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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시 외서면 구암마을에 있는 '남은바구' 낙안읍성에서 8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 서정일
일반적인 성처럼 산과 언덕이라는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쌓아놓은 성이 아닌 평야지대에 덩그러니 남아 있는 낙안읍성. 때문에 사방을 돌로 쌓아올리려면 다른 곳보다 더 많이 크고 작은 돌들이 필요했을 것은 틀림없다.

길이 1400여m, 높이 3-4m, 너비 2m의 성곽을 쌓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돌이 필요할까? 수십만 개 혹은 수백만 개는 족히 넘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낙안읍성은 평야지대에 자리하고 있기에 논과 밭에서 돌을 구했다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마을주민들은 낙안읍성 북쪽에 있는 금전산에서 가져왔다고 말한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비교적 돌이 많으며 낙안읍성까지 완만하게 구릉이 있어 산에서부터 돌을 굴려 나르기가 수월했으리라 짐작이 들기에,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낙안읍성에서 8km 정도 떨어진 외서면 구암마을엔 '남은바구'라는 조금 독특한 돌이 9개가 있다. 마을이름도 이 바위를 본떠 만들었다고 하는데 바위 하나가 사람 키를 훌쩍 넘어 3m에 가깝고 넓이도 2m는 됨직한 커다란 바위.

▲ 향토사학자 송갑득씨는 석공들이 만진 흔적이 뚜렷한 모양을 보면서 소중한 자료라 말한다
ⓒ 서정일
'남은바구라고 낙안읍성을 쌓을 때 사용하려던 것'이라고 마을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가만히 살펴보니 석수장이가 돌을 만졌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네모반듯하게 자르기 위해 정을 댄 흔적은 더욱 확신이 가는 모양새.

지역사를 연구하고 있는 향토사학자 송갑득씨는 좀더 연구해 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이 자체만으로도 매우 귀중하고 소중한 자료라 생각된다면서 훼손없이 영구히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비치기도 한다.

낙안읍성 성동현 사업계장은 현재 성곽보수에 사용되는 돌은 유사한 것을 선별해서 사용한다면서 지금도 돌을 움직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8km가 넘는 곳에서부터 가져왔다면 대단한 공사라고 말한다.

중장비가 동원되어도 쉽지 않은 수십 톤씩 나가는 돌을 산에서부터 또는 인근지역에서부터 가져왔을 것을 생각하니 그때 주민들의 노력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덧붙이는 글 | 낙안읍성 민속마을 http://www.nag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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