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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모역 시비 제막식 제막광경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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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모역 시비 제막식 광경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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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수 시인이 지은 '고모역'의 시비 모습
ⓒ 김용한
“어머님의 손을 놓고 떠나올 때엔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 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턱을 넘어 오던 그날 밤이 그리웁고나.” - 비 내리는 고모령 중에서

지난 2월 16일 고모역 광장(대구시 수성구 고모동)에서는 대구문화방송의 간이역 시비(詩碑) 건립 캠페인의 첫 작품인 고모역 시비 제막식이 열렸다.

고모역이 배경이 된 ‘비 내리는 고모령(顧母嶺)’은 가수 현인씨가 부른 노래(1946년)로 중장년층의 노래방 십팔번으로 불릴 정도로 어머니에 대한 향수와 고향에 향내를 느끼게 해주는 가요로 사랑을 받은 바 있다.

▲ 시비 제작을 한 석공예 윤말걸(좌) 명장이 시비를 살펴보고 있고. 고모역을 작사한 색소폰 연주자 최광철(우)씨가 연주하고 있다
ⓒ 김용한
이날 펼쳐진 고모역 시비 제막식에는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곡 노랫말로 널리 알려진 박해수 시인이 직접 ‘고모역’을 지어 눈길을 끌었다.

고모역 시비 제막식은 온누리국악예술단의 열림굿을 시작으로 경과보고, 기념사, 시비제막, 고모역 시낭송, 고모역 축가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촉촉이 내리는 봄비가 마치 ‘비 내리는 고모령’을 재현이라도 하듯 고모역 시비 제막식을 축하해주고 있었고, 우중에서도 많은 지역민들이 자신들의 마을 경사를 자축했다.

▲ 제막식에 참여한 시사랑 회원들이 빗속에서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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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오 대구문화방송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구MBC가 최초로 기획한 ‘간이역 시비건립순례’가 지역문화 발전은 물론 한국문화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하는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제막식을 축하해 주러온 주민들이 고모역 노래 가사를 보며 따라 부르고 있는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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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대구MBC가 월간 시사랑과 함께 문향의 도시, 시맥을 잇는 도시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로 고모역 시비 제막식을 시작으로 첫 테이프를 끊은 것.

<고모역>의 시를 지은 박해수 시인은 “제가 만든 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고향의 향수와 시비를 읽는 이들에게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이 꽃피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오랫만에 손님맞이로 바빴던 고모역장(우)과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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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 제막식에 참여한 동네 주민 은태선씨는 “시집와서 살면서도 잘 몰랐는데 시비 제막식을 통해 고향에 대한 자긍심이 생겨났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이번 시비제작업무를 담당한 공재성 대구문화방송 기획심의실장은 “현대시 도입 100주년 기념과 더불어 문화의 힘으로 침체된 대구를 벗어나게 하자는 것이다”고 설명하였다.

그는 “우리가 고속철 시대까지 맞이했지만 속도만 추구하다보니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잃고 사는 것 같다”며 “작은 것에 대한 아름다움과 느림의 교훈을 추구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 고속철이 생겨남으로 고모역은 간이역의 구실은 상실된 채 화물역으로서만 기능을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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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경사를 맞이한 고모역 직원들은 한 두 차례 기차 사고로 ‘사고역’으로 인식된 것이 못내 불편했던지 “이번 기회에 고모역이 주민들과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우화선 역장은 “고모역의 역으로서의 기능이 축소되었는데 이번 시비 제작을 통해 지역과 우리 역이 함께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하면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역이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비내리는 고모령의 진원지인 대구의 '고모령'의 한 고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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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역의 이현경 열차운영원(고모역)도 “시비 제작을 통해 고모역이 일반인들에게 새롭게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자랑스럽다”고 하였다.

현재 고모역은 1925년 11월 1일 간이역으로 역원이 배치되어 운영되어오다가 1931년 6월 5일 보통역으로 승격됐다. 2004년 7월 15일 고속철 통과로 승객을 실어 나르는 간이역의 구실은 없어지고 화물역으로서의 기능을 해나가고 있다.

고모령은 대구 파크호텔 뒤편에서 팔현마을로 진입하는 구간을 말한다. ‘비내리는 고모령’을 기념하기 위해 호텔 진입로에 91년 10월 17일 대구시수성구 의회에서 개원 기념으로 노래비를 세운 바 있다.

▲ 대구파크호텔 앞 진입로에 설치된 <비내리는 고모령> 노래비와 고 김문호 기자의 불망비(우측 하단)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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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모역 노래비 취재를 위하다 29세 젊은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고 김문호 기자의 불망비도 노래비 한쪽에서 나란히 고모령의 길목을 지키고 서있다.

덧붙이는 글 | 고모역 시비건립에는 박해수 시인, 서예가 류영희, 석공예 명장 윤만걸, 색소폰 연주자 최광철씨 등이 고모역 시비 제작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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