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적으로 밸리댄스를 만난 사람들

가디스 밸리협회 포항지부를 가다

05.04.24 02:05l최종 업데이트 05.04.25 11:52l

▲ 스튜디오에서의 기념 촬영

23일 오후. 여성의 춤인 밸리댄스를 취재하기 위해 가디스 밸리협회 포항지부(지부장 양은선, 31)가 공연을 하고 있는 포항 근교의 송라 스틸러스클럽 잔디구장을 찾아 나섰다.

밸리댄스는 아름다운 꽃들의 날림과 향연일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관능적이다. 그 춤을 보여주는 댄서에게로부터 뿌려져 나오는 관능과 유혹의 몸짓은 너무도 강렬하여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밸리댄스 또는 밸리댄스를 추는 댄서들을 경멸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던 시대가 있었다.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밸리댄스는 부유한 돈과 권력에 대한 가난한 삶의 세속적 몸부림으로 보일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것은 이미 색 바랜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밸리댄스는 여성의 바디라인과 볼륨을 중요시 생각해요. 그래서 춤을 출 때는 많은 사람(남성)의 시선을 사로잡죠. 어쩌면 밸리춤에는 사랑, 유혹, 본능, 환상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밸리댄스 강사 해라(25. 카페 아이디)는 밸리댄스의 포인트를 설명하면서 “춤을 출 때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싫지 않아 자아도취에 빠져들기도 합니다”라며 솔직한 대답을 해주었다.

그녀는 이어지는 말에서 “하지만, 밸리 춤은 기본적 동작이나 노력 없이는 밸리라는 춤 자체를 나타내기 힘들고 어렵습니다. 수많은 훈련 과정을 통해서만 밸리댄서로서 거듭날 수 있죠. 춤을 출 때는 평소의 나의 모습이 아니라 숨겨진 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자신의 밸리댄스에 대한 의미를 소개하였다.

벨리댄스의 기원

벨리댄스는 여성의 신체에 맞춰 안무되었다



▲ 벨리댄스는 종교적인것과 에로틱한 부분과 연관이 있다.<사진:가디스 벨리 포항지부 제공>

벨리댄스의 기원을 논하기는 어렵다. 통상 그리스, 이집트, 터키 등에서 종교적으로 행해지던 어떤 춤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유럽과 아랍의 여러 나라에서는 다른 식으로 이름을 붙여 사용했다.

이 춤은 전통적으로 종교적, 그리고 에로틱한 부분과 연관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벨리댄스는 경멸과 멸시의 대상이였던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벨리댄스는 전통적으로 맨발로 춘다. 근대에 일부 유명한 이집트 댄서들은 자신들이 가난하여 신발 살 여력도 없음에도 청중들에게 경제적 여유를 자랑할 목적으로 높은 굽이 있는 신발을 신고 춤을 추었다고도 한다.

벨리댄스는 특이하게 여성의 신체에 맞춰 안무되었다. 즉, 복부근육과 힘과 가슴의 움직임 등을 강조한다. 그것은 안정됨 그리고 땅과 관계가 있다. 즉 맨발로 땅 위에서 춤을 춘다는 것의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이 춤은 매끄러우면서 흐르는 듯 하고 복잡하면서 허리를 감각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구경꾼들은 춤이 행해지는 무대(자리, 마당)에 그냥 동전이나 지폐를 던져 주기도 하고 댄서의 몸 위에 돈을 올려놓기도 한다. 다른 형태의 춤에서는 이런 일이 없다. 고전적인 그리스 시대에 가난한 집안 출신의 여성들은 자신의 엉덩이에 장식 띠를 두르고 시장으로 자신의 결혼 지참금을 벌기 위해 춤을 추러 나가곤 했다.

벨리댄스는 민속춤 또는 보통 사람들로 부터 발전된 춤임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댄서와 잘 훈련된 독무가의 형태로 변형되어 갔다. 민속춤은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대개 단순한 형태로 변형되어 간다. 그러나 벨리댄스는 일정 정도의 훈련을 필요로 할 정도로 세련된 형태로 변화해 갔다.

이런 사실들은, 벨리 댄스가 사원에서 시작되어서 세속적인 에로틱 형태로 변화해 갔으며 결국에는 전문적인 댄서가 추는 오늘날의 춤의 형태로 변형되어 갔음을 보여준다.

