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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침대가 바로 그 문제의 돌침대. 눈이 따갑고 목이 아파 도저히 누워있을 수 없더군요.
ⓒ 정헌종
새 집으로 이사를 했다. 쓸만한 가구는 계속 사용하기로 하고 몇 가지 새로 살 가구 중에 건강에 좋다는 돌침대를 장만하기로 하였다. 마침 TV홈쇼핑에서 돌침대 광고를 하고 있어 유심히 지켜보았다. 11월 10일에 방송한 모쇼핑 업체의 제품이었고 몇 번을 반복해 보다 마침내 돌침대를 신청하기로 하였다.

신청을 하고 보름이 지나고서야 어렵사리 돌침대가 집으로 배달되었다. 배달이 약속보다 늦은 건 그렇다 치자. 그렇지만 나의 불만족은 다른 곳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견딜 수 없는 제품의 불만족은 침대에서 배어 나오는 눈을 따끔거리게끔 하는 화약 약품의 고약한 냄새였다. 5분 10분을 그 위에 누워 눈을 뜨고 있을 수 없었다. 목도 따갑다.

결국, 우리 부부는 위풍당당 자리를 잡은 돌침대에 의해 안방으로부터 쫓겨나 거실에서 자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눈이 너무 따가워 음이온을 발생시킨다는 산세마리아를 침대 위에 올려놓고 찝찝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안방에 들어가 보았다.

여전히 냄새는 사리지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안방 가득 냄새가 가득한 건 아닌가. 할 말이 없었다. 건강을 위해서 들여온 침대가 오히려 눈과 호흡기를 따갑고 갑갑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니 이 물건을 홍보하고 공급하는 업체의 몰염치에 오기가 발동한다. 전화를 했다. 맨 먼저 뱉은 말이 눈이 따가워 도저히 침대 위에 누울 수 없다는 말이었다.

이 돌침대를 공급하는 모회사의 장 아무개씨는 월요일에 제품을 바꾸어 주겠다고 미안하다고 말한다. 저 사람이 미안하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장 아무개씨가 잘못한 것도 아니지만 이왕 말을 꺼낸 김에 모질게 다그쳤다.

▲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TV홈쇼핑 제품. 꼼꼼하게 보세요.
ⓒ 정헌종
“아니 무슨 제품이 이렇니까? 단 10분을 누워 있을 수 없다니까요. 눈이 따갑고 냄새가 독해서요. 이거 어떻게 할래요?” 그러자 월요일에 바꿔 주겠다고만 한다. 지금 당장 바꿔 달라고 하니 사람들이 없어서 불가하다고 잡아 땐다. 이 냄새나고 눈 따갑게하는 침대를 다시 월요일까지 안방에 놓아둔 체 거실에서 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불하고 반품 하겠다고 하니 그것도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광고 업체에 전화해서 반품을 의뢰하고 제품이 도착하기도 전에 결제된 금액은 제품의 반품된 걸 확인하고서야 돌려준다고 한다. “아가씨, 그런 제품도 오기 전에 돈은 받아가고 돌려 줄때는 제품이 반품된 걸 확인하고 돌려준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아가씨가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나의 수화음을 듣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 업체의 몰염치는 무엇일까? 첫째, 공급 날짜가 이런 저런 이유로 지켜지지 않았고 둘째로 TV광고와 실제 제품의 품질이 많이 다르다는 것 셋째, 침대에 같이 제공되어야 할 서비스 제품이 없었고(후에 준다고는 했음) 마지막으로 백화점이라는 고급 이미지를 이용해 소비자의 눈을 현혹하고 기만했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런 위험과 불만을 제대로 꼬박꼬박 따져보지 않고 선택한 소비자인 내 잘못도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품의 품질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기대 이하의 제품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건강을 위해 장만한 돌침대. 업체의 얄팍한 상술에 몸과 마음만 상한 체 시간과 기대감마저 상실하고 말았다.

기업이 제품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품질과 신뢰까지 판다는 정신이 부족한 업체. 그 덕분에 우리 부부는 제품을 반품 받겠다는 이달 말까지 안방에서 쫓겨나 있어야 한다. “이거 손해 배상 청구해야 하는 것 아냐? 나의 행복권과 우리 가족의 건강을 상하게 한 돌침대에게 말이야. 독자 여러분 TV홈쇼핑 꼼꼼하게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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