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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장관들에게 미국산 차량구입 압력을 가했다가 반발을 사자 미국은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차량을 베엠베에서 캐딜락으로 바꿨다는 내용을 소개한 기사. 사진 오른쪽이 미국 대사이고, 왼쪽이 최근 새로 바뀐 그의 관용차 캐딜락이다.(예디옷아하로노트 4월12일자 13면)
4월 초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단 케르쩨르는 그의 공용 자가용을 독일산 베엠베(BMW)에서 미국산 캐딜락으로 바꾸었다. 이스라엘 장관들이 자신들이 타던 미국산 자동차를 독일산으로 교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너희 나라 (미국)대사도 (이스라엘에서) 베엠베를 타면서 왜 우리한테 미국산 캐딜락을 타란 말이냐!"

미국산 캐딜락을 계속 이용해 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이스라엘 장관들이 해댄 말이다.

미국은 최근 이스라엘 정부가 독일산 벤츠와 베엠베를 대거 구입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 네탄야휴 재무장관을 비롯해 여러 이스라엘 장관들에게 유럽산 대신 미국산을 계속해서 애용해 달라는 반압력을 가해왔다.

미국 정부의 요청에 대한 이스라엘 장관들의 반박이 쏟아지자 미국측은 즉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의 베엠베를 자국산 캐딜락으로 바꿔버렸다. 미국 대사의 베엠베는 이스라엘 국방장관 샤울 모파즈가 한 달 전에 구입한 것과 같은 최신형 모델로, BMW Security 760Li, 무게 3.8톤, 시가 6억3천만원짜리다.

이스라엘 샤론 수상은 최근 고조되는 우익의 암살론 대두에 맞춰 최신형 베엠베 두 대를 구입, 한 대는 수상 자신이 타고, 다른 한대는 국방장관 모파즈에게 배당했다.

이스라엘 장관들, 미국산 자가용 독일산으로 교체

▲ 샤론은 독일과의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그의 관용차를 독일산 베엠베로 바꾸었다. 사진은 샤론의 새 차.(마아리브 2월18일자 2면)
이스라엘은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 치하에서 자행된 유대인 학살에 대한 앙금으로 그동안 독일산 제품을 불매해 왔다. 그 일환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건국 이래 지금까지 국민은 물론 정부차원에서 독일산 자동차 구매를 금지하는 대신 자국의 영원한 후원자인 미국산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스라엘과 독일관의 관계가 급진전 되면서 이스라엘 정부차원의 독일산 자동차 구매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독일이 유대인 학살에 대한 적극적인 용서를 구해왔고, 또 막대한 금액을 피해 보상금 및 유대인 학살 기념관 건립에 기부해 왔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는 지난 1995년 1월27일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 50주년을 맞아 이날을 과거의 잘못을 기억하는 날로 공식 지정하는 등 그동안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참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희생자가 생존하는 한 배상한다"는 원칙도 실천돼 왔다. 1956년 유대인 희생자 보상법을 제정해 2003년까지 50년간 총 614억 유로(약 799억 달러)의 천문학적인 배상금이 지급됐다. 독일은 2030년까지 38억 유로(약 50억 달러)를 추가로 보상할 예정이다.

금전 보상 외에도 독일은 독일 전역에 6개의 유대인 수용소를 보존하고 전시해 과거를 반성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인 5월 8일, 독일은 2차 대전 패전 60돌을 맞는 날을 기념해 수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광장에 2차 대전 중 학살된 유대인 600만여 명을 추모하는 대형 조형물을 제막할 예정이다.

최근 이러한 화해 분위기 속에서 이스라엘은 독일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정부 차원에서 해제했다. 그리고 아리엘 샤론 수상은 역대 이스라엘 수상들의 미국산 캐딜락을 사용 전통을 깨고 유럽 독일산 베엠베를 사용하는 최초의 수상이 되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양국간의 관계 진전이 미국을 자극했다. 미국은 '독일차' 구입을 자제해 달라는 직접적인 언급대신 '유럽차'라고 표현했지만, 현재 독일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유엔 상임이사국 5개국 중 미국만이 독일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정서를 감안하면 미국이 이스라엘과 독일의 밀애를 질투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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