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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검찰의 '불구속 기소' 방침을 전해들은 황우석 박사는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있다.

황 박사는 11일 밤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뭐라 할 말이 없다, 국민에게 더이상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는 짤막한 심경만 밝혔다. 그 이후 황 박사는 변호사나 가족 등을 제외한 외부와의 연락은 일체 끊은 채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박사의 변호인단은 공식 입장을 밝히며 정면대응하기 보다는 법정 공방을 통해 진실을 가리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특히 변호인단은 검찰의 기소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문형식 변호사는 이날 오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주까지만 해도 기소를 안 한다고 얘기를 해 그대로 종결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뒤집어졌다"며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목적으로 연구원들에게 등록금과 생활비를 대준 것을 두고 횡령이니 사기니 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법정에서 황 박사의 무죄가 밝혀지더라도 더이상 연구 재개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황 박사는 줄기세포 조작 의혹이 불거진 이후 서울 논현동에 있는 아파트를 떠나 서울시내 모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오전 찾아간 황 박사의 자택은 비어 있었으며, 문을 두드리거나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황 교수의 우편함에는 치우지 않은 '광고지'만 들어있었다.

이 아파트 관리인은 "사건 이후에 황 박사를 잘 보지 못했다"며 "아직 이사를 가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 박사의 아파트 앞에서 만난 청소원은 "그저께(10일) 오전 9시에 아파트를 나가는 황우석 박사를 보기는 했지만, 그 뒤로는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관리인과 이웃들에 따르면, 황 박사는 이따금 이곳에 들를 뿐 자택에서 생활하지는 않는 듯 했다. 이 곳을 관할하는 강남경찰서의 한 경찰은 "황 박사가 지금은 서울시내 한 특급호텔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을 뿐 정확한 소재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황우석 "검찰이 10원 한 장까지 조사하더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검찰이 12일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들은 휴대폰 등을 꺼 놓은 채 대부분 침묵을 지켰다.

다만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황우석 박사는 발표 전날인 11일 전화통화에서 "요즘 심경이 어떠냐"는 물음에 "괴롭다, 지금은 할 말이 없다, 나중에 얘기하자"고 짤막하게 답했다. 그는 "검찰에서 연구비 집행 내용을 10원 한 장까지 조사하더라"면서 "국민께 더이상의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황 박사는 "요즘 어디서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에 "그냥 모처에서 그럭저럭 지낸다, 지금은 아무런 얘기도 하고 싶지 않다"면서 심경을 토로했다.

황 박사는 그러나 12일 검찰 수사결과 발표 당일에는 휴대폰을 꺼 놓은 채 외부와 접촉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박사의 변호인도 "검찰 수사결과 후 황 교수의 공식 입장 발표는 계획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박사의 지인에 따르면 황 박사는 줄기세포와 복제 연구에 대한 의지는 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황 박사가) 지금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황 박사가) 집에 칩거하면서 검찰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황 박사가 아직까지 줄기세포와 복제 연구 등 그동안의 연구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 연구를 재개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번 검찰 조사결과 발표 이후 아는 사람들끼리 힘을 합쳐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황 박사와 함께 줄기세포 연구를 주도했던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강성근 교수 등도 휴대폰을 꺼놓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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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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