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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코끼리의 현실을 보여준 KBS 환경스페셜
ⓒ KBS
KBS1 ''환경스페셜'이 지난 22일 '코끼리 도시에 갇히다'를 방영한 이후 시청자들의 분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끼리…'는 지난 15일부터 특집으로 방영하고 있는 '아시아 환경 기획' 시리즈 중 두 번째 프로그램.

이날 방영된 내용은 인간들의 파렴치한 행동으로 벼랑 끝에 선 태국 코끼리의 현실이었다. 시청자들이 가장 분노한 부분은 관광용 돈벌이를 위해 일부 태국인들이 4-5년이 채 안된 어린 코끼리의 야생 본능을 말살시키는 '파잔'이라는 의식. '파잔'은 조그만 틀 안에 새끼 코끼리를 넣고 말을 들을 때까지 날카로운 송곳으로 찌르고 때리는 행위로 인간의 명령에만 복종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다.

▲ '파잔'이라는 의식에서 코끼리는 고통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 KBS
방영 이후 KBS 환경스페셜 시청자 게시판에는 코끼리를 애도하는 각종 글이 쏟아졌다.

시청자 'wonhee75'는 "지난 번 태국에서 몇 천 원을 내고 각종 코끼리 관련 관광을 하고 찍은 사진을 친구에게 자랑한 내 자신이 부끄럽다"며 "험난한 고통을 감수해야만 하는 코끼리에게 미안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ggn39'씨도 "태국 코끼리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고통을 받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는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 외에도 '차마 다시 보기를 다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고통스럽게 TV를 시청할 줄이야' '코끼리 열차도 타기 싫어지네요'와 같은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편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 사이에 태국 코끼리를 지원할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방영 후 '코끼리를 사랑하는 모임(cafe.daum.net/elephanthome)'이 개설된 게 대표적. 카페측은 고통을 받는 코끼리를 사비로 사들여 직접 기르는 태국 코끼리 자연공원 운영자 생두언씨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의 자료조사를 맡았던 KBS 환경스페셜 제작진 최승훈씨는 "태국 코끼리 자연공원의 생두언씨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며 "코끼리를 위해 구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코끼리, 도시에 갇히다
다큐멘터리 내용 요약

한때 코끼리의 천국이었던, 태국

100년 전만 해도 태국 일대에는 야생코끼리가 10만 여 마리에 이를 정도로 야생 코끼리의 천국이었다. 산림이 잘 보존된 태국의 밀림은 지구상 최대 포유류인 코끼리를 품을 수 있었다.

태국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코끼리를 농사나 벌목작업에 이용했다. 심지어 수백 년간 지속된 이웃나라 미얀마와의 전쟁에서도 코끼리가 이용돼 코끼리 한 마리가 수백 명의 병사 몫을 대신 수행했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 정도로 코끼리는 태국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숭배의 대상이 되어왔다.

벼랑 끝에 선 코끼리

원목수요가 급증하면서 코끼리는 산업의 첨병으로 동원되었다. 코끼리는 중장비가 들어갈 수 없는 깊은 산 속의 베어진 나무를 산 아래까지 이동시킬 수 있는 힘과 지능을 갖추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야생에 있는 어린 코끼리를 마구 잡아들여 길들이기 시작했다.

벌목에 동원된 코끼리는 자신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는데 앞장선 격이 된 것이다. 현재 태국에 사는 야생코끼리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어 그 개체수가 2000마리 미만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숫자도 언제까지 지켜질지 의문이다. 하루 먹이 200Kg과 물 100L 이상을 필요로 하는 야생 코끼리에게 단절되고 파괴된 서식지에서 사라질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코끼리의 야생성을 파괴하는 또 하나의 의식 '파잔'

강한 모계사회를 형성하는 코끼리. 하지만 생후 4-5년이 지난 어린 코끼리는 '파잔'이라는 인간이 던져주는 혹독한 의식을 치러야만 한다. 어미와의 정을 떼게 만들고 인간의 명령에 철저히 복종하게 만들기 위해 코끼리의 야생본능을 말살시키는 의식이다.

조그만 틀 안에 새끼코끼리를 넣고 인간의 명령에 복종할 때까지 날카로운 송곳으로 사정없이 찌르고 때린다. 이 의식은 3박 4일 동안이나 진행되고 일단 이 '파잔'을 겪은 코끼리는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야생성이 철저히 파괴된다. '파잔'의 충격적 현장을 영상에 담았다.

버림받은 코끼리, 도시에서 방황하다

1988년 태국에서는 산사태로 300여명이 숨지는 큰 재난이 있었다. 원인은 지나친 벌목으로 지반이 약화되어 산기슭이 쓸려 내린 것이다. 태국정부는 89년 벌목금지령을 내렸고 이후부터 벌목에 사용된 수천마리의 코끼리가 일자리를 잃고 마호트(코끼리 조련사)에 이끌려 길거리로 나와 구걸하기 시작했다. 숲에 있어야 할 코끼리가 썩은 먹이를 먹어야만하고 도시의 매연을 마셔야만 하는 상황, 지금 태국 코끼리가 처한 암울한 현주소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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