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강원 민족사관고 전경.
ⓒ 민족사관고 홈페이지
자립형사립고에 자식을 보낼 학부모는 많게는 한 해에 1600여만 원씩, 고교 3년 동안 학교에 내야 할 순수 학비만 5천여만 원을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국민 주택규모인 충북 충주나 청주지역 24평 아파트 한 채 전세 값과 맞먹는 액수다.

이 같은 사실은 강원 민족사관고, 전북 상산고, 부산 해운대고, 울산 현대청운고, 경북 포항제철고, 전남 광양제철고 등 시범운영 중인 6개 자립형사립고가 교육부에 낸 '2005년 자체평가보고서'를 전교조와 민주노동당이 분석한 결과 지난 1일 밝혀졌다.

▲ 자립형사립고들이 교육부에 낸 2005년 자체평가보고서.
ⓒ 윤근혁
자립형사립고의 등록금이 일반고의 3배 정도인 점은 많이 알려졌지만, 전체 세부 교육비 항목까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해 학비가 많게는 1600만원

이 자체평가보고서를 보면, 민족사관고는 등록금(290만5200원)을 비롯, 기숙사비, 특기적성활동 교육비 등 수익자 부담 경비(1331만3375원)를 합하면 한 해에 학교에 내야 할 돈만 1621만여 원이나 됐다.

이 학교 학생들은 수익자 부담 경비로 기숙사비와 학생수련활동비로만 각각 771만4826원과 293만3400원을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학습비(29만8000원)와 특기적성교육활동비(192만1429원), 졸업앨범비(11만원), 기타활동비(33만5720원)까지 모두 합하면 1300만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자립형사립고 2004년 학생 1인당 학비 부담액

 

         학교

항목

민족사관고

상산고

해운대고

기숙사비

7,714,826

3,600,000

2,640,000

현장학습비

298,000

690,000

704,360

학생수련활동비

2,933,400

60,000

0

학교급식비

기숙사비 포함

697,900

1,304,180

특기적성교육비

1,921,429

568,400

441,500

졸업앨범비

110,000

47,000

0

청소년단체활동비

0

0

3,620

육성회비

0

453,600

781,200

기타

335,720

0

97,550

등록금

2,905,200

4021200

4,568,400

학비 총액

16,218,575

10,138,100

10,540,810

ⓒ 전교조/민주노동당

이 학교 학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다른 자립형사립고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학비가 해운대고는 1054만여 원(등록금 456만8400원 포함), 상산고는 1013만여 원(등록금 402만1200원 포함)이었다.

반면 대기업이 운영하는 현대청운고와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의 한 해 학비는 260만여 원~400만여 원으로 집계됐다. 이 세 고교는 기업에서 투자, 운용하며 임직원 자녀를 학생으로 뽑는 등 특수한 학교이기 때문에 일반 자립형사립고의 모습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현재 일반고교의 등록금은 한 해 평균 130만원 수준. 여기에 고교생 한해 평균 과외비 360만원(2003년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을 더하면 490만원이 된다.

이 같은 수치를 들어 일부 자립형사립고 쪽에서는 일반고 재학생의 사교육비를 감안한다면 결코 학비가 높은 수치가 아니라면서 수업료를 더 올려야 한다는 건의문을 교육부에 내기도 했다. 하지만 전북 상산고 등 일부 자립형사립고 재학생들도 사설 학원에 다니고 있는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입시 위주 귀족학교=자립형사립고"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31일 보도자료를 내어 "자립형사립고가 결국 소수 부유층 자녀만을 위한 교육기관임이 드러났다"면서 "입시위주 귀족학교로 전락한 자립형사립고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그나마 자립형사립고의 학생 장학금도 대부분 성적위주로 지급하고 있으며 전체 수혜인원 가운데 저소득층은 1~5%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과 같은 자립형사립고를 확대할 경우 부유층 자녀들만 입학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서민의 자식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자립형 사립고, 의사·교사·공무원 자녀 몰렸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