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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총학생회장 황라열씨
ⓒ 오마이뉴스 남소연
황라열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한겨레21> 수습기자 경력뿐 아니라, 월간지 <레베카> 수습기자 경력도 지어낸 이야기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레베카> 수습기자 경력은 지난 3월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운동기간 중 선거본부 블로그에 올라왔던 황씨의 많은 이력 중 하나로, <한겨레21> 수습기자 경력과 함께 '2001년 잡지 <레베카>, <한겨레21> 수습기자'라고 명시돼 있다.

<레베카>는 기독교계 여성잡지로 지난 2001년 12월에 창간호를 냈다. 그러나 재정난을 이유로 2003년 12월호를 내고서는 휴간에 들어갔다.

황라열씨가 2001년에 <레베카>의 수습기자로 일했다면, 이 잡지의 창간 당시부터 <레베카>에서 기자로 일했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레베카> 창간멤버들은 황씨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당시 이 잡지의 편집장이었던 피현희 목사는 지난 7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자 중에 황라열이라는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창간 멤버인 A씨도 "황라열이라는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현재 갖고 있는 <레베카> 과월호의 판권(잡지 제작 관련자 명단)에도 황라열이라는 이름은 없다"고 밝혔다.

▲ 월간지 <레베카> 표지
ⓒ <레베카>
이들에 따르면 창간 당시 <레베카>의 기자 수는 10명이 안됐다. 기자 수가 많았다면 모르지만, 2001년 창간멤버들이 황씨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황씨가 <레베카>의 수습기자로 일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황씨가 자신이 이 잡지에서 일했던 시기를 잘못 기재해 일어난 착오는 아닐까. 2002년 초부터 이 잡지가 휴간에 들어갈 때까지 편집국에서 일했던 B씨는 "황라열씨가 수습기자로 일했던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황씨는 어떤 연유로 '<레베카> 수습기자' 경력을 내세우게 됐을까.

B씨는 황씨가 딱 한 번 이 잡지의 특별부록인 음악CD 제작을 맡아 일을 진행한 적이 있었고 이를 통해 황씨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황씨가 <레베카> 관련 일을 한 적이 있었던 것이 '<레베카> 수습기자'로 '뻥튀기' 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레베카>와 <한겨레21> 묶는 과정에서 생긴 결과?

<레베카> 허위 경력 문제를 단순히 '뻥튀기'로 보고 가볍게 지나칠 일은 아닌 듯하다. 황씨의 <레베카> 경력은 <한겨레21> 수습기자 경력이 문제 됐을 때, 고의성이 없었음을 강조하는 해명 근거로 사용됐던 부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황씨는 지난 26일 서울대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한겨레21>에서 기고문 요청을 받아 글을 쓴 사실은 있으나 수습기자로 활동하였다는 표현은 잡지사에서 일한 경력을 정리하면서 실제 수습기자로 근무하였던 <레베카>와 함께 묶이는 과정에서 생긴 결과였으며 과장보다는 허위에 가까울 수 있는 사실임을 고백한다"고 해명했다.

<한겨레21> 수습기자 경력이 허위로 쓰게 된 과정이 <레베카> 수습기자 경력을 함께 표기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실수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레베카> 수습기자 경력도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황씨가 거짓을 덮기 위한 또 한 번의 거짓 해명을 만들어낸 셈이다.

한편 황씨는 지난 2일부터 계속된 <오마이뉴스> 보도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7일에도 총학생회 측을 통해 황씨와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총학생회 관계자는 "일단 청문회까지 기다려 보라"며 "지금은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씨는 8일 오후 4시부터 열리는 서울대 총학 및 7개 학내 언론단체 공동주최로 열리는 청문회에 참석해 각종 의혹들에 대해 해명할 예정이다. 지난 2일부터 <오마이뉴스>를 보도를 통해 제기된 고려대 의대 합격 여부, 무에타이 프로 선수 자격, <레베카> 수습기자 등 허위 경력 의혹 제기에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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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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