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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회사원 이아무개씨는 연이자 5%짜리 적금에 매월 100만원씩 1년 동안 꼬박 저축했다. 아직 사회초년생이라 금융상품 활용 경험이 없어 주변에서 펀드를 하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적금을 들었다. 어렵게 저축하는 건데 잘 알지도 못하는 투자를 해서 혹시 손해볼까 싶어서였다.

드디어 1년 만기가 되어 이씨는 들뜬 마음에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통장에 찍힌 이자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금 1200만 원에 연리 5%니까 세금 떼더라도 이자가 적어도 60만원은 붙겠거니 했던 것이다. 그런데 통장에 찍힌 이자는 27만원 정도. 기대했던 것의 절반 수준이었다. 세금이 무섭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가 하는 생각에 어리둥절했다.

무서운 건 세금이 아니라 금리에 대한 오해

▲ 금리를 잘 알아야 금융상품의 차이를 제대로 비교할 수 있다.(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남소연
세금도 이자의 15.4%나 떼기 때문에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씨의 경우 기대했던 이자의 절반밖에 못 받게 된 것은 세금 때문이 아니고 금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자는 정해진 수익을 기간에 따라 적용해서 결정이 난다. 즉 애초 기대했던 5%는 연환산 수익, 다시 말해 내가 부은 돈이 1년 동안 있다는 가정 하에서다.

적금은 원금 1200만원이 모두 1년 동안 있는 것이 아니고 매월 나눠서 들어오기 때문에 매월 붓는 원금마다 붙는 이자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기간 수익률이다. 대단히 간단한 것 같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바로 기간 수익에 대한 이해이다.

적금으로만 미래를 설계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는 여기서 출발한다. 결과적으로 이씨가 가입한 적금의 실질 수익은 연 2.31% 정도. 물가상승률은 최하 4~5% 수준이니, 적금으로 자산을 모으겠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당연히 분산해서 기대수익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매월 50만원 안팎의 저축액이라도 분산해서 일부는 적금을 활용해 단기 목돈을, 일부는 중장기 투자로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전략을 가져야 한다.

[① 대출이자] 저금리니까 그까이꺼?

이렇게 허리띠를 열심히 졸라서 적금 부었는데 허탈한 이자를 받게 되자 이씨는 왜 사람들이 그렇게 부동산투자에 열을 내는지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차라리 대출을 얻어서 집을 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흔히 이런 생각으로 부담스런 수준의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마련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버렸다. 거기에 20년 장기 대출 상품이 출시되면서 매월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도 작기 때문에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까지 드는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따져보면 낮은 수준의 이자가 시간이 지나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억 대출을 끼고 집을 산다고 가정해보자. 20년 동안 장기 대출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총 7천만원 가량(대출금리 6%, 3년 거치 후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가정)이 된다. 거의 대출원금에 육박하는 것이다.

거기에 금리가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경우 부담해야 하는 총이자는 0.5%에 거의 900만원 가량 늘어난다. 당연히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로 그 정도 이자는 부담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금리는 확실한 것이다. 대출을 얻어쓰면 확실한 비용이고 저축을 했을 경우에는 확실한 수익이라는 것이다. 반면 1억 대출을 끼고 산 집이 금융비용과 여타 비용을 제외하고도 돈이 남을 만큼 오를 것이라는 것은 기대와 예측일 뿐 확실한 것이 아니다.

되도록 거치기간 짧게, 상환은 원금균등으로

불확실한 기대수익과 맞바꾸기에는 장기 대출 총이자는 지나치게 부담스럽다는 것을 간과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더불어 원리금 균등 상환방식과 원금 균등 상환방식은 단기 대출시에는 총이자 차이가 크게 나지 않지만 장기 대출시에는 차이가 크게 난다.

1억 대출시 3년 거치 원금 균등으로 하면 원리금 균등보다 이자가 거의 천만원 가량 줄어드는데, 그것도 금리가 오르는 만큼 차이는 더 벌어진다. 따라서 가급적 장기 대출을 이용할 때는 거치기간도 짧게 하는 것이 좋고 상환방식도 원금균등이 더 좋을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따져보고 가상 시뮬레이션조차 해보지 않고 덥석 대출을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마디로 금리 무서운 것을 모르고 당장 저금리 하나에 너무 지나치고 기대고 있는 것이다.

행복한 주거공간 확보를 위해 여러 가지 것을 고려해서 의사결정을 하고 그 과정에서 장기대출을 활용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부담해야 하는 총이자도 계산에 넣지 않고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금리 그까짓 것 하지 말고 이리저리 시뮬레이션을 작성해보고 여러 방향에서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 대출 우대금리는 주거래고객만의 전유물은 아니다.(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김연기
[② 우대금리] 까다롭게 따져라, 혜택이 늘어난다

흔히 주거래 고객에게만 줄 것 같은 우대금리는 사실 직업에 따라 적용되는 경우가 흔하다. 종종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그 사람들의 경우 아예 은행에서 찾아와서 일반인들의 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신용대출을 권유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렇게 직장인이냐 전문직이냐 하는 구분 외에 직장의 종류에 따라서도 금리 수준이 달라진다. 한 마디로 우량기업에 다니는 경우가 우대금리 적용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직업 외에도 우대금리를 받아낼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까다롭게 잘 찾아보면 조금의 혜택이라도 얻어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은행간 대출영업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기 때문에 잘 찾아보면 같은 상황에서도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그냥 평상시 이용하는 은행이니까, 하는 것보다 이것저것 따져보고 비교해 보고 이자 할인을 얻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때로는 따지고 까다롭게 구는 소비자를 금융기관은 더 어려워하고 우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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