.

영화라는 매체가 낯선 장르들의 결합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페스티벌은 이처럼 고전적인 이종교배를 가중시켰다. 페스티발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단지 영화계의 오랜 거장과 새로운 거장, 즉 유현목 감독 회고전과 봉준호 감독의 <괴물> 시사회의 교차만은 아니었다.

주최자인 한불예술교류협회는 이미 개막식 당일인 지난 7일 축하 행사 프로그램 안에 한국의 체임버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수퍼스트링'과 프랑스 피아니스트 '에스(ESSE)'의 오프닝 조인트 공연을 안배했다. 영화와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음악이 동시에 교차된 것이다.

▲ 개막 축하공연을 펼친 한국 록그룹 '수퍼스트링'(왼쪽부터 드럼 김윤태, 베이스 김상만, 바이올린 강해진, 피아노 오수연, 기타 이성록)
이어진 8일에는 한국의 전위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박창수와 프랑스 타악기 주자 자비에 파시옹이 조인트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박창수는 또한 스트라스부르 국립 근현대미술관에서 한국실험영화 5편과 함께 피아노 임프로비제이션 공연을 통해 실험영화를 재실험하는 자리로 관객들을 초대했다.

정적 이미지로만 아시아인을 바라보는 일부 유럽인들의 편견을 뒤집는 씨앗으로 페스티발이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은 페스티벌을 준비한 한불예술교류협회 회원들의 포부다.

"개인적으로 음악을 좋아해 프랑스의 음악하는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됐는데 그들에게서 보여지는 한국음악 혹은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무지가 곤혹스러운 적이 많았다.

예를 들면 음악 좀 듣는 친구들 사이에서 이전 '그라운드 제로'의 리더였던 오토모 요시히데는 거의 컬트적 수준으로 추앙받고 있다. 우리에게도 황병기나 김소희·김덕수, 혹은 신중현·히식스·산울림·어어부 밴드와 같은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가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박창수와 슈퍼스트링이라는 '제대로 된' 한국의 아티스트들을 프랑스의 대중들에게 소개한 것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
(허경, 음악부문 담당)

"한국문화, 특히 영화에 관심이 많아서 이 일에 참여하게 되었다. 내게 있어 한국영화의 가장 흥미운 점 그리고 매력은 다양한 장르들과 매체들을 사용하는 가운데 영화적 상상력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이다. 이러한 겹침, 교차의 기법은 한 마디로 아름답다." (안로르 루미악, 진행)

"페스티벌을 통해 젊은 신인감독들의 작품, 특히 독립영화 및 예술영화 작품들을 프랑스에 소개하고자 노력한다. 이 행사가 다양한 한국 젊은 예술인들이 소통하는 장으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라기태, 집행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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