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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방조제 들머리에 새만금사업단이 내건 간판
ⓒ 허정균
개발독재 시대, 개발자들은 아무 곳이나 거침없이 포클레인을 들이밀면 되었지만 요즈음은 그게 통하는 세상이 아니다. 웬만한 공사판이면 어김없이 '생태적', '친환경적', '환경친화적', '녹색' 등의 수사가 따라붙는다. 이름 하여 '신개발주의'다. 강홍빈 교수(서울시립대)는 '신개발주의'의 특징을 "생태·환경·역사·문화·여가 등으로 스스로를 포장해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한 개발을 고안해내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농림부 산하 새만금사업단은 세계 최대의 하구역 갯벌생태계를 파괴하는 새만금 간척사업마저 이러한 신개발주의로 포장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 1공구 입구에 '세계적인 친환경 간척지 새만금'이라고 대형 입간판을 내건걸 보면 알 수 있다. 이보다 더 가관인 것은 완공된 방조제 안쪽 사면에 화단을 조성하여 풀과 나무를 옮겨 심어놓고 '친환경 녹화공법 시공'이라고 써 붙인 것이다.

▲ 1방조제 중간에 만들어놓은 화단. '친환경녹화공법시공'이란 간판이 붙어 있다.
ⓒ 허정균
개발독재시대에 태어난 새만금 간척사업이 신개발주의의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 것은 김대중 정권 때였다. 1999년 민관합동조사단이 구성되어 이 사업의 계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종합적인 조사활동을 벌이는 동안 간척사업은 중단됐었다.

2년 후인 2001년 5월 25일, 당시 이한동 국무총리는 공사 강행을 발표하면서 '환경친화적으로 간척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후 공사가 재개되자 현대건설은 '우리는 자연을 사랑합니다'라는 간판을 세워놓고 국립공원 안에 있는 해창산을 헐어냈고 정치인들의 입에서 새만금이 튀어나올 때마다 '친환경적'이라는 수사가 빠지지 않게 되었다.

▲ 해창산을 허물며 현대건설이 내건 간판. 2002년 5월
ⓒ 허정균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후 고건 국무총리 후보 인사청문회장에서 새만금사업과 관련해 고건 후보가 "정부에서 이미 결정한 사업인 만큼 환경친화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모범답안을 내놓자 오세훈 의원(한나라당)은 "간척은 환경파괴인데 환경친화적인 간척이 어디 있느냐, '아름다운 살인' '보기 좋은 윤간'이란 말이 가능하냐"며 "그런 자세로는 문제를 제대로 풀어갈 수 없다"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새만금방조제 마지막 물막이 공사가 발표된 지금, 새만금방조제에서 4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안 어민들은 "저놈의 친환경 간판만 보면 환장하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부안21>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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