<이 자료는 인터넷에 올라있는 밸리댄스 무용가이자 무용이론가인 Karol Hender son Harding 의 벨리댄스에 관한 논문을 인용했다.> / 정헌종

밸리댄스와 나는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남편과의 사랑이 운명이라고 생각하듯이 밸리댄스와의 만남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가디스 밸리협회 포항지부장 양은선(31. 밸리강사)씨는 밸리댄스를 시작한 동기를 묻는 질문에 “그것은 운명적 만남이었습니다”라고 회상하였다.

“남편은 가부장적이지 않고 현대적이고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입니다. 대단히 가정적이라 제가 활동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사실상 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고 가장 믿는 사람입니다”라며 질문에 대답한 양은선씨는 “지금 회원이 400명이고 회원수도 계속 불고 있는데 출연을 의뢰하는 곳도 늘고 있어 더욱 바빠지는 것 같습니다”고 말하며 즐거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공연을 마치고 가디스 밸리댄스팀과 늦은 점심을 할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식사를 기다리며 마주보고 있으니 그녀들에게서는 뭐라 말 할 수 없는 향기가 풍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들과의 인터뷰 전에 기다리는 시간을 소일하기 위해 들꽃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들은 꽃이다. 그녀들은 들꽃과는 사뭇 다른 크고 화사한 꽃이다.'

나와 벨리 댄스의 만남은 운명적이다

[인터뷰] 가디스 벨리 포항 지부장 양은선(31. 벨리댄스강사)씨



	▲ 양은선(31. 포항 가디스벨리 지부장)씨. 그녀는 운명을 믿고 있다.

벨리댄스의 의상과 장신구는 노출이 많고 화려하고 여성스럽습니다. 의상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십시오.
“벨리댄스는 관능을 나타내는 춤입니다. 그리고 벨리댄스의 기본은 떨림으로 (관능을)나타내는 것이고요. 그 떨림을 보여주고자 배를 들어내거든요. 그래서 의상은 위에는 브라 팝으로 되어 있고 아래는 치마로 구성 되어 있어요. 힙스카프는 무대에서는 쓰지 않습니다. 무대에선 벨트를 사용해요. 힙스카프에 달린 동전은 박자를 맞추면서 무게감을 실어주기 위해 연습용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거든요.”

벨리댄스는 여성의 춤으로 남성에게 성과 에로티시즘을 연상시킵니다. 벨리댄스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나요
“성과 에로티시즘을 유발하는 춤인 것은 맞는 이야기입니다. 벨리댄스는 터키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벨리댄스는 많은 왕의 여자들이 모여 사는 하렘(궁궐)이라는 곳에서 왕에게 간택 받고자 노력하는 궁녀들이 왕을 유혹하던 춤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자신의 성적 매력과 왕족을 생산할 수 있는 풍만한 몸을 왕에게 드러내고 왕을 유혹하고 즐겁게 하면서 왕의 사랑을 받으려 했겠죠. 지금은 터키의 전통 춤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성의 성적 매력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시대입니다. 생활인들에게 특히 여성분들에 대한 호응과 반응은 어떻습니까?
“벨리댄스만큼 여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춤은 없다고 생각하고요. 지금의 반응은 굉장히 뜨거워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년 전만해도 포항은 벨리댄스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홍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매스컴을 통해 많이 알려진 상태라 오히려 우리를 찾아와서 벨리댄스에 대해 문의를 하고 있어요.”

춤추시는 모습은 행복해 보입니다. 진정한 행복과 즐거움을 찾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운명을 믿습니다. 저는 벨리댄스를 추기 위해 만들어진 사람이라고 믿고 있거든요. 제가 춤을 추면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 행복 자체가 일상 삶에서 나타납니다. 지금 생활 자체도 벨리를 떠나 살 수 없게 되었죠.”

벨리댄스와 자기 자신과의 관계는 어떤 것입니까?
“저는 운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매스컴을 통해 (벨리댄스를) 우연하게 접한 것인데 그 순간에 전 이것이 내가 찾던 삶의 이유란 것을 알았습니다. 쉽게 말해 그 동안에 하고 싶었던 그 무언가를 비로써 찾은 거죠. 그래서 그 짧은 순간에 두려움 없이 벨리댄스를 선택하고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전생이 있다고 믿는다면 전생에는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 것 같습니
까?
“어우동 이었을까요? (하하하) 아니면 터키왕국의 왕의 여자로서 하렘에 사는 많은 궁녀를 시기하는 삶을 살고는 잊지는 않았을까요? ”(하하하) / 정헌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