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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사진'으로 선정된 핀바 오레일리(캐나다, <로이터>)의 '니제르 타우아 비상급식소의 어머니와 아이'.
ⓒ 세계보도사진전 서울 전시
'순간의 선택, 영원한 기록.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

사진기자들은 보도사진을 이렇게 표현한다. 전 세계 사진기자와 보도사진의 축제인 '2006 세계보도사진전(World Press Photo)' 서울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지난 주말(26일)에 다녀왔다.

퓰리처상과 함께 보도사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보도사진전'의 국내 전시는 이번이 3회째다. 전 세계 123개국 4266명의 사진기자 및 작가의 8만3044점의 출품작 중 엄선된 200여 점의 사진이 전시되고 있었다.

세계보도사진재단은 해마다 전 세계 사진기자와 사진작가들이 출품한 보도사진 중에서 열 개 부분에 걸쳐 수상작을 선정, 발표한다. 올해는 25개국의 사진기자 및 사진작가 63명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올해의 사진'은 핀바 오레일리(캐나다·<로이터>)의 '니제르 타우아 비상급식소의 어머니와 아이' 가 선정됐다. 사진은 아프리카 니제르 타우아 지방의 한 비상급식소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한 살짜리 어린 아이가 앙상한 손가락으로 엄마의 입술을 누르고 있다.

니제르에서는 최악의 가뭄과 유난히 극성이었던 메뚜기떼 때문에 지난해 농사를 모두 망쳐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극심한 식량부족에 시달렸다. 그러한 기아의 현장을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옮겨 세계를 울렸다.

▲ 뉴스 스토리 부문 1등을 수상한 토드 하이슬러(미국, <로키마운틴뉴스>)의 작품.
ⓒ 세계보도사진 서울 전시
이번 전시에서 뉴스 스토리 부문 1등은 토드 하이슬러(미국·<로키마운틴뉴스>)가 수상했다. 이라크 전쟁에서 사망한 제임스 제프리 캐시 소위의 관을 동료가 성조기에 덮고 있는 가운데 그의 유해를 맞기 위해 모인 가족과 동료가 활주로에 있는 모습을 내다보는 승객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그리고 도날드 머레일리 주니어(미국·<게티이미지>)가 지난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그랑프리 수영대회에서 세계기록 보유자인 아론 페어졸이 200m 배영 예선 경기를 끝낸 뒤 물속에서 벽을 차고 몸을 뻗고 있는 모습을 촬영. 이 사진은 역동적인 순간을 포착한 작품으로 스포츠 스토리 사진부문 1등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수준 높은 많은 작품을 볼 수 있었다.

▲ 스포츠 스토리 사진 부문 1등을 수상한 도날드 머레일리 주니어(미국, <게티이미지>)의 작품.
ⓒ 세계보도사진
한 관람자는 세계보도사진전 2006 서울전시 홈페이지(http://www.donga.com/wpp) 게시판에 "처음에 전시장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보통 사진전이겠지'라는 생각으로 무덤덤하게 들어갔지만, 한장 한장 살펴보면서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며 소감을 남겨놨다.

그는 "사랑, 슬픔, 분노, 기쁨 이러한 격하고도 다양한 감정이 사진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시회에서 만난 유종미(이화여대 재학)씨는 "이라크 전쟁으로 사망한 미군과 시민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며 "사진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한 것 같고, 전쟁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생 아들이 사진전을 보고 싶다고 해서 오게 됐다는 김화종(강원대 컴퓨터학부 교수)씨는 "이라크 전쟁과 관련 차량 테러로 억울하게 죽는 시민과 미군들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위적인 재앙이라 안타깝다"며 "더는 이런 비극이 없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김 교수의 아들 수헌(서초중 3년) 군은 "아빠와 함께 전시회에 오게 돼서 좋았다"며 "야니스 콘토스(그리스·<폴라리스 이미지>)의 팔이 잘린 아버지 옷의 단추를 채워주고 있는 사진이 가장 인상에 남았으며 불쌍하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 스포츠 피처단 사진 부문 1등을 수상한 헨리 아구델로(콜롬비아, <엘콜롬비아노>)의 작품.
ⓒ 세계보도사진전 서울 전시
최이선 세계보도사진전 서울전시 홍보실장은 "지난해 전시 때는 그 전해에 일어난 사건·사고와 관련된 충격적인 사진들이 많았다"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부드럽지만 메시지마다 의미를 던지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방 전시회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50주년 특별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시회를 주관하는 세계보도사진재단은 네덜란드 왕실의 후원으로 1955년 '대중들의 보도사진 관심 증진'을 목표로 설립된 비영리 재단으로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두고 있다.

이번 전시는 9월 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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