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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의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崔濟愚ㆍ1824∼1864) 선생의 생가와 동학을 포교한 용담정 일대를 성역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경주지역 문화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문화관광부가 올해부터 경주지역을 대상으로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을 본격화하는데다 경주시의회와 지역 문화단체 등에서도 이같은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나서 동학발상지 일대의 성역화 사업에 대한 관심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 최제우 선생의 생가터에는 5m높이의 유허비가 세워져 있다. 찾는이가 드물어 철문은 이렇게 닫혀있는 경우가 많다.
ⓒ 김종득
경주시 현곡면 가정리 일대 반경 2㎞이내의 지역에는 수운 최제우 선생의 생가터와 유허비, 그의 묘가 있으며 묘 왼쪽 산골짜기에는 최제우 선생이 동학을 수련하며 구도의 뜻을 굳힌 용담정이 있다.

구미산(594m)의 북쪽 골짜기가 흘러내리는 계곡에 세워진 용담정은 수운 최제우 선생이 전국을 유랑하며 수도를 한 뒤 1859년 고향 경주로 돌아와 수도를 계속하며 구도의 뜻을 굳힌 곳.

지금의 용담정은 정문격인 포덕문에서 수도원과 용담정까지 일대 40만㎡ 수도원 전체를 의미한다. 수운 선생이 순도 후 폐허가 됐던 용담정은 1914년 교인들에 의해 재건된 후 다시 피폐된 것을 교인들이 성금을 모아 1960년 새롭게 정비했고 1970년대 정부가 경주관광종합개발사업으로 포덕문과 수도원, 용담정 등을 건립했다.

▲ 생가터 맞은편 산중턱에는 선생의 묘가 자리잡고 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마을에 생가터가 있다.
ⓒ 김종득
수운선생이 태어난 가정리에는 현재 생가는 남아있지 않지만 그 자리에 1972년에 세운 귀부와 이수를 갖춘 5m높이의 유허비가 세워져 있으며, 유허비에서 1㎞남짓한 거리의 산중턱에는 선생의 묘역이 있다.

1972년부터 정부가 경주관광종합개발사업으로 당시 1억9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용담정과 유허비, 수도원, 포덕문 등을 시설하는 유적 성역화 사업을 시행하기는 했지만 그 뒤에는 재원부족으로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민족사상인 동학의 발원지라는 의의를 지닌 용담정은 이처럼 장기간 무관심속에서 참배객보다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더욱 잦은 곳으로 전락하고 있으며, 선생의 생가터와 묘 입구는 '천도교 중앙총부'명의로 만든 안내문만이 외롭게 서서 그곳이 동학의 창시자와 관련된 역사적인 장소라는 것을 설명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 2차선 지방도로에서 선생의 묘까지 약 300m의 산길은 비포장 상태다.
ⓒ 김종득
시가지에서 10㎞가량 떨어진데다 대중교통 수단도 여의치 않은 이 일대는 경주시민들의 방문도 쉽지가 않을 정도다. 이 때문에 생가터나 선생의 묘등은 천도교 신도들의 참배나 성지순례이외에 외부인들의 방문은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동학의 창시자였던 수운선생의 숨결이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은 정부나 지자체는 물론 30만 경주시민들과 경주를 찾는 연간 700만명 안팎의 관광객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용담정 일대 성역화 및 관광자원화 요구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3∼4년 전부터다. 경주지역 일부예술인을 중심으로 '관광이나 문화유산, 신라천년의 고도로만 기억되는 경주를 우리민족 정신의 발원지라는 새로운 정신적 시각에서 재조명하고, 갑오년 농민전쟁으로 산화한 수십만 농민의 진혼과 더불어 역사로서의 당시와 현실의 유사성을 예술이라는 형식을 통해 자성하자'는 뜻에서 동학예술제를 개최한 것이 계기가 됐다.

▲ 선생이 수도를 계속하며 구도의 뜻을 굳힌 용담정. 수도원 입구에서 몇개의 문을 지나 계곡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 김종득
동학예술제는 2002년부터 매년 5∼7일동안 동학과 관련한 대형기록화와 유물을 전시하고, 연극·영화·퍼포먼스 등을 공연함으로써 경주시민은 물론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동학의 태동성지로서 경주를 새롭게 인식하게 했고, 대형기록화와 동학관련 예술작품들이 매년 수십여점씩 축적되면서 이들 작품과 유물을 체계적으로 전시·보관할 수 있는 '동학 자료관'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제기됐다.

이때부터 용담정 일대를 성역화해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동학 자료관등을 설립해 일반인에게 교육의 장이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도록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경주지역 향토문화단체나 경주시의회등은 물론 경주시민들에게서도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도로 옆에 용담정으로 향하는 안내판이 서있다.
ⓒ 김종득
아울러 경주지역 관광자원의 다양한 콘텐츠확보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경주시도 원칙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백상승 경주시장은 지난해 12월 21일 경주시의회 제98회 정례회에서 '용담정 일대의 성역화의향'을 묻는 한 의원의 시정질문에 답변하면서 “역사문화도시 조성 계획에 동학발상지 성역화 사업이 포함돼 있고, 이 계획이 확정되면 성역화 및 자료관을 건립해 신라문화와 동학 그리고 양동리 민속마을 등 유교문화권과 연계한 한국정신문화 탐방 및 관광코스로 개발하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문화관광부 주도로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인 경주시에 대한 역사문화도시 조성계획이 본격화 될 경우 동학발상지인 용담정 일대에 대한 성역화 사업도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동시에 사업계획도 좀더 구체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수도원 입구의 작은 표지석이 동학의 발상지이자 천도교의 성지임을 알려주고 있다.
ⓒ 김종득

덧붙이는 글 | <용담정 가는 길>

경주역에서 포항가는 7번 국도를 따라 2km쯤 가다가 황성공원 북쪽에서 서쪽으로 꺾어지는 927번 지방도를 따라 8km 정도 가면 왼쪽에 용담정으로 향하는 표지판이 보인다. 왼쪽으로 난 포장길을 따라 1.3㎞지점에 용담정이 있다. 

왼쪽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고 지방도를 따라 100m가량 계속가면 오른쪽 마을 입구에 살던 집터가 있고, 그곳에서 멀지 않는 곳에 선생의 묘가 있다. 

최근에는 경주시 건천읍과 포항 철강공단을 연결하는 국도 20호선 4차선 산업지원도로가 건설돼 현곡나들목에서 승용차로 약 3분이면 용담정과 생가에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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