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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022년 3월 3일 오후 3시 5분]
 
▲ 순천만에 아침 물안개가 피어 오르고 청둥 오리떼들의 비상이 시작된다. 
ⓒ 김학수
 
▲ 진인호 선생은 누구보다도 순천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 김학수
 
순천만을 이야기하기 앞서 그 지명이 어떻게 명명됐는지 궁금했다. 많은 사람들이 순천만을 말하지만 그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진인호 선생은 1937년 순천 송광면 봉산리 태생으로 오랫동안 교편을 잡고 순천향토문화동호회 회장을 지냈으며 순천시사를 집필했다. 지금은 순천 문화원 연구간사로 계시는 진인호 선생에게서 순천의 문화와 순천만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1914년 일제는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식민지 정책의 하나로 도(道), 군(郡), 면(面), 리(里)의 4단계 행정구역을 책정했다. '순천만(順天灣)'이라는 지명도 일본인들이 지도를 제작하면서 지명의 편리성을 위해 전통적인 이름을 버리고, 부르고 관리하기에 쉬운 이름으로 바꾼 것이라고 진인호 선생은 주장한다.

행정구역 상으로 순천만은 순천시 해룡면 와온(臥溫) 해변부터 순천시 별량면 화포(花浦) 해변까지의 바다를 말한다. 그렇다면 순천만의 옛 이름은 무엇이었을까?

순천에서 발행된 모든 향토지에서도 '순천만'이라는 기록은 찾기가 쉽지 않다. 진인호 선생에 따르면 <낙안읍지(樂安邑志)>에서 지금의 순천만 일대를 '여자만(汝自灣)'이라고 표기하고 있다고 한다. 
▲ 칠면초가 자라고 있는 순천만 와온 해변 풍경 
ⓒ 김학수
 
▲ 천연기념물228호 순천만의 흑두루미 
ⓒ 김학수
 
전남 동부권의 만(灣) 중 수산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가장 큰 만은 여수시 돌산과 화양 안쪽에 있는 가막만이고, 다음으로 큰 만은 장흥군과 고흥군 해역인 득량만(得良灣)이다. 그 다음으로 여수시, 고흥군, 보성군, 순천시 해역인 여자만(汝自灣)이 있다.

여자만(汝自灣)은 전남 여수시 화정면 여자도를 중심으로 여수시, 고흥군, 보성군, 순천시 지역에 있다. 여자만의 전체 면적은 318.17㎢이고, 여수시가 차지하는 면적이 가장 넓은 162.55㎢로 51.1%를 차지한다. 순천만은 여자만에 포함된 순천지역의 작은 만으로 전체 면적의 10%를 차지한다.

 
'순천만과 사람들' 연재를 시작하며

"순천만에다가 껌 붙여 놨소?"

허둥댐서 사진기를 둘러메고 차 시동을 거는 뒤통수에 대고 집사람이 허는 소리다. 하루 이틀 이러고 살아 온 것도 아니고 벌써 거진 10년 가깝게 반복되는 일상인 게로 인자는 지칠 만도 하건만은 집사람은 잘 다녀 오라는 인삿말은 그렇게 툭 쏘듯이 대신헌다.

오늘도 순천만은 간조와 만조의 차이를 반복하며 유유히 생태계의 기나긴 끈을 이어가고 있다. 바람이 불어 갈대를 흔들고 그 홀씨가 저 멀리 날아 새봄이 오면 또 다른 새로운 생명을 잉태할 것이다.

그 속에서 순천만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우리 이웃의 진솔되고 풋풋한 삶의 이야기들을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순천만과 사람들'의 연재 이야기를 시작할까 한다. / 김학수

태그:#여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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