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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세계 처음으로 체세포 핵이식을 통한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사진)가 매매된 난자를 연구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황 교수는 자신의 연구에 사용된 난자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매매된 난자는 결코 사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동안 황 교수 연구과정에 제기된 의혹을 추적해온 MBC < PD수첩 >은 최근 난자 제공자들을 직접 접촉한 결과 '자발적 기증자'로 보기 어렵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21일 밝혔다.

매매 여성들 인터뷰에서 시인
"경제적 형편 때문에 난자 팔았다"


< PD수첩 >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취재진이 만난 난자 제공자들은 상당액의 카드빚이 있었고 경매로 집이 넘어갈 상황에 있는 여성도 있었다'면서 "용돈을 벌기 위해 난자를 팔았다는 20대 여성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경제적 형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난자를 매매했다고 털어놨다"고 취재진은 전했다. 또 난자 제공 여성들은 모두 난자 매매업체 알선으로 미즈메디 병원에서 난자 채취수술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미즈메디 병원은 황우석 교수팀에게 연구용 난자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150만원을 받고 난자를 팔았다는 한 여성은 인터뷰에서 "난자 채취 수술을 받기 전 난자가 불임부부들을 위해 쓰인다고 들었다"고 말해 난자매매 과정에서조차 정확한 정보가 여성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난자제공 여성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은 "미즈메디 병원에서 매매된 난자를 채취해 황 교수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했다고 < PD수첩 > 취재진이 밝혔다. 노 이사장은 난자 기증자로부터 직접 받은 난자 기증 동의서도 꺼내보여줬다는 것.

노 이사장은 또 난자제공 시점이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 전이고, 난자 기증 동의서를 정확히 받았기 때문에 불법적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노 이사장은 "윤리적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국익을 위해 자신이 난자 제공 문제를 감당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와 관련한 취재진의 거듭된 인터뷰 요청 끝에 "매매된 난자가 연구에 사용됐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미즈메디 병원 노성일 이사장 "국익 위해 매매난자 제공"... 황 교수 "몰랐다"

연구원의 난자기증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이 문제를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던 <네이처>의 시라노스키 기자도 "전화 인터뷰를 했던 (여성) 연구원이 병원의 이름까지도 정확히 얘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자를 공여했다고 지목된 두 여성 연구원은 "황 교수님께 물어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모두 답변을 회피했다고 < PD수첩 >은 전했다.

<네이처>는 지난해 5월, <사이언스>에 황 교수의 논문이 발표된 직후 '황 교수 연구팀의 한 여성 연구원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2명의 여성 연구원이 난자를 공여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그 연구원은 다음날 전화를 걸어와 영어가 서툴러 실언을 했다고 말을 바꿨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난자 제공 의혹과 관련해 "모든 것을 정직하게 밝히겠다"면서 21일 오후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섰다.

노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연구용 난자 채취 과정에서 금전적 대가를 지불했는지 여부 ▲채취한 난자를 환자 동의 없이 연구에 전용했는지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여기에는 황 교수팀의 연구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될 수 있다고 노 이사장은 밝혔다.

이같은 논란을 다룬 < PD 수첩 >'황우석 신화의 난자의혹'(연출 한학수·김현기 PD, 기획 최승호 PD) 편은 22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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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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