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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세계에서 '골빈해커'라는 퍽 익살스럽고 친근한 닉네임을 가진 블로거가 있다. 유명 포털 운영자에게 자문과 조언을 해줄 정도로 실력이 탄탄한 프로그래머로서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운영자로서도 명성이 좀(?) 있다. 매킨토시 프로그램과 다양한 팁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분야에서는 그를 모르는 이들이 없을 정도다. 그가 바로 골빈해커로 잘 알려진 김진중씨다.

어찌 보면 다소 장난기 어린 이미지가 풍기기도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해커로서의 날카롭고 예리한 이미지가 숨어있기도 하다. 누가 보기에도 호기심을 유발할만한 흥미로운 닉네임 '골빈해커'. 그 속에 숨겨진 브랜딩 노하우가 궁금해 그를 찾았다.

▲ 블로거 닉네임 '골빈해커'로 네티즌들에게 널리 알려진 김진중씨의 모습.
ⓒ 조창선
골빈해커 김진중씨가 운영하는 올블로그(http://allblog.net)를 방문하면 그를 만날 수 있다.(참고로, 블로그 메타사이트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인터넷 블로그들의 RSS(XML) 정보를 수집해 포스팅 실시간 중계 및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골빈해커라는 닉네임은 군대 제대 후 일부러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로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콘셉트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완벽한 해커가 아니라 어딘가 모르게 어수룩하게 보이지만, 그는 친근한 이미지로 블로그 방문자들을 언제나 반갑게 맞이했다.

약간은 부족해 보이면서 접근 장벽이 낮은 닉네임을 통해 오히려 프로그래머라는 실제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상쇄시키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닉네임 하나로도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 배려이자, 김진중씨만의 브랜드 차별화 요소인 셈이다.

"해커라는 날카롭고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에서 골빈해커라는 우스꽝스럽고 친숙한 이미지로 IT분야 사람들과 친숙하게 만나기 위한 바람으로 닉네임을 그렇게 지었죠."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블로거들 사이에서 도대체 '골빈해커'라는 재미있는 닉네임을 가진 이가 누구인지부터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방문자가 많을 때는 하루 4∼5천명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할 정도였다. 지금은 예전보다 방문이 약간 뜸한 편이지만 그래도 이슈가 될 만한 글들을 올리면 하루 2천여명 정도의 방문객을 너끈히 넘길 정도라고.

그는 '블로그'라는 무기를 통해 그렇게 사람들을 응집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골빈해커라는 브랜딩 효과가 크게 기여한다는 부분도 있다. 골빈해커가 밝히는 블로깅을 통한 개인 브랜딩 전략을 들어봤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뽑아내라... 인맥구축에도 블로깅은 약방의 감초!

실제로 그의 블로그는 신변잡기에서부터 일상에 이르기까지 재미있고 우스꽝스러운 내용들을 포함해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관심이 높은 시사적인 이슈에서부터 신변잡기적이고도 재미있는 주제에 이르기까지 자유로운 주제를 넘나드는 왕성한 블로거다.

그는 블로깅을 통해 단순하고 흥미로운 관심과 호기심을 찾아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고 뭔가 신나고 재미있는 일을 찾는 사람이다. 그는 평소에 즐기는 음악활동이나 프로그래밍 등 주요 역량에서 블로깅을 통해 자신만의 차별화 콘텐츠를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골빈해커만의 비결이 숨어있다. 쉬워 보일지 모르겠지만, 딱딱해 보이지 않게 가볍게 글을 쓰는 게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예를 들면, 실제 프로그램 개발자이자 그룹사운드의 싱어로 활동하면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나 주변의 재미와 관심요소를 찾아 사진 이미지와 짧고 심플한 형태의 텍스트를 조합해 기록하는 식이다.

그런가 하면 블로깅을 통해 좋은 인연도 만들어 나갔다. 심지어 현재 골빈해커님의 사랑하는 님(?)도 블로그를 통해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저 사람들과의 만남이 좋아 블로깅을 즐겼지만 나중에는 인맥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초창기 올블로그 개발과 기획을 맡았던 박영욱씨(블로거들 사이에서 '하늘'님으로 잘 알려져 있다)와도 블로그를 통해 만났다고 한다. 2005년 박영욱씨와의 인연을 통해 블로거를 위한 축제로 불리는 '라이브 블로그 2005'에 입상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한다. 블로깅을 통해 인맥도 맺고 진정한 블로거로서 전환점을 맞게 된 셈이다. 그는 그렇게 블로깅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좋은 인맥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갔다.

