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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매 오게, 오, 오, 오, 오, 오게'는 일본 천황가 축문의 일부분이다. 여기에서 계속 반복되는 '아지매'는 아지매 여신이 신라로부터 천황가 제사 자리에 오라고 부르는 초혼이다. 일본말로 이 축문을 읽을 때에는 경상도 말이 그대로 나타난다. 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천황가의 신도 뿌리가 경상도 말을 사용하는 신라 신도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아지매’는 경상도 방언으로 ‘아주머니’라는 뜻이다.

다시 일본을 다녀왔다. 이번 일본여행은 동행이 있어서 더욱 풍요로웠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홍윤기 교수는 오랫동안 일본 센수유 대학에서 강의를 하였고, 한·일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학자로 현재 한일역사문학연구회 회장이다. 특히 그의 저서 '일본천황은 한국인이다'는 꾸준히 학계의 관심을 일으키는 역저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일본 천황가에 백제의 피가 섞였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되어 왔다는 것이다. 역사학자 한치윤과 신채호가 이미 한일동족론을 언급하였고, 재야사학자 김성호가 일본 천황가는 백제인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하였다.

일본 학자들도 마찬가지다. 처음 한일동족설을 제기한 사람은 14세기 정치사상가 기타바타케 치카후사였다. 그 이후 에도시대를 지나 메이지시대, 일제강점기를 거쳐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세기 후반 역사학자 고바야시 야스코, 가토 에이코 교수 등이 킨메이 천황은 백제 성왕이었다는 의견을 내놓아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

나는 홍 교수의 설명을 들으면서, 일본 지명에 남아있는 한국의 흔적도 물을 수밖에 없었다. 오사카에는 ‘백제역’(百濟驛)과 ‘백제천’(百濟川)이 있다. 오사카 시립 '남백제(南百濟)소학교'라는 초등학교도 지금 건재하다. 일본 규슈에는 ‘가라쿠니타케’라는 산이 있다. 한자 표기는 ‘韓國岳’이다. 소설가 최인호가 ‘잃어버린 왕국’이라고 표현했던 백제는 지금도 일본땅에 살아 숨쉬고 있었다.

백제의 유물을 복제한 듯한 일본의 유물이나 유적에서도, 한국의 숨결이 어려 있었다. 현재 일본 천황가에서는 신라신 ‘소노카미’와 백제신 ‘카라카미’의 제사를 모시고 있다. 고대부터 일본 천황들이 왕궁에서 제사를 모신 최고의 신은 원신(園神)과 한신(韓神)이었다. 그 사실은 일본 고대 천황가 문서 연희식(延喜式)에 상세하게 밝혀져 있다. 연희식에는 신라신을 모신 ‘원신사’와 ‘한신사’가 등장한다.

이웃나라 일본. 누가 일본을 잘 알고 있다면, 과연 일본의 무엇을 속속들이 아는 것인지 스스로가 한번쯤 따져보아야 한다. 일본의 우익세력이 네오내셔널리즘의 군국사관 팽창주의로 치닫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참으로 당혹스러울 따름이다. 일본은 6자 회담도 방해하여왔다. 핵문제만 토의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납치문제를 제기하여 난관을 조성해왔다. 이번에도 일본 대표는 납북 일본인 이야기를 꺼내어 주변국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벚꽃의 고향도 이미 제주도로 밝혀졌다. 벚꽃의 정확한 이름은 왕벚꽃. 벚꽃이 활짝 피었다가 말끔히 낙화하는 모양이 일본의 무사정신을 상징하고 그들의 기질에 맞는다하여 이때부터 그들의 국화로 삼았다. 그러나 1908년 에밀 타케 신부가 관음사 뒷산에서 왕벚꽃나무를 채집하여, 제주도가 왕벚꽃의 자생지로 확인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덧붙이는 글 | 제주타임스 칼럼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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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후 기자는 소설과 시를 쓰고 있다. 제주도 전역에 산재한 제주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사로 엮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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