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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TV에 출연, 영어로 랩을 하고 있는 스티브 유
ⓒ 신종철
지난 8월 중국에 갔을때다. 숙소에서 TV를 시청하고 있는데 낯이 익은 사람이 나와 중국어로 MC와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그 낯익 사람은 다름아닌 '스티브 승준 유' (한국명 유승준, 이하 스티유로 통일) 였던 것.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인이 된 그가 중국에서 활동하게 되었다는 건 얼핏 들어 알고 있었다.

그저 음반 내고 노래부르는 거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그가 하는 중국어를 들어보니 '수준급'이었다. MC가 묻는말에 중국어로 또렷하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물론 대본을 받아서 어느 정도 숙지하고 말하는 것이겠지만 중국어에는 '성조'라는게 존재해서 병음만 보고 읽는다고 대화가 되지는 않는다. 또 그가 중국어를 구사할 때 특별히 대본을 보고 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어 학습을 했다는 얘기일까. 예전부터 할 줄 알았는지 최근에 배운 것인지 비록 확실친 않지만 그 정도의 노력을 할 요량이었으면 당당하게 한국에 남아 군복무를 마치고 좀 더 노력했더라면 좋았을텐데.  

▲ MC와의 중국어 대화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수준급이었다.
ⓒ 신종철
그의 WESTSIDE 랩실력은 누구나 알아주지 않았던가. 또 작사, 작곡도 배워서 정말 최고의 싱어송 라이터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면 최고의 가수가 되는 것 쯤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TV스튜디오 셋트에는 또렷하게 한자로 표기된 '미중국'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만남이라는 뜻일텐데, 시청하면서 왜 그렇게 씁쓸하던지 내 한쪽 입고리가 자동으로 올라갔다.

그가 현재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건 한류열풍 덕이 아닌가. 처음부터 미국인으로 활동했으면 지금 중국에서 이렇게 활동할 수 있었을까?

신인가수 H-유진의 <독불장군> 이란 노래엔 알려졌다시피 스티브유가 피쳐링에 참여했다. 그가 하는 랩의 첫부분에 "Westside 저 기억합니까. 아직 난 대한민국 사랑합니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그에게 진정 묻고 싶다. 정말 대한민국을 사랑하느냐고. 중국에서도 이렇게 미국인임을 광고하고 TV셋트장에 크게 미국이라 써 있어도 웃으면서 출연하는 그가 과연 한국을 사랑하느냐고 말이다.

그냥 치부되어 버리기엔 능력이 너무도 아까운 스티브유. 중국어를 익히고 음반을 내고 열심히 활동을 하는 모습만 봤을땐 박수를 받을만 하다. 하지만 <독불장군>에서 그가 했던 마지막 랩 가사 처럼 "한번의 실수로 모두다 날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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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진, IT기기를 좋아하는 소심하고 철 없는 30대(이 소개가 40대로 바뀌는 날이 안왔으면...) 홀로 여행을 즐기는... 아니 즐겼던(결혼 이후 거의 불가능) 저 이지만 그마저도 국내or아시아지역. 장거리 비행기를 타고 유럽이나 미국,남미쪽도 언젠가는 꼭 가볼 수 있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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