▲ 골빈해커라는 닉네임은 삶에 있어서도 친근함, 흥미로움, 해커처럼 날카로운 실력에 그 의미를 둔다.
ⓒ 조창선
재미있는 일을 찾아 열정을 쏟아라

현재 김진중씨는 블로그칵테일 상무로 올블로그 개발 및 운영을 맡고 있으며, 무료 배경음악 제공 사이트인 프리BGM(http://www.freebgm.net)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예상과는 달리 그는 컴퓨터나 프로그램에 관련된 학과를 전공하지 않았다. 그의 전공은 통계학이다.

"통계학도 재미는 있는데, 학교생활 자체가 틀에 박혀 재미가 없는 것 같아요. 심지어 학교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퇴학을 당했던 적이 있었는데, 부모님께서 재입학을 하라고 하셔서 그 뜻을 따르기로 했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일을 찾다보니 통계학 이외에 사진도 찍고, 밴드활동도 하면서 기타와 드럼까지 뛰어들게 되었지요.

골빈 사람처럼 그냥 복잡하지 않고 생각 없이 재미있게 상고 싶습니다. 틀에 박힌 삶을 사는 것보다는 어쩌면 더 재미있게 살고 싶고 더 많은 사람들을 재미있게 만들어 즐거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의미에서 현재의 일들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그게 저의 삶의 철학입니다.

저를 통해 남들이 재미있고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프리BGM을 만들기도 했지요. 이를 통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언더그라운드 가수를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을 하던 재미있는 일을 찾아 그곳에 열정을 쏟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과 삶의 철학을 확실하게 하라!

김진중씨는 광운대 창업보육센터의 지원을 받으면서 현재 올블로그를 운영, 개발하고 있다. 아직은 이렇다 할 큰 수익이 없다. 서버, 사무실 비용만 한 달에 몇 백씩 나오지만 지인들을 통해서 도움을 얻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사이트 운영비, 인건비 정도는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물어봤더니, 주위 사람들로부터 상당부분을 지원받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진중 상무를 포함한 몇몇 직원들은 직장생활 하면서 벌었던 돈을 투자하고 사비를 털어 현재 사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사실, 현 시점이 어려움의 피크를 달리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돈이 없어서 사고 싶은 것이 있어도 사지 못하고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결혼까지 앞두고 있어서 총알(돈)에 대한 압박은 솔직히 더욱 심해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진중 상무는 현재의 사이트를 결코 수익모델 중심으로 이끌어나가고 싶지 않다는 분명한 생각을 밝혔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 여기저기에 배너 광고가 걸려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분명 사용자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겁니다. 월 지출 부분도 이래저래 따지면 무시 못 할 정도지만, 저에게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분명한 철학이 있습니다."

사이트를 통해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 싶다는 너무도 확고한 바람 때문이다. 그래서 돈은 못 벌어도 일만큼은 쌍코피 터지도록 열심히, 누구보다도 즐겁고 재미있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특기를 따져보고 들이대라!... 네티즌 세상, 관심과 애정은 쏟는 만큼

최고의 블로거로서 브랜딩을 구축할 수 있었던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우선 '잘하는 걸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잘하는 부분, 관심 있는 부분을 공개하는 게 중요합니다. 관심 있는 사이트 활동 많이 하면서 자신을 알려나가는 것이지요. 자신만의 정보라도 공개해 서로 공유하는 것이 좋으며 굳이 숨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들과 정보를 공유하면 나 자신도 몰랐던 부분을 더 알 수도 있고 가치가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공개한다는 것은 공개한 부분에 대해 공유를 통해 더 체계적인 지식으로 발전될 수 있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하고 사랑받기 원한다는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에 대한 열정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의 글을 내가 봐주고 정성스럽게 댓글을 달아주는 게 중요하고 가장 큰 부분이지요. 상대방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구에 대한 관심을 가져준다면 한번이라도 더 찾아보게 됩니다.

자신의 관심분야를 다른 사람들도 등록을 해서 볼 수 있도록 하는 RSS리더 기능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방문을 유도해볼 수도 있습니다. 메일은 항상 보내는 사람에게만 보이지만 블로그를 활용하면 찾아오는 사람들의 영역을 더 넓혀나갈 수 있는 셈이지요. 좋은 글을 쓴다면 방문객을 얼마든지 더 늘여갈 수도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골빈해커님의 블로그 주소 : http://hacker.golbin.net/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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