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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폭행사건이 일어난 서울대 중앙도서관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일주일 동안 서울대는 지난달 30일 학교 도서관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도서관에서 '잡담 시비' 때문에 어처구니 없는 폭행사건이 벌어졌고, 이 소식을 인터넷으로 접한 네티즌들이 분개하며 가해 학생의 사진 및 신상정보 등을 공개해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 이어졌다.

애초 이 사건을 보도한 서울대 인터넷뉴스 <스누나우>에 실린 기사와 인터넷에 올라온 학생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사건 자체는 단순하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30일 오후 6시경. 중앙도서관 1열람실에서 공부하던 A씨(25. 전기공학부)가 맞은 편에서 떠들던 커플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하자, 여자친구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고 느낀 K씨(24. 수리과학부)가 오히려 "뭘 그렇게 꼬라봐, X새끼야"라고 폭언을 퍼부으며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몇차례 때렸다. 사건 발생 후 K씨와 여자친구는 소지품을 챙겨서 자리를 떴고, A씨는 타박상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다.

A씨가 이날 저녁 도서관에서 있었던 일을 서울대 학생게시판에 올리자, 다른 목격자들의 증언이 줄을 이으며 가해 학생 K씨의 신원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이 순간부터 사건은 단순 폭행사건의 경계를 넘어섰다.

서울대 학생들 사이에 희대의 도서관 폭행사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부상하며 K씨를 둘러싼 온갖 악평들이 게시판에 올라왔고, 급기야 미니홈피 주소와 사진, 휴대폰 번호 등이 공개되기에 이르렀다. 서울대 학생들이 스누나우 게시판에 올린 글들은 대체로 K씨에 비판적이다.

"어떻게 도서관에서 사람을 때릴 생각을 합니까? 요즘엔 학교에서 신입생을 어떻게 뽑는건지… 암튼, 이런 일이 다시는 안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사건의전말)

"저런 학생은 제명당하고 형사처벌 받아서 감옥 갔다와야지 정신을 차립니다. 안그러면 평생 욱하면 폭력을 행사하고 서울대 졸업장을 내밀며 사회의 암적 존재로 성장할 것입니다." (휴학 대학원생)

"일단, 황당한 일을 당하신 선배님께 위로를 표하고 싶군요. 아무리 개념상실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좀 충격적이군요. 이런 건 학교 차원에서 따끔하게 징계해야 할 듯합니다." (02)


K씨가 미니홈피를 폐쇄한 후에도 K씨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상위순위를 차지하고 여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들까지 인터넷에 돌아다니자 K씨도 맞대응에 나섰다.

<스누나우>에 따르면, 가해자 K씨가 지난 4일 스누라이프 <서울대광장>에 '피해자와 4월 2일 합의를 봤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K씨는 "앞으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며, 자신의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본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계속될 경우 증거물과 함께 고소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저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사건 조사에 나선 경찰은 일단 K씨를 폭력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또한 형사 처벌과 별개로 학내 징계 논의는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인터넷상에서는 "이번 기회에 K씨를 엄하게 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해자 K씨의 폭행만큼이나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K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등 잘못된 맞대응도 문제